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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증권 인수 ‘삼국지’ 막 오르다

  • 2015.11.02(월) 17:40

예비입찰 4곳 참여…외국계 참여 없어
KB금융·미래에셋·한국투자증권 ‘3파전’

증권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대우증권 인수합병(M&A) ‘삼국지’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산업은행은 2일 금융 자회사 대우증권 및 산은자산운용 주식 매각 예비입찰 결과 4개사가 예비입찰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M&A의 핵심인 대우증권 인수전에 일찌감치 참여 의사를 밝혀온 KB금융지주와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이 예비입찰서를 제출했다. 여기에 대우증권 우리사주조합이 가세했다. 한 때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외국계 금융그룹이나 사모펀드 등은 참여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대우증권 인수전은 자금력 등을 감안할 때 당초 예상대로 KB금융지주와 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 3파전으로 굳어질 전망이다. 산업은행은 이달 초 숏리스트(적격인수후보) 선정 및 인수후보 실사를 거쳐 다음달 본입찰을 실시한 뒤 12월 말이나 내년 1월 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내년 상반기 매각을 매듭지을 계획이다.

유력 인수 후보들에게 대우증권은 놓칠 수 없는 매물이다. 자기자본 2위(상반기 말 기준 4조3000억원)로 NH투자증권(4조5000억원)에 이어 증권업계 2위다. 대우증권 인수에 성공하면 단숨에 업계 1위로 부상할 수 있다.

대우증권은 또한 투자금융(IB)사업과 주식위탁매매, 자산관리서비스 등 분야에서도 경쟁력이 높다. 전국 영업점도 103개에 달한다. 현지법인 7개, 지점 1개, 사무소 3개, 자문사 1개 등 총 12개의 해외 현지거점을 운용하는 등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넓은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한 점도 인수 후보들이 눈독을 들이는 부분이다.

정부의 대우증권 매각은 산은자산운용과 패키지 방식으로 진행되고 대상 주식은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증권 지분 43%(1억4048만1383주), 산은자산운용 100%(777만8956주)다. 매각 원칙은 ‘매각가치 극대화’와 ‘국내 자본시장 발전’ 두 가지다. 따라서 이번 M&A의 성패는 인수 제안가격과 자금조달 방식이 1차적인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의 대우증권 보유주식 가치는 현재 1조5400억원(2일 종가 1만950원 기준). 여기에 통상적인 경영권 프리미엄 30%를 적용할 경우 2조원으로 뛴다. 산은자산운용(시장 추정 600억원)까지 감안하면 2조1000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대우증권에 군침을 흘리고 있는 유력 인수 후보들의 면면이나 인수 의지를 감안하면 최대 2조원 중반 수준은 돼야 승산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국내 자본시장 발전’이란 원칙을 감안하면 명분 싸움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안정된 포트폴리오의 금융지주 구축을 내세운 KB금융지주의 ‘겸업화’와 자기자본 10조원의 대형 증권사로 키워 글로벌 IB들과 경쟁해야 한다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금융지주의 ‘대형화’ 명분이 첨예하게 맞서 있다.

넘쳐나는 자금력에도 불구하고 2년전 옛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인수에 실패한 뒤 절치부심해 온 KB금융지주와 KB금융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강력한 오너십으로 무장한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서로의 아킬레스건을 공략하며 불꽃 튀는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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