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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3Q 증권]③‘땅을 친’ 전통의 강호

  • 2015.11.18(수) 13:38

중국發 쇼크로 ELS ‘직격탄’
NH빼곤 순익 거의 반토막

전통의 강호들이 땅을 쳤다. 올 하반기 들어 서서히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증시 위축 때문만은 아니다. 사실 전통적인 수익 기반인 브로커리지(BK)는 대형사마다 깎여봐야 30%를 넘지 않았고 3분기 경영실적에 가장 큰 변수가 되지는 않았다.

대형 증권사들에게 ‘한 방’을 날린 것은 주가연계증권(ELS)이다. 지난 8월 중국발(發) 쇼크로 인해 ELS 기초 자산으로 가장 많이 쓰는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이하 H지수)가 급락, 헷지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이다. 대형사들의 3분기 실적은 ELS의 충격파를 여실히 보여준다.

◇대우증권, 폭풍 질주 ‘멈칫’

대우증권은 올해 1분기 연결 순이익 1110억원으로 정상에 섰다. 유가증권운용(S&T) 수익이 지난해 4분기에 비해 3배에 가까이 증가한 1345억원을 기록함으로써, 고공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금리하락으로 인한 채권운용수익이 하루가 다르게 불어난 까닭이다.

2분기에도 1184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질주를 이어갔다. 이전만큼 채권 금리 하락 덕을 보지 못했지만, 증시 호황을 배경으로 한 BK, 자산관리(WM) 등 주요 사업 부문의 고른 성장은 구멍난 부문을 메우고도 남아 국내 자기자본 2위 대우증권의 ‘어닝 파워(Earning Power)’를 실감케했다.

하지만 저력의 대우증권도 ‘ELS 쇼크’를 버텨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대우증권의 올 3분기 순영업수익은 2187억원. 이는 2분기에 비해 30% 축소된 수치다. 특히 순이익은 544억원으로 ‘어닝 쇼크’라 할 만하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도 43%가 줄었다.

무엇보다 2분기만 해도 958억원이나 됐던 S&T수익이 3분기 433억원에 그치며 ELS 헷지운용 여건 악화와 조기상환 축소 탓에 반토막이 난 데 1차적 원인이 있다. 양대 수익원 중 하나인 BK 부문 또한 2분기 대비 16% 줄어든 945억원에 머물며 한 몫했다.

여기에 일회성 요인이 한 가지 더 얹어졌다. 인도네시아 통화 루피아의 가치 하락으로 인도네시아 해외법인 지분가치가 하락하면서 현지법인 영업권 손상차손(125억원)이 순익을 깎아먹었다.

◇삼성증권, 기저효과까지 더해 ‘쓴맛’

올해 2분기 순이익 1위(연결 1245억원) 자리를 꿰찼던 삼성증권이 한 분기만에 타이틀을 반납했다. 예견된 측면이 없지 않다. 우선은 일회성 요인이 사라진 때문이다.

삼성증권의 3분기 순영업수익은 2040억원으로 2분기에 비해 40%, 지난해 3분기에 비해 5% 감소했다. 특히 순이익은 각각 무려 64%, 71% 줄어든 451억원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자기자본 1조원 이상(9월 말 연결 기준) 12개 증권사 중 7위로 하락하는 쓴맛을 봤다.

지난 6월 말 삼성테크윈(현 한화테크윈) 지분(2.0%) 매각차익 425억원, 작년 7월 삼성자산운용 지분(65.3%) 매각차익 921억원의 기저효과가 1차적인 원인이다. 여기에 삼성증권도 예외없이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를 기초로 한 ELS 헤지운용 이익이 큰 폭 줄며 상품운용손익·금융수지가 2분기에 비해 77%나 줄어든 242억원에 머물렀다.

여기에 다른 대형증권사와 마찬가지로 증시 위축의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국내 주식중개 수수료가 감소한 것은 물론 삼성증권이 주력하는 국내 후강퉁 거래 규모가 2분기 7조3000억원에서 3분기 2조2000억원로 3분의 1 토막이 나면서 BK 수익(985억원)이 27% 축소됐다.

◇한국투자증권, 2위→5위 한풀 꺾인 기세

한국투자증권 지주회사인 한국금융지주는 올 3분기 연결 순이익이 748억원에 머물렀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5% 줄고, 올 2분기에 비해서는 무려 반토막이 났다. 지난해 4분기 455억원 이후 올 1분기 951억원, 2분기 1231억원으로 무서운 질주를 이어가던 주력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의 부진에서 비롯된다.

한국투자증권의 거침없던 기세는 하반기 들어 한풀 꺽인 모습이다. 올 3분기 순이익이 53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보다 33%, 2분기와 비교하면 57% 감소한 것. 이 같은 순익 감소폭(-57%)은 대형사 가운데 현대증권(-79%), 삼성증권(-64%) 이어 3번째로 큰 규모다. 이에 따라 올들어 줄곧 순익 2위 자리를 고수했던 한국투자증권은 3분기에 3계단이나 하락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하반기 들어 증시가 위축된 데다 ELS라는 복병을 만났다. 투자심리가 빠른 속도로 냉각되면서 거래대금이 감소(일평균 거래대금 2분기 10조1000억원→3분기 9조5000억원)하면서 브로커리지(BK) 부문이 타격을 받았고, 다른 대형 증권사들과 마찬가지로 ELS에서 결정타를 맞았다. 

현재 한국투자증권의 사업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은 터라 세부적인 사업부문별 손익은 파악할 수 없다. 다만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ELS 발행 및 운용손익이 줄었고 증시 부진으로 거래대금이 감소한 것도 작용했다”고 밝히고 있다. 

◇현대증권, 힘에 부친 IB·WM의 선전

현대증권 역시 ELS의 직격탄을 맞으며 급제동이 걸렸다. 현대증권의 올 3분기 연결 순이익은 176억원. 2분기에 비해 거의 5분의 1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도  26%가 줄었다. 현대증권이 증시 호황을 배경으로 올 1분기 867억원을 시작으로 2분기 연속 8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내왔던 것에 비춰보면, 수익성이 급격하게 꺾인 셈이다.

이로인해 ‘빅6’ 중 가장 큰 순익 감소율(79%)을 보였다. 올들어 줄곧 5위권에 들던 순익 순위도 11위로 주저앉았다. 다른 대형사들과 마찬가지로 증시 위축과 무엇보다 ELS 변수에 발목잡힌 것에 다름 아니다.

 

급기야 현대증권의 S&T 수익은 2분기 618억원 흑자에서 41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증시 위축으로 인한 거래대금이 감소 탓에 BK 부문도 신통치 못했다. BK 수익이 2분기 대비 16% 줄어든 708억원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기업금융(IB)과 자산관리(WM) 부문이 선전했지만 순이익이 대폭 축소되는 것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WM 부문의 경우 판매수수수 및 운용보수 증가로 148억원을 기록, 전분기보다 18.6% 늘었다. IB 또한 369억원으로 부동산 관련 실적의 꾸준한 선전으로 32%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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