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에도 모바일게임 흥행 여부에 따라 게임사들 실적이 크게 엇갈리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리니지' 시리즈 등 온라인 장르에 지나치게 의존한 매출 구성 탓에 성장 열기가 식어가는 반면, 모바일 '강자' 넷마블게임즈와 컴투스는 매분기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등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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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표 온라인게임사 엔씨소프트의 올 3분기 연결 매출은 1957억원으로 전분기와 전년동기대비 각각 10%, 7.5% 감소했다. 실적이 부진한 것은 주력 리니지와 아이온 등의 업데이트 및 아이템 프로모션이 3분기에 뜸했던 이유도 있으나, 온라인게임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은 것도 빼놓을 수 없다.
3분기 엔씨소프트 전체 매출 가운데 온라인게임 부문의 매출(리니지 시리즈와 아이온·블레이드앤소울·길드워2·로열티 포함)은 1809억원(92%)으로 사실상 대부분을 차지한다. 반면 모바일을 포함한 기타 부문의 매출은 148억원으로 8%에 못 미친다. 모바일게임에서 이렇다 할 흥행작이 없는데다 올해로 17년된 장수게임 '리니지1' 이 매출 비중(40%)이 여전히 높다보니 시간이 갈수록 회사 성장세도 가라앉고 있는 것이다.
반면 모바일게임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이름을 알리고 있는 넷마블게임즈와 컴투스는 매분기 깜짝 실적을 내면서 고공 성장하고 있다. 넷마블게임즈의 올 3분기 연결 매출은 2818억원으로 전분기와 전년동기대비 각각 16%, 85%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매출 1525억원을 달성한 이후 5분기째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올해초에 내놓은 '레이븐'이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데다 '모두의마블', '세븐나이츠' 등의 구작들의 흥행 열기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어서다.
넷마블게임즈는 올 들어 엔씨소프트를 추월하고 있다. 올 1분기에 매출 2034억원을 달성해 엔씨소프트 매출(1881억원) 보다 153억원 앞서더니 2분기 2438억원, 3분기 2818억원을 각각 기록하며 격차를 더 벌리고 있다. 넷마블게임즈의 올 1~3분기 누적 매출은 7290억원으로 같은 기간 엔씨소프트의 매출(6013억원)보다 1277억원 많다.
지난 1998년에 설립해 모바일게임 '한우물'만 파온 컴투스도 올 들어 매분기 '최대 실적'을 내놓고 있다. 컴투스 올 3분기 연결매출은 1149억원으로 전분기와 전년동기대비 각각 6.1%, 32.3% 증가했다. 올 1분기에 937억원의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한 이후 3분기째 최대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간판게임 '서머너즈 워'가 아시아 지역을 비롯해 북미와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꾸준히 인기를 끌면서 마치 눈덩이가 굴러가듯 매출이 불어나고 있는 것이다. 3분기 해외 매출은 978억원으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85%에 달한다.
모바일게임은 침체기를 맞고 있는 일부 게임사들에 실적 반전을 가져다주는 '효자' 노릇을 하기도 한다. 온라인댄스게임 '오디션'으로 유명했던 와이디온라인은 오디션 이후 이렇다할 흥행작이 없어 작년 4분기부터 적자를 이어오다 모바일게임 성공에 힘입어 올 2분기 흑자전환했다.
와이디온라인이 지난 5월에 출시한 '갓오브하이스쿨'은 유명 웹툰의 지적재산권(IP)를 활용한 게임으로 원작의 인지도 덕을 톡톡히 본 경우이기도 하다. 이에 힘입어 와이디온라인은 올 3분기 영업이익 25억원을 달성하면서 지난 2009년 1분기 이후 26분기만에 역대 최대 규모의 성적을 내기도 했다. 3분기 매출은 156억원으로 전분기와 전년동기대비 67%, 106% 증가했다.
온라인게임 업체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이하 위메이드)는 대표작 '미르의전설2'의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덕에 올 3분기 '8분기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기도 했다. 미르의전설2를 기반으로 만든 '열혈전기'가 중국에서 성공한데다 비용을 아낀 것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3분기 매출은 308억원으로 전년동기(418억원)에 비해선 26% 감소했으나 전분기(279억원)에 비해 10% 증가했다.
모바일게임은 국내 게임사들의 미래 성장 엔진으로 당분간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 규모(매출)는 5조6847억원으로 전년보다 2.6% 성장하는데 그치는 반면, 모바일게임은 3조5916억원으로 23.4%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온라인게임 시장 성장률은 지난해 1.7%에 이어 올해에도 한자릿수를 기록하는 반면 모바일게임은 두자릿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