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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투자증권 주진형 사장, 일부 발언 사과…내홍 2R?

  • 2015.10.05(월) 19:05

'100명 더 자를까' 발언, "미안하게 생각"
주 사장-임직원간 갈등 잦아들지 미지수

'서비스 선택제'를 놓고 한화투자증권 주진형 사장과 일부 임직원들간의 대립이 격화되는 와중에 주 사장이 과거 일부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서비스 선택제 도입을 놓고 "100명을 더 자르면 될까?"라고 언급한데 대한 것이다.

 

하지만 주 사장과 임직원간의 갈등을 초래한 근본적 원인인 서비스 선택제를 놓고 타협점을 못찾은 채 5일부터 시행된 터라 한화투자증권의 내홍이 가라앉을지는 현재로서 미지수다. 

 

▲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사장

5일 한화투자증권 관계자에 따르면 주 사장은 이날 전체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얼마전 서비스 선택제 도입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100명을 더 자르면 될까?"라고 자신이 언급한 것에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아울러 추석 연휴 기간 내부 이메일 서비스를 중단해 버린 것에 대해 "선동하는 사람들에 의해 회사가 더 해악을 입기 전에 그걸 막은 것"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서도 미안하다는 뜻을 전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주 사장이 기존 수수료 체계를 대폭 손질한 서비스 선택제를 계획대로 시행키로 하면서 일부 임직원들과 갈등이 격화돼 왔다. 주 사장은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시점이다. 후임에는 여승주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전략팀장 부사장이 내정된 상태다.    

 

말 많은 서비스 선택제는 고객이 투자 방식에 맞는 서비스와 수수료 체계를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제도다. 고객은 ▲프라이빗뱅커(PB)에게 상담을 받으며 주식 투자를 하는 컨설팅 계좌와 ▲상담을 받지 않는 대신 최소 비용(6950원) 이상으로 투자할 수 있는 다이렉트 계좌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다이렉트 계좌다. 기존에는 한화투자증권 온라인을 통한 주식 매매 수수료가 주문금액의 0.1%에 1950원을 더한 금액이었으나 이제는 건당 6950원을 물어야 한다. 대다수 증권사들이 수수료 무료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는 상황에서 건당 7000원에 달하는 온라인 수수료를 내라고 하니 이른바 '개미' 투자자 입장에선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온라인 거래 건당 최소 수수료를 설정하는 이유에 대해 한화투자증권은 '잦은 빈도의 소액 거래가 오히려 투자 수익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주 사장이 제도를 밀어부치는 명분이기도 하다. 즉 고객 주식을 과도하게 사고팔며 수수료 수익을 챙기는 기존 영업 관행을 뜯어 고치겠다는 것이다.

 

반면 일부 임직원들은 이 제도를 도입하면 고객들이 건마다 수수료를 내야 해 부담이 늘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는 곧 고객 이탈로 이어져 직원 감원과 구조조정으로까지 번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임원은 "소액 투자자 뿐만 아니라 고액 투자자에게도 수수료 폭탄을 안겨 줄 수 밖에 없어 결국 고객 이탈을 불러 일으킨다"라며 "주 사장은 내년에 임기 만료로 물러나면 끝나지만 직원들은 고객 이탈로 영업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는 중대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내부 반발에도 주 사장이 서비스 선택제 도입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자 제도 시행 유보를 요구하는 임직원들은 집단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리테일본부 사업부장과 지점장들은 지난달 중순 서비스 선택제 도입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제기했으며, 추석 연휴 전날인 지난달 25일 "고객에게 불편을 초래하고 고객과 영업 사원의 연쇄 이탈로 영업기반의 심각한 손실이 예상된다"는 내용의 성명을 내기도 했다. 

 

주 사장의 지난달 임원회의에서의 '100명' 발언과 뒤이은 추석 연휴 기간 내부 이메일 서비스 중단 조치는 이런 와중에 나온 것이다. 회사측이 추석 연휴 기간 인트라넷 망과 이메일 서비스를 막아버리자 30일에는 지점장들이 직접 여의도 본사 주진형 사장실을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이어 지난 2일에는 지점장 54명이 지점장 협의체를 발족하고 이날 협의체를 가동해 서비스 선택제 시행에 따른 대응과 수습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에 주 사장은 강공으로 받아치고 있다. 지난 2일 변동환 재경2지역 사업부장과 최덕호 영남지역사업부장에게 집단 항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자택 대기 발령을 내렸다. 지난달 중순 연판장을 내며 서비스 선택제 반대를 주도한 임직원 2명에게 자택 대기발령 조치를 내린데 이어 두번째 인사조치다.

 

이처럼 내부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주 사장의 사과 메일이 이번 사태를 가라앉히는 계기가 될 지 현재로서는 예측불허다. 주 사장은 이메일에서 "이번 사태와 관련해 선동을 했던 임직원에 대해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화투자증권의 관계자는 "서비스 선택제가 결국 시행됐기 때문에 일단 임직원들은 제도 보완을 사측과 협의하면서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노력할 것"이라며 주 사장의 이메일과 관련해서는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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