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 유로존의 국내총생산(GDP)도 부진하게 나온데다 최근 독일의 폭스바겐 사태에 더해 프랑스 경제에도 먹구름이 드리우면서 유럽 전반의 경기둔화 우려를 키우고 있다. 다만, 잇딴 악재들로 인해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부양 가능성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스케줄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 안전자산 선호 심리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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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밤부터 14일 새벽까지 파리에서는 6곳에 걸쳐 동시다발적인 테러가 발생하면서 130명에 달하는 사망자가 나왔다. 테러 배후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IS로 추정되고 있고 최근 보름새 대규모 테러가 잇따르면서 추가 테러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과거 여느 대규모 테러 여파가 그렇듯 프랑스 파리 테러 역시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고조시키고 있다. 가뜩이나 미국의 12월 금리인상 전망으로 금융시장이 불안했던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테러 소식 이후 유로-달러 등 주요 환율 움직임은 제한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글로벌 주식시장의 선물지수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서명찬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 초반 안전통화 선호 현상이 강화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거래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 강화는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주식 등 위험자산이 전반적으로 약세 압력을 받으면서 국내 금융시장도 주가, 원화, 채권이 모두 부진한 트리플 약세 현상이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 ▲ 파리 테러 발생 전후 금융시장 반응(출처:하이투자증권) |
◇ 獨 이어 佛까지...유로존 경제 빨간불
프랑스 연쇄 테러는 지난주 발표된 유로존의 3분기 GDP 부진과 맞물려 유로존 경기회복에 대한 우려를 키울 수밖에 없다. 연말 소비시즌을 앞두고 심각한 타격을 가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재고 부담을 가중시켜 제조업에도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프랑스는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했고 유럽연합(EU) 역내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셍겐조약의 일시적 정지를 선언했다. 셍겐조약 일시적 정지와 프랑스행 항공편 결항만으로도 단기간 관광업과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앞서 폭스바겐 사태로 독일 경제 우려가 높아진 상황에서 프랑스 경제마저 수렁에 빠질 경우 유로존 경기에는 커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 美 금리인상 vs 유럽 추가부양
지난주까지 글로벌 시장 전반이 미국 금리인상 우려로 부침을 겪던 상황에서 프랑스 테러는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다만 유럽의 추가 부양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된 상황에서 프랑스 테러가 유럽의 추가 필요성을 더 높이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CB는 일본은행(BOJ)과 달리 채권 매입 확대에도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한요섭 대우증권 연구원은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언론을 통해 지속적으로 추가부양 의사를 피력하면서 가능성이 높다"며 "예상을 뛰어넘는 ECB 부양책이 나올 경우 그 효과는 의외로 클 수 있다"고 판단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를 높일 경우 연내 금리를 올리려고 했던 미국 연준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혁수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준도 금리를 올리기 전 이번 테러가 세계 및 미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다시 한번 심사숙고할 것"이라며 "최근 채권시장 약세 재료 영향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