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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는 내년 증권업황, 올해만은 못해도…

  • 2015.11.11(수) 13:55

올해보단 부진해도 작년보단 여전히 우호적
거래감소·금리반등 수순…정책 단비는 지속

올 상반기 모처럼만에 호황기를 누렸던 증권업계에 슬슬 찬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 절반 가량 업황이 워낙 좋았던 탓에 내년에는 전년을 뛰어넘는 실적을 내긴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우호적인 분위기가 지속되며 엇비슷한 수준의 벌이까지는 기대해 봄직하다. 

 

시장 상황이 올해만 못하면서 내년 승부를 가를 주된 변수도 업황에 흔들리지 않는 수익원 다각화가 꼽힌다. 최근 3분기 실적에서 드러났듯이 수익구조를 고루 갖춘 증권사들이 꾸준히 선전하는 흐름은 더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에 우호적인 정책이 지속되는 점도 수익기반 확대 측면에서 주목되는 부분이다.

 

◇ 내년, 2014년보다는 여전히 좋다

 

올해 증권사들은 상반기 급격한 이익 개선 후 하반기 들어 둔화 국면을 보이며 고전하고 있다. 증권업종 지수 흐름을 봐도 봄, 여름 사이 큰 폭으로 코스피 수익률을 웃돌다가 거의 비슷해졌다.

 

올해 전체를 놓고 보면 작년대비는 물론 근래 보기 드문 큰 폭의 이익 개선이 기대된다. 이로 인해 내년이 올해만큼은 좋기는 힘들다는 것도 어렵지 않게 예측해 볼 수 있다.

 

증권사들의 이익 감소가 불가피하긴 하지만 저금리에 힘입어 증시 자금 유입이 지속된다고 가정할 때 작년보다는 여전히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FN가이드 컨센서스에 따르면 주요 5개 증권사의 내년 연간 순익 전망치는 올해보다는 낮지만 작년 수준을 여전히 크게 웃돈다.

 

 

◇ 거래대금·금리, 올해만 못해

 

올해 증권사 실적개선을 이끈 일등공신은 거래대금 증가였다. 지난 2013년과 지난해 5조8000억원과 6조원에 그쳤던 일평균 거래대금은 유동성 장세 덕분에 지난 2분기 10조3000억원대로 치솟으며 수익증가에 기여했다. 3분기 들어 9조5000억원으로 감소했지만 3분기까지 일평균 거래대금이 9조원을 넘어서면서 지난해 수준을 크게 웃돌고 있다.

 

그러나 4분기 들어 일평균 거래대금이 추가로 감소 중이고 내년 전체적으로도 올해만큼 거래대금이 다시 증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올해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하나금융투자는 내년 일평균 거래대금 수준을 올해와 비슷한 8조7000억원으로 예상했다. 유안타증권은 올해 예상치인 8조8000억원보다 낮은 8조5000억원으로, 신한금융투자는 7조8000억원대로 각각 보고 있다.

 

올해 증권사의 이익 확대를 이끈 또다른 주역인 금리 하락도 내년에는 기대하기 어려운 부분. 오히려 미국의 연내 금리인상이 가시화되면 금리가 오를 일만 남았다. 올 상반기 증권사들이 채권평가익 덕분에 유가증권운용손익(S&T)이 크게 늘어난 반면 내년에는 이런 호재 자체를 기대할 수 없는 여건이다.

 

박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 상황에서는 시중금리 방향성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당분간 증권사 트레이딩 손익이 올 상반기 수준을 뛰어넘기는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금리반등으로 채권운용에 부담이 예상된다면서도 이를 염두에 두고 대부분의 증권사들의 헤지 후 듀레이션(채권잔존만기)을 축소해 영향은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월간 일평균 거래대금 추이(출처:유안타증권)

 

◇ 수익원 다각화 싸움 '본격화'

 

시황성 요인이 올해만 못함에 따라 내년에는 각 증권사별 수익원 다각화 싸움이 더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이미 올 3분기 업황 부진으로 증권사별 희비가 갈렸음이 확인됐고 이런 흐름은 내년에 더 뚜렷해질 수 있다.

 

물론 자산관리(WM)는 물론 기업금융(IB) 역시 증시 상황에 크게 좌우돼 브로커리지 외 수익원 역시 시황과 연결될 수밖에 없다. 다른 수익원의 이익 규모가 크게 확대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다만 대형 증권사들의 경우 내년부터는 새로운 영업용순자본비율(NCR)과 레버리지규제가 본격적으로 적용되고 기업신용공여나 지급보증한도 역시 확대돼 투자처가 더 다변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차인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자본활용 여력과 의지가 높은 증권사와 그렇지 않은 증권사의 수익성 격차가 확대될 전망"이라며 "신용보강과 부동산금융주선 등 브로커리지 이외의 수익원 비중이 커지는 증권사를 주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하나금융투자는 대우증권의 경우 부동산금융자문 영향이 확대되고, 금호산업 지분이나 미국 애플사 사옥 매각 등을 수익버퍼로 활용할 것으로 봤다. 메리츠종금증권도 한국토지신탁 지분 매각, 해운대 엘시티 금융주간 등 다양한 수익원 발굴이 자기자본투자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 정책 '단비'도 지속

 

신 NCR 도입과 같은 각종 규제 완화 외에 자본시장 육성 차원의 정책도 내년에 가시화되면서 증권업 경쟁구도에 영향을 줄지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25일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으로 사모펀드 진입장벽이 대폭 낮아지면서 한국형 헤지펀드도 더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 8월말 3조2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헤지펀드는 내년 5조원대로 뛴 후 2017년에는 현재의 2배를 웃도는 6조8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됐다. 사모펀드 활성화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를 영위하는 대형사들의 수익원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또 내년부터 본격 시행되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역시 증권사 고객자금 유입 확대로 이어질지 주목받고 있다. 박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ISA에 예금이 포함되고 원금보장형 수요가 많아 우선은 은행 자금 유입이 크겠지만 주식과 금융상품 수요도 확장될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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