이번주 한맥증권의 퇴출과 메리츠종금증권의 아이엠투자증권 인수 승인으로 국내 증권사 2곳이 추가로 줄게 됐다. 연말에는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의 합병법인이 공식출범한다.
이처럼 올해는 증권사들의 합병과 퇴출이 줄을 이으며 증권업 이합집산이 어느 때보다 활발했던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내년에도 대우증권과 현대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의 매각이 예정되며 이런 흐름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내 순위다툼도 치열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전체적인 규모 면에서는 50여개 수준에서 크게 줄어들지는 않을 전망이다.

◇ 사라지는 증권사들 속출 60개 밑으로
지난 24일 금융위원회는 올해 주문 실수로 막대한 피해를 본 한맥투자증권의 영업인가를 취소했다. 한맥증권은 1년전 코스피 200 옵션 주문 실수로 460억원대의 손실을 봤다. 그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돼 경영개선에 나섰지만 금융위가 요구한 사항을 이행하지 못해 결국 문을 닫게 됐다. 한맥증권의 향후 등록취소일은 파산선고일이 될 예정이다.
한맥증권의 퇴출로 국내 증권업계는 주문사고로 문을 닫는 사상 초유의 사례를 남기게 됐다. 한맥증권에 앞서 애플투자증권도 지난 3월 자진폐업을 했고 이달 초에는 두산그룹 계열의 비엔지증권도 폐업을 결정하고 청산 절차에 나서는 등 소형 증권사 여럿이 비운을 맞았다. 증권사의 자진 청산 역시 2004년 모아증권중개 이후 9년만이었다.
인수합병(M&A)도 국내 증권사 수를 줄였다. 이달 31일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의 합병법인인 NH투자증권 출범이 예정된 가운데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 24일 금융위로부터 아이엠투자증권의 손자회사 편입을 승인받았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 10월 아이엠투자증권 지분 52%를 매입했고 이번 합병 승인으로 자기자본 규모가 1조원 수준으로 뛰면서 업계 10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게 됐다.
올해 초 62개로 시작한 국내 증권사 수는 앞서 애플증권과 비엔지증권의 폐업으로 60개로 줄었고 우리투자증권과 아이엠투자증권 2곳이 피인수되면서 58개로 줄어들게 됐다. 국내 증권사가 60개 밑으로 떨어진 것은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이후 처음이다.
이밖에 구 동양증권은 외국계인 대만 유안타증권에 인수되면서 새 주인을 맞았다. 유안타증권으로 이름을 바꾼 후 동양의 굴레에서 벗어나면서 올해 환골탈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내년에도 매각 대기..실제 성사여부 봐야
내년에도 매각이 예정된 증권사가 여럿 되면서 증권업계 지각변동은 지속될 수 있다. KDB대우증권 대주주인 산은금융지주는 내년중 대우증권 매각에 나설 예정이고 현대증권도 최근 매각 작업이 재개되면서 일정 상으로는 내년에는 새 주인을 만나게 된다. 현재 일본 금융그룹 오릭스 등 3개 인수후보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수민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올해 NH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 등 사업기반 확대를 위한 증권사 인수가 완료됐고 내년 해외 투자자들의 증권사 인수가 지속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증권업계 경쟁지위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성태경 한국기업평가 연구원도 "M&A시 자기자본 증가 규모에 따른 신규업무 허용방안과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산출방식 개편으로 중소형사간 M&A가 보다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올해 이들 증권사의 매각 작업이 한차례 지연됐고 이트레이드증권과 리딩투자증권 등의 중소형 증권사들의 매각 작업이 여의치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내년 증권업계 인수합병(M&A)이 올해보다 활발할지는 미지수다.
이트레이드증권의 최대주주인 G&A사모펀드는 당장 제값을 받기 힘들다고 판단, 우선적으로 사명 변경을 통한 영업력 강화에 나섰다. 내년 7월 펀드 만기가 도래하지만 이를 연장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트레이드증권은 내년 4월 이베스트투자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한다.
이밖에 KB금융의 LIG손해보험 자회사 편입과 LIG투자증권의 손자회사 편입 승인으로 향후 LIG투자증권과 KB투자증권의 합병도 현실적으로 가능하다. 다만 KB금융이 상장 자회사 최소 지분율 요건 충족을 위한 추가 지분 확보에 성공한 후에야 합병 추진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합병이 되더라도 시점은 상당기간 이후가 될 전망이다.
다만 이들 증권사 M&A가 모두 성사되더라도 급격한 증권사 감소가 나타나기보다 50개 이상의 수준은 내년에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앞선 이수민 연구원은 "증권업계에서 인수합병(M&A)이 진행되고는 있지만 자발적인 구조조정 형태의 M&A는 쉽지 않다"며 "증권사들의 경우 자기자본 규모가 커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충분히 감내가 가능하기 때문에 자산 부실화 등에 따른 구조조정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