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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만난 사모펀드]②무한경쟁의 두 얼굴

  • 2015.11.04(수) 11:37

자문사 등 최대 100여개 신규진입...경쟁심화 우려
수요확충 병행돼야...일반투자자 장벽 여전 지적도

이번 사모펀드 규제 완화는 상당히 파격적인 것으로 평가되지만 업계가 모든 면에서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것은 아니다. 아직 제대로된 풍토가 조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리만 펴줬다가 경쟁만 심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제대로 된 사모펀드 육성과 함께 사모펀드를 활용하는 주체인 수요 활성화도 병행되야 한다는 얘기다. 최근 사모펀드 규제 완화에도 여전히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장벽이 높게 쳐져 있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 너도 나도 기웃...너무 많아져도 탈?

 

최근 사모펀드 규제 완화와 맞물려 투자자문사,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업자 등 100여개 업체가 전문투자형 집합투자업자로 등록할 채비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내년초까지 신규 등록을 진행할 업체가 50~100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빠르면 올해 안에 모든 증권사에 대해서도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운용 업무가 허용될 예정이다. 인수합병(M&A)으로 일찌감치 요건을 갖춘 NH투자증권이 증권사 가운데서는 가장 먼저 헤지펀드 진출에 나섰다. 

 

이처럼 사모펀드 요건이 낮아짐과 동시에 사모펀드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벌써부터 경쟁구도 변화가 관심사다. 기존에 이미 사모펀드 시장에 진출해 어느정도 자리를 잡은 자산운용업계도 향후 경쟁 심화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모펀드 규제 완화로 국내이 이제 막 사모펀드 시대를 본격적으로 앞두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사모투자펀드 수가 증가하는 반면, 시장 규모는 축소되고 있는 실정이다. 향후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레버리지(차입)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사모투자펀드 운용파트너 수는 2013년 이후 3년만에 535개에서 919개로 급증했지만 올해 1분기 사모투자펀드의 기업인수액은 294억달러로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국내 사모투자펀드들도 금리 변화와 경쟁심화에 따른 글로벌 투자 변화에 적합한 투지기회와 리스크 관리를 모색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 공급자 확 늘렸는데...수요는?

 

일부에서는 정책 방향이 공급 측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에 대해도 아쉬움을 내비치고 있다.

 

다양한 사모펀드 출시로 사장 참여자가 늘어나겠지만 경쟁 증가가 사모펀드의 직접적인 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 만큼 연금자산의 사모펀드 투자 활성화 등 투자수요 증가를 위한 방안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은 투자자금의 중간회수 시장이나 가치평가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사모펀드 지수 개발 등 시장 인프라 정비 노력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사모펀드 개편이 이뤄졌다고 저절로 성숙하는 것은 아니다"며 "양적 성장에 겇맞는 시장 인프라는 물론 기관투자자의 중장기 자산배분과 운용 규제도 선진화되야 한다"고 말했다.

 

◇ 일반 투자자에겐 여전히 그림의 떡

 

개인 투자자들의 사모펀드 투자를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여전히 높다. 전문투자형 사모펀드의 적격투자 요건은 기존의 헤지펀드보다 완화됐지만 최소 투자금액 제한이 없었던 일반사모펀드는 없어졌다.

 

개정안에서는 전문투자형 사모펀드에 대해 레버리지 200% 이하 1억원, 200% 초과시 3억원 등 최소투자금액 요건을 만족하는 투자자만 사모펀드 투자를 허용하고 있다.

 

일반인이 사모투자 펀드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최소 1억원이 있어야 하는 만큼 일반사모펀드의 경우 모든 전문투자자로 문턱이 높아져 오히려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일반 사모펀드에도 자체적으로 최소투자금액을 설정하긴 했지만 최근에는 기준이 많이 낮아지면서 저금리로 갈 곳을 잃은 소액 투자자들의 사모펀드 투자가 비교적 활발했다"며 "이런 기회가 아예 사라지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사모펀드 규제 완화 과정에서 공모 재간접 형태의 사모펀드 투자를 허용할 것이란 기대도 있었지만 이 역시 현실화되지 못했다. 최근 구성훈 삼성자산운용 대표는 금융개혁 정책건의 자리에서 "고위험 성격의 코넥스와 파생상품은 개인 투자가 허용되는 만큼 위험의 정도가 유사한 사모투자 재간접펀드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최소가입한도를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투자자를 끌어들이기에 제한 수준이 여전히 높지 않은지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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