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리인상을 앞두고 전 세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각종 위험자산에서는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며 자세를 낮추는 모습이다. 그러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에 대한 기대감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최근 워낙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상당부분 악재가 선반영됐다는 주장도 맞서고 있다. 코스피 시장의 기술적 지지 기대는 물론 금리가 오를 경우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도 눈여겨볼만 하다.
◇ 이머징 조정 상당부분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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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대로 연말 시장이 뒤숭숭하다. 미국 금리인상이 임박한데다 유가 급락과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까지 겹치며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증시 하락이 급격하게 전개되면서 일부에서는 미국 금리인상 우려가 과도하다는 의견과 함께 어느정도 악재가 선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종료 가능성이 부각되며 시장이 크게 요동치던 '테이퍼링 텐트럼' 때처럼 공포감이 실제를 넘어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이머징 지수는 20% 가까이 하락하며 전체 시장에서 가장 부진했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올 3분기에만 이머징 시장에서는 400억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가며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 4분기 이후 가장 많은 자금이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노무라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의 주당순이익(12-month Forward Earnings)dl 12.1배로 장기평균인 12.4배보다 낮고,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11.2배로 평균(12.6배)보다 낮다고 분석했다. 이머징 증시가 크게 빠지면서 저평가 매력이 일부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 코스피도 선반영..FOMC 후 반전?
국내에서도 이머징 국가들의 증시가 저평가되면서 코스피가 악재를 어느정도 선반영했다는 분석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전후로 시장이 불안할 수 있겠지만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란 기대다.
강송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매도는 금리인상과 관련한 신흥 우려와 관련이 깊다"며 "악재가 가격에 상당히 반영된 상황이라면 금리인상 이후에는 상황 반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서명찬 키움증권 연구원도 "미국의 금리인상이 연초 이후 오랜기간 동안 투자심리를 억누르고 있었기 때문에 FOMC 회의 이후에는 불확실성 해소 측면이 부각되면서 오히려 시장 반등이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최근 저유가 부담이 더해지면서 연준이 금리를 매우 느리게 올릴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다면 시장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전망이다.
◇ 1900P 지지..기술적 반등 영역 진입
코스피만 놓고 볼 때 기술적으로 단기 반등 영역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있다. 코스피가 크게 내리더라도 1900선은 넉넉히 지지될 것이란 믿음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대신증권은 코스피가 의미있는 중기 지지선인 1960포인트를 두번이나 이탈하면서 기술적인 범위를 1900~2000포인트로 하향했다면서도 1910선이 의미있는 지지선으로 작용하며 기술적 반등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김영일 연구원은 1900포인트 초반은 8~10월 코스피 상승을 62% 되돌리는 지수라며 1920선 밑에서는 매수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때마침 연말이 되면서 계절적인 배당수요 유입 등의 우호적인 수급도 코스피에 우호적일 수 있다. 연말이면 반복되는 수급 패턴은 여전히 유요하다는 얘기다.
◇ 금리 상승 수혜업종도 있다
금리인상이 득이 될 업종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당장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가능성은 낮지만 결국 점진적인 시차를 두고 이를 반영해 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가계부채 우려로 한국은행 입장에서는 추가 금리 인하가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대개 금리를 올리면 투자수익률이 개선되는 보험주와 함께 순이자마진 개선 기대가 높아지는 은행주가 주목받는다. 유안타증권은 금리상승은 은행 업종에 긍정적인 환경을 제공하는 변화라며 국내 장단기 금리는 지난 10월을 기점으로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병규 연구원은 은행업종은 지난 2010년 이후 평균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대비 -30.9% 할인된 상태라며 높은 배당수익률까지 감안하면 올해 미국의 금리인상이 은행업종을 다시 보는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 국고 3년 금리와 은행업종 지수 추이(출처:유안타증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