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 년 전만해도 미국 증시가 재채기를 하면 한국 증시는 심한 감기에 걸렸다. 미국 증시와의 커플링은 한국 증시에 그만큼 필연이었다. 그런 한국 증시가 몇년 전부터 변심했다. 미국과의 상관관계는 과거처럼 뚜렷하지 않다. 대신 중국바라기가 됐다. 최근 중국 증시 급락 여파 이후 이런 동조화 현상은 더 강해졌다.
그렇다면 이제는 중국을 따라 주식을 사고 팔아야 할까. 밤사이 뉴욕 증시의 결과는 개장전 오롯이 반영됐지만 중국의 경우 장중 함께 주식이 거래되면서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과 한국의 펀더멘털에 엄연히 다르다는 점에서 오래 가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 부쩍 높아진 한중간 상관계수
최근 증권가에서는 한국 증시가 중국 증시가 개장하는 10시30분부터 사실상 시작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왔다. 과거 미국 증시 결과에 따라 움직였던 것과 대조적인 흐름이다.
실제로 최근 국내 증시는 미국보다 중국과 더 비슷하게 움직이고 있다. LIG증권이 코스피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과의 상관계수를 도출한 결과 2013년 하반기부터 코스피와 상하이지수 간에 강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한국과 중국간 상관계수는 0.59로 미국과의 상관계수인 0.43보다 높았다. 특히 올해부터 지난 7일까지 상관계수를 비교해보면 한국과 중국은 0.78에 달하고 있다.
이미 장이 끝난 미국이 아닌 장 개장 후 1시간 반 뒤 열리는 중국 증시를 따라가는 것이 쉽지 않다. 변동성도 더 커질 수밖에 없다.

| ▲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각국 증시 상관관계(출처:LIG증권) |
◇ 더 커진 중국 증시 영향력
중국과의 상관계수가 높아진데는 최근 중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글로벌 시장이 요동친 것과 무관치 않다. 중국의 경제 둔화 우려가 글로벌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한국도 여기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가 증폭된 가운데 중국은 경제둔화를 겪고 있고 위안화 절하에까지 나서면서 글로벌 환율전쟁을 더욱 부추겼다. 중국의 향방에 전 세계가 더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게다가 한국의 대중국 수출 비중은 꾸준히 늘고 있고 다른 국가에 비해 높은 편이다.
김예은 LIG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제 둔화 우려로 중국 증시가 하락할 때 우리 경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코스피도 하락하며 동조화를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펀더멘털 차 확연...오래 못간다
다만 펀더멘털 측면에서 중국과 동조화가 지속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크게 동의하지 않는 분위기다. 한국은 본격적인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고 중국의 경우 성장세가 둔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는 성장속도가 여전히 빠르다.
LIG증권은 중국 상하이지수와 코스피의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보면 PBR은 급등하고 ROE는 하락한 반면, 코스피는 ROE가 하락하는 가운데 PBR도 ROE 선상에서 등락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선 김 연구원은 펀더멘털 반영에서 차이가 뚜렷한 만큼 동조화가 지속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종우 IBK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중국 주식시장 하락 이면에는 유동성 공급과 신용거래 증가로 인한 버블 붕괴가 자리잡고 있다"며 "중국 주식시장이 특수 요인을 안고 있는 만큼 세계 주식시장이 동조화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국내 증시가 중국에 커플링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점차 이런 흐름에서 벗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