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강자' 카카오의 야심작 맞고 게임이 출시된지 열흘이 지나면서 초반 성과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선데이토즈의 '애니팡맞고'가 유일하게 구글 매출 순위 50위 안에 진입하며 홀로 선전하고 있으나 나머지는 매출면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게임 업계에선 서비스가 이제 막 시작된데다 업체별 사업 전략이 다르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로 풀이하고 있다.
11일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따르면 '카톡 맞고' 게임 가운데 매출 기준으로 선데이토즈의 애니팡맞고가 46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조이맥스의 '맞고의 신'과 엔진의 '프렌즈맞고', 파티게임즈의 '아이러브맞고'는 200위권 한참 밖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1일 애니팡 맞고와 맞고의 신, 프렌즈 맞고 등 3종을 먼저 출시하고 8일에 아이러브맞고를 추가해 총 4종의 맞고 게임을 카카오톡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하고 있다. 이들 맞고 4종은 카카오가 처음으로 선보인 웹보드 장르라는 점에서 출시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카카오가 정책적으로 웹보드게임에 힘을 실어 한동안 침체된 관련 시장이 살아날 것이란 전망도 많았으나 막상 게임이 나오니 매출 성적면에선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선데이토즈의 애니팡맞고가 출시 이후 빠른 속도로 순위가 오르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 게임은 출시 직후만 해도 매출 순위 200위권에 가까스로 올랐으나 지난 7일 85위로 껑충 뛰어오른데 이어 이날 50위 안에 진입하는 등 빠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애니팡맞고를 제외하면 대부분 성적이 신통치 않다. 이날 맞고의신이 213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프렌즈맞고나 아이러브맞고는 300위권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특히 프렌즈맞고는 애니팡맞고와 함께 구글 인기차트(다운로드수와 이용자 반응 등을 구글이 종합적으로 집계해 매기는 순위) 1, 2위를 다투고 있으나 매출 성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맞고의신 역시 이날 인기 순위로는 10위이나 매출 순위는 200위 내에 들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게임 업계에선 서비스 초반인데다 비슷한 맞고류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한 맞고 게임사 관계자는 "카카오톡 플랫폼에서 맞고류가 동시에 여러개 나오다 보니 이용자 입장에선 대체할 게임이 많아 매출 실적이 잘 나오지 않는 게 사실"이라며 "서비스 초반인 만큼 현재는 돈을 벌기 보다 이용자 성향이나 패턴 분석 등을 통해 운영 노하우를 쌓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웹보드게임의 사행성 논란을 의식해 업체들 스스로 몸을 사리고 있는 것도 매출 부진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웹보드게임은 이용자가 게임 내 판돈을 만들기 위해 현금을 지불하고 아이템을 구매하면서 사이버머니를 충전하는 방식이다. 아무리 사이버머니가 오간다 해도 사행성의 속성을 지니고 있어 중독성을 무시할 수 없다. 더구나 PC와 달리 모바일은 언제 어디서든 쉽게 접속할 수 있기 때문에 사행성과 중독성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우려 때문에 게임사들이 유난히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어 매출 실적이 좋지 않다는 얘기다. 실제로 선데이토즈 등 4개사는 사행성 우려를 의식해 서비스에 앞서 자발적으로 자정 노력을 펼치기도 했다. 4개사는 지난달 30일 환전시스템 등 불법 서비스를 원천 봉쇄하고 게임물관리위원회의 가이드라인을 따르겠다는 내용의 공동 선언문을 발표한 바 있다.
다른 장르의 게임과 달리 맞고류에선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마케팅전에 나서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현재 맞고의신을 제외한 나머지 3개 게임에선 아이템 이벤트 외 TV 광고같은 마케팅을 별도로 하지 않고 있다. 최근 출시된 모바일게임들이 요란하게 TV광고를 하는 것과 대조적인 움직임이다.
한 게임사 관계자는 "기존 웹보드게임의 사이버머니 간접충전 같은 사업모델을 배제하고 캐주얼 장르의 운영 방식을 도입하는 등 최대한 사행성 요소를 빼고 있다"라며 "과거 고스톱 포커류 서비스 때처럼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일 경우 자칫 사행성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