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무서운 질주를 이어가던 한국금융지주의 핵심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3분기에 삐끗했다. 하반기 들어 증시가 위축된 데다 주가연계증권(ELS)라는 복병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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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한국금융지주가 제출한 올해 3분기 정기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연결순이익은 74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5% 줄어든 수치다. 특히 올 2분기에 비해서는 무려 49.7%가 감소, 반토막이 났다.
한국금융지주의 순익이 가파르게 꺾인 데는 주력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의 부진에서 비롯된다. 한국투자증권의 3분기 순이익은 53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보다 32.5%, 2분기와 비교하면 56.8%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4분기 455억원 이후 올 1분기 951억원, 2분기 1231억원으로 무서운 질주를 이어가던 한국투자증권으로서는 급제동이 걸린 셈이다. 이 같은 순익 감소폭(-56.8%)은 대형사 가운데 현대증권(-79.1%), 삼성증권(-63.4%) 이어 3번째로 큰 것이다.
현재 한국투자증권의 사업부문별 실적은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증시 위축과 무엇보다 ELS 관련 비용에 발목이 잡힌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 또한 "ELS 발행 및 운용손익이 줄었고 증시 부진으로 거래대금이 감소한 것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지난 7월부터 서서히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증시 위축에서 자유롭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투자심리가 빠른 속도로 냉각되면서 거래대금이 감소(일평균 거래대금 2분기 10조1000억원→3분기 9조5000억원)하자 브로커리지(BK) 부문이 타격을 받은 것.
여기에 다른 대형 증권사들과 마찬가지로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손익이 결정타를 날린 것으로 보인다. 8월 들어 중국 증시가 급속도로 침체되면서 국내 증권사들이 ELS 기초 자산으로 가장 많이 쓰는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이하 H지수)가 급락, HSCEI선물을 확보하기 위한 이자비용과 조달비용이 급증하며 수익이 대폭 깎였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올 상반기 워낙 벌이가 좋았던 까닭에 올해 전체적으로는 큰 폭의 실적 호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투자증권의 올 1~9월 누적 순이익은 271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817억원)보다 49.4% 증가했다. 아울러 작년 전체 순익(2162억원)을 채우고도 452억원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