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안팎으로 도입이 지연됐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제도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이미 큰 골자가 알려진 만큼 크게 새로울 것은 없지만 이르면 내년초 본격 도입이 예정되면서 증권업계가 반색하고 있다.
무엇보다 주식시장으로의 활발한 자금 유입이 기대되고 펀드나 파생결합증권 등에 대한 투자 기회가 커지면서 증권업 전반에는 상당한 기회로 해석된다. 다만 업계와 투자자 입맛을 완벽하게 맞추진 못하면서 벌써부터 아쉬운 부분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 혜택 막강한 최초의 만능계좌
![]() |
지난 6일 기획재정부는 ISA와 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 도입이 포함된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ISA는 예금과 적금, 펀드, 파생결합증권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한 계좌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고, 순이익을 기준으로 세제혜택을 부여한다.
ISA는 5년간 1억원 한도에서 순이익 200만원까지 비과세되고, 200만원 초과 분부터는 9%의 분리과세된다. 올 하반기 중 법안이 통과될 경우 빠르면 내년 초부터 가입이 가능해진다.
이미 소장펀드나 재형저축펀드처럼 기존에도 세금 혜택이 부여된 상품들이 많았지만, 투자대상이 예적금과 펀드를 아우르면서 비과세 혜택도 강력해져 이제껏 나온 금융상품 가운데 가장 만능계좌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가입대상도 지난해 기준 금융종합소득 가입자 외에는 소득에 상관없이 가입할 수 있어 고소득자들에게도 길이 열렸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금융상품에 부여된 세제혜택과는 차원이 다른 획기적인 방안"이라며 "금융 권역별 한계를 넘어선 만능통장으로서의 기능을 최초로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 증권업계, 자금 러시 기대감 물씬
ISA 도입을 가장 고대했던 곳은 아무래도 증권업계다. ISA 도입으로 증권업계 전반으로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ISA에 예적금이 포함되긴 하지만 낮은 금리로 세 혜택이 미미하기 때문에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 주가연계증권(ELS)를 포함한 파생결합증권 등 주로 증권사들이 다루는 상품에 가입할 가능성이 높다. 주식시장 수급은 물론 증권사들의 영업에 더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 ▲ 일본의 종합자산관리계좌(NISA) 도입을 전후로 한 펀드 순자산 추이(출처:SK증권) |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2005~2008년 펀드 붐에서는 은행이 판매채널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혜를 받았지만 ISA에서는 증권사의 선전이 예상된다"며 "계좌수는 판매채널이 많은 은행이 우위를 점할 수 있겠지만 증권사 상품 비중이 월등이 높으면서 증권사와의 격차는 크게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사들의 자산관리 부문에서의 경쟁도 자연스럽게 치열해질 전망이다. 대형 증권사와 은행 계열 증권사들에게는 유리할 수 있지만 일부 증권사에겐 도전이 될 수도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안정적인 이자나 배당수익과 함께 손실가능성이 있는 고수익 금융상품을 조합해 제대로 ISA를 운용할 수 있는 종합자산관리 역량이 큰 증권사 수혜가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대신증권은 고액자산가를 많이 확보한 삼성증권이 최대 수혜를 볼 것으로 봤다.
◇ 해외주식전용펀드도 증권사에 호재
ISA와 함께 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도 증권업계에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해외상장 주식에 60% 이상 투자하는 펀드에 대해 인당 3000만원 한도로 10년간 해외주식 매매 평가치익 및 환차익에 대해 비과세를 실시한다. 이는 펀드에서 손실이 나더라도 환차익에 대해서는 세금을 부과하는 것에 대한 그간의 불만을 해소하며 해외주식펀드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동원 SK증권 연구원은 "2009년 해외주식매매 양도차익 비과세 혜택 종료 후 주춤했던 해외펀드 역시 빠르게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기대수익률이 높은 해외자산 확대로 중위험 중수익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앞선 강승건 연구원도 "최근 해외 직접투자가급증하고 있고 직접투자는 양도소득세 부담이 있어 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 매력이 증가할 수 있다"며 "증권사의 상품제공 능력을 감안하면 증권사가 큰 수혜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 가입대상 제한·리스크 관리 한계점
다만 일부에서는 한계점과 리스크도 지목했다. 이번 ISA 역시 가입대상이 일부 제한됐고 세제 혜택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ISA는 기존상품들보다 가입대상이 획기적으로 크게 넓어졌지만 직전연도 금융소득종합과세자 대상자는 제외됐고 이로 인해 상당한 자금 유입이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키움증권은 정부가 고소득자 혜택 비난을 피하기 위해 제한을 달았지만 실제 연간 2000만원을 5년간 납입하고 5년간 인출하지 않을 수 있는 투자자는 소득과 자산이 일정수준 넘어서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들이 많다는 점에 주목했다.
김태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들이 ISA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가입 직전연도에 금용소득을 내는 자산에서 일시적으로 자금을 인출했다가 가입하거나, 아예 가입할 수 없다"며 "가입에 번거로움이 추가됐다"고 평가했다.
해외주식전용펀드도 비과세 계좌가 아닌 상품 개념이어서 펀드 매입 후 투자지역 변경이나 차익실현 후 재매입 같은 리스크 관리 기능이 없어 한계점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신증권은 처음 매입 후 10년간 한 펀드를 유지하거나 짧은 기간의 바과세혜택만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