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징크스가 올해도 재현될까. 5일간의 긴 연휴가 이어지면서 추석 연휴 이후 어김없이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흐름이 올해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시장으로서는 최근 중국 경기 둔화와 미국 금리 인상 우려로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맞는 연휴가 반갑지 않은 상황. 다행히 연휴 내 예정된 변수들을 보면 우려는 덜 하지만 계속되고 있는 G2(미국과 중국) 리스크로 마냥 안심하기는 이를 수 있다.
◇ 오른 적보다 내린 적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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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연휴 끝에는 시장 변동성이 커지기 마련이고 대부분 호재보다는 악재에 민감해진다. 추석 연휴 이후에도 밀린 재료들이 일거에 반영되며 증시가 크게 내린 경우가 많았고 코스피 평균추이는 전강후약 패턴이 강했다.
금융위기 이후 7번의 추석 연휴 가운데 3번은 증시가 크게 급락했다. 2008년에는 리머브러더스 사태가 추석 연휴기간에 발생하며 6% 이상 빠졌고 2009년(-2.3%)과 2011년(-3.5%)에도 낙폭이 컸다.
2012년과 지난해에도 추석 연휴 이후 증시는 하락세로 반전하면서 약세장이 이어졌다. 증시가 위쪽으로 향했던 경우는 2010년과 2013년 단 두 차례로 확률로만 따지면 증시가 내릴 가능성이 계속 높게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업종별로도 코스피와 상관계수가 낮은 업종들만 추석이 지난 후에도 강세를 보였다. 지기호 LIG증권 연구원은 "추석 전후 업종별 상관계수 중 마이너스를 보이는 섬유의복과 의약품, 통신, 보험, 코스피와 상관관계가 낮은 음식료, 전기가스, 운수창고 등이 추석명절 이후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 연도별 추석 연휴 이후 주가 추이(출처:대신증권) |
◇ 지표 잠재 리스크는 낮아
그러나 따져보면 추석 연휴 이후 코스피가 내린 경우가 많았던 것은 그만큼 악재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2008년 금융위기뿐만 아니라 2011년 그리스 디폴트 우려 등 연휴 사이 악재가 발생한 적이 더 많았다.
다행히 올해 추석 연휴 기간에 예정된 변수들은 시장에 크게 불리하지 않을 전망. 기준금리 인상이 초미의 관심사인 미국에서는 개인소비와 소비지출, 소비자신뢰지수 등 소비 관련 지표만 예정돼 있다. 중요도로 따지면 고용이나 물가에 비해 비중이 크지 않다.
유럽도 폭스바겐 사태로 뒤숭숭한 가운데 제조업 지표 등만 발표되고 예상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이밖에 인도 중앙은행(RBI)의 금리 인하 여부나 국내 제조업 경기실사 지수 정도가 연휴 중 발표된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표 결과에 따라 투자심리 변화는 불가피하지만 코스피의 급락과 하락반전을 자극할 정도의 파급력 있는 이벤트는 아니다"고 말했다.
◇ 연준의 입 예의주시
따라서 지표보다는 연준의 입을 더 예의주시해야 할 전망이다. 마침 자넷 옐런 의장은 24일(현지시간) 연내 금리인상에 대해 재언급했고 올해 말 금리인상 가능성에 더 무게를 실었다.
당장 26일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발언에 나서고 29일 시카고와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발언이 예정돼 있어 이들이 발언 수위가 주목된다.
G2 리스크의 또다른 축인 중국의 경우 최근 제조업 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실망감을 안겼지만 추석 연휴 이후 곧바로 국경절 연휴에 따른 휴장(10월1~7일)이 예정돼 있어 여파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추세적 상승 모멘텀은 기대하기 어렵다"면서도 "9월 미국의 금리 동결로 해외변수 영향력이 약화됐고 10월 연휴의 소비 증가나 시진핑 주석의 미국 방문 결과, 위안화 환율 안정이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