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결국 금리를 동결했다.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놨지만 글로벌 경기가 발목을 잡으며 한결 비둘기적인 분위기의 스탠스를 취했다. 금리인상 시기도 12월로 지연되거나 연내 인상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대두되고 있다.
당장 증시에는 안도랠리 여건이 마련됐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못하면서 유효기간은 상당히 짧게 점쳐진다.
◇ 글로벌 경기에 결국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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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준이 이번에도 금리를 올리지 못했다. 기준금리 동결에 찬성한 사람은 10명 중 9명으로 압도적이었다. 연준은 최근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와 증시 급락 등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공언했지만 결국 세계 경기와 금융시장 상황을 고려했다.
연준은 통화정책 결정문에서 글로벌 경기 둔화 우에 대한 문구를 새롭게 넣었다. 결국 중국 증시 급락과 이머징 시장 불안이 영향을 준 셈이다. 여기에 미국 경제에 대한 판단도 개선되지 않으면서 금리를 9월에 올릴 명분은 크게 반감됐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마디로 최근 불안한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 상황을 의식해 금리를 동결했다"며 "연준이 신중함을 얻고 신뢰를 잃었다"고 평가했다.
공동락 코리아에셋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 불안은 미국 입장에서도 반길 상황이 아니며 강달러에 따른 수출 부진을 거론하는 등 자신들에게 불리한 상황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포괄했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 10월보다 12월...연내 힘들 수도?
자넷 옐런 연준 의장은 연내 인상이라는 예정된 스케줄을 분명히 했지만 점진적인 완화 가능성을 더욱 높이면서 시장의 불안감은 한결 완화된 모습이다. 연내 한차례 인상 정도는 이미 감내할 준비가 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연준이 대외여건을 언급하면서 금리 인상을 결정한 변수로 중국 등 신흥국들의 경제 흐름이 크게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금리인상 시기도 10월보다는 12월로 관측되고 있고, 일부에서는 연내 인상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장화탁 동부증권 연구원은 "시간이 지나면서 사상 유례 없는 완만한 속도로 통화정책이 정상화될 것이란 점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분기 한번 정도의 속도로 금리인상을 조절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었지만 원론적 발언"이라며 "10월 인상을 위해서는 매우 강력한 지표 개선이 필요한데 시간이 짧기 때문에 12월이 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까지 미국 경기둔화를 다시 확인하는 시간이 될 전망이며 당연히 금리인상론자의 목소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 짧은 안도랠리 그 다음은?
금리 동결과 향후 예상 가능한 완만한 인상 속도에 대한 기대는 당장 증시에 안도감을 제공할 전망이다. 이미 FOMC 회의 전부터 금리 인상 지연 시 안도랠리가 예상됐다.
그러나 그만큼 글로벌 경기 둔화가 미국의 발목을 잡았음을 의미하고 결국 인상 쪽으로 가는 것이 예정된 수순인만큼 증시가 오르더라도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 불확실성이 완화됐지만 연준은 이번에도 뚜렷한 인상 시기에 대한 시그널을 주지 않으면서 불확실성을 완전히 해소하지도 못했다. 따라서 단기 랠리 이후에는 박스권 흐름을 예상하는 쪽이 많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동결로 신흥국 자본유출과 환율 불안은 일시적으로 소강상태로 접어들 수 있다고 판단했다.
김정현 IBK증권 연구원은 "금리인상 연기로 단기적으로 안도랠리를 보이겠지만 길게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며 "차츰 차익실현을 하고 주식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노종원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다양한 예측을 가능하게 하는 발언을 남겼다"며 "장고 끝에 FOMC가 불확실성만 남기면서 증시에 긍정적 영향보다 변동성 확대 구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