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전문가들은 투기등급이 디폴트를 의미하지 않고 러시아의 경우 신용등급 하향이 자산가격 안정으로 이어지며 전화위복의 계기가 된 만큼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당장은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고 투자기간 동안에 헤알화 하락을 얼마나 감내할지가 관건으로 지목된다.
◇ 6년만에 투기등급 강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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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지난 9일 브라질의 국가신용등급을 BBB-에서 BB+로 하향했다. 투자등급에서 투기등급으로 낮아진 것이다. 브라질 채권이 투기등급으로 내려선 것은 지난 2009년6월 이후 6년만이다. 등급전망 역시 '부정적'으로 제시해 추가 하향 가능성도 열어놨다.
S&P는 브라질의 재정 악화와 정치권 혼란, 글로벌 경제 침체를 등급 강등 이유로 제시했다. 브라질은 내년 적자 예상 편성으로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더하고 있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도 70%대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통령을 둘러싼 탄핵 이슈 등 정치 불안도 진행형이다. 중국과 마찬가지로 브라질도 원자재 가격 하락과 맞물려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
신용등급 하향은 브라질 금융시장에도 직격탄일 수밖에 없다. 헤알화 가치가 추가로 떨어지는 것도 불가피하다. 헤알화는 이미 12년만에 최저치까지 하락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예상보다 빠른 등급강등과 부정적 전망이 제시되면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신용등급 강등에 앞서 브라질 국채 투자에 대한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해왔다. 박승진 연구원은 "원화대비 헤알화 가치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제한되기는 하지만 원자재 가격 반등이 헤알화 환율 안정의 전제조건인 만큼 추가 하락 가능성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며 "신흥국 자금 이탈 면에서 브라질은 상대적으로 매도 순위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 헤알화 환율 추이(출처:NH투자증권) |
◇ 디폴트 우려 낮아..헤알화 하락 부담 지속
비과세 혜택과 높은 이자를 믿고 브라질 채권을 산 투자자 입장에서는 요즘 계속 좌불안석일 수밖에 없다. 다행히 전문가들은 이번 투기등급 강등이 디폴트를 의미하지 않는 만큼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라질 헤알화 채권이 디폴트로 연결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넉넉한 외환보유액과 브라질 내부 자본시장이 완충장치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박유나 동부증권 연구원도 "당분간 채권가격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면서도 "'투기등급=디폴트'가 아니고 이번 투기등급 강등은 외화표시 채권에만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러시아처럼 신용등급 조정 후행적 성격으로 자산가격이 안정세로 돌아설 수 있다"며 "브라질의 디폴트 가능성이 높지 않은 만큼 장기투자 관점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투자기간 동안 헤알화 가치 하락을 얼마나 잘 버틸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