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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분석은 교만"..증권사 수장의 새해 `고민`

  • 2015.01.02(금) 11:50

[증권사 신년사]
박현주 미래 회장 "고객과 동맹 맺자"
NH "과당 매매 그만", 교보 "증권맨이 자산"

을미년(乙未年) 새해를 맞은 증권사 수장들이 신년사를 통해 “고객 중심”을 외치고 있다. 고객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모든 업무 기준에 고객을 두겠다고 나섰다. 주식거래대금 급감 등으로 위기에 빠진 증권사가 기본적인 경영철학(고객 우선)을 되새기고 있다.

◇ “근본적 위기 돌파 해법은 고객”

2일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고객우선’이라는 경영철학을 다시 되돌아 보자”고 당부했다. 그는 “‘퀄리티(quality) 경영’은 고객과 동맹을 맺는 것이고, 우리가 고객을 분석한다는 것은 교만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진정성을 가지고 고객의 기초자산을 지키는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국내자산에서 글로벌 자산으로, 단일 상품에서 융합상품으로, 다양한 자산포트폴리오로 고객의 자산을 분산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왼쪽부터),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은 “고객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자”고 강조했다. 그는 “Churning(과당매매) 형태의 영업은 그만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간 증권사들은 고객의 자산을 늘리는 것보다 수수료 수익을 올리기 위해 거래 횟수를 과도하게 늘렸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어 “회사의 이익과 고객의 이익이 일치되는 방향으로 제도를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은 “모든 업무는 '고객'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실천하겠다”며 “고객수익률 중심 경영체제의 착근을 통해 자산관리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저성장, 고령화 등으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고객의 니즈는 더욱 복잡해지고, 선택은 신중해 지고 있다”며 “차별화 된 솔루션 없이는 성장은 물론 생존조차 장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홍성국 KDB대우증권 대표이사는 “어려울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며 “근본적 위기 돌파의 해법은 결국 고객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룡 대신금융그룹 회장은 “고객중심주의가 핵심가치의 근본”이라며 “고객중심주의는 회사의 상품과 서비스를 가장 가치 있는 고객의 욕구와 필요에 연결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성(城) 쌓으면 망한다”

이밖에도 증권사 수장들은 신년사를 통해 소신 있는 경영 철학을 밝혔다.

김해준 교보증권 대표이사는 “일반 회사원들을 지칭하는 용어 중에 끝에 ‘맨’자가 붙는 것은 ‘상사맨’과 ‘증권맨’ 밖에는 없다”며 “그만큼 다른 업종들보다 ‘맨파워’가 중요하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어 “증권 업종은 사람으로 시작해서 사람으로 마무리 되는 영업이 많다”며 “결국 사람들이 회사의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등만 모아 놓은 조직에서도 꼴지는 생긴다“며 ”이럴 때 서로에 대한 배려와 믿음이 없다면 그 조직은 단단해 질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혁 KTB투자증권 대표는 “금융투자업의 본질이 위험 관리를 통한 레버리지 투자로 자본효율성을 극대화시키는 것”이라며 “하지만 그 기저에 신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업은 상식에 기반한 비즈니스”라며 “투명성이 담보되지 않는 비즈니스는 우리의 선택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유명 인사의 말을 인용한 CEO들도 있었다.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은 “성(城)을 쌓고 사는 자는 반드시 망할 것이며 끊임없이 이동하는 자만이 살아남다”는 칭기즈칸의 말을 인용했다. 그는 “변화에 대한 신속한 대처와 끊임없는 도전은 역사상 가장 광대한 몽골제국을 건설한 원동력이었다”며 “불변의 생존 방정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올 한해 불굴의 의지와 도전정신으로 전 사업부문 흑자달성을 하자”고 당부했다.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대표는 “길을 가다가 돌이 나타나면, 강자는 그것을 디딤돌이라고 하고 약자는 그것을 걸림돌이라고 한다”는 역사학자 토마스 카알라일 말을 인용하며 "미래의 강자가 되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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