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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김범수ⓛ 음악학원의 변신

  • 2015.12.23(수) 13:30

[IT거물들의 베일의 私기업]카카오①
올 4월 티포인베스트로 사명 변경…부동산 업종 전환
동생 김화영씨가 2010년 이후 1인등기임원으로 관리

생뚱맞다. 국내 1위의 모바일 메신저 업체 카카오의 창업자 김범수(49) 이사회 의장과 ‘음악학원’, ‘가수’라는 단어를 연관지어 생각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았음을 두고 하는 말이다.

존재감은 또 어떤가. 비상장사라고는 해도 IT(정보기술) 거물 소유의 개인회사 정도면 눈에 익을 법도 한데 뉴스에 한 줄 걸쳐진 사명 조차 쉽사리 찾아볼 수 없다. 본사가 위치한 김 의장 소유의 빌딩을 찾아가 봤지만 간판 조차 확인할 수 없었던 티포인베스트 얘기다.
 
▲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의장
김 의장은 지난해 말 이후 개인 투자회사들의 지분을 정리하는 일이 잦아졌다. 잘 알려진 대로 지난해 10월 심리치료 전문회사인 마인드프리즘 지분 70.5%를 넘기고 손을 뗐다. 올 3월 중순에는 케이큐브벤처스 지분 100%를 56억원을 받고 전량 카카오에 처분했다. 케이뷰스벤처스는 인터넷, 모바일,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 투자전문회사로 2012년 3월 말 김 의장이 창업했던 곳이다.

이 뿐만 아니다. 이달 16일에는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 ‘카카오페이지’ 개발사 포도트리의 최대주주로서 보유중이던 지분 28.6%를 카카오에 무상으로 증여했다. 이 같은 지분 정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0월 다음커뮤니케이션과의 합병을 통해 출범한 카카오 최대주주(지분 21.0%)이자 오너 김 의장에게 개인 소유 회사들은 상존(尙存)한다.

케이큐브홀딩스는 김 의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 투자회사로 유명하다. 특히 카카오의 2대주주(지분 16.6%)인 까닭에 김 의장이 카카오에 대한 강력한 지배력을 갖는데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이와 달리 인지도랄 것도 없는 김 의장 소유의 개인회사가 또 한 곳 있다. 바로 티포인베스트다.

티포인베스트는 2009년 7월 설립된 업체로 현 자본금 5억원(발행주식 10만주·액면가 5000원)에 김 의장이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옛 이름은 클라이믹스에듀로 원래는 음악학원 운영 및 뮤지션 발굴을 사업목적으로 하던 곳이다. 지난해 말에도 김 의장의 개인회사이고, 올 4월 말 업종 전환이 있기 전까지 이런 사업목적을 유지했던 것을 볼 수 있다. 

베일에 가려져온 이 곳이 올해 들어 부쩍 ‘정중동(靜中動)’이다. 즉 지난 4월 말 지금의 이름으로 사명을 바꾼 데 이어 기존 사업목적을 모두 삭제하고 부동산 관련 사업을 대거 추가한 것. 부동산 임대를 비롯해 매매, 전대, 컨설팅, 유지·관리·투자·부대사업 일체를 포함한다.
▲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개인 소유의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케이큐브타워.

티포인베스트가 김 의장의 100% 개인회사라는 점을 놓고 볼 때, 이번 업종 전환이 현 카카오 보유주식 가치만 1조4000억원에 달하는 주식 후보이면서 부동산 갑부이기도 한 김 의장이 묘하게 오버랩되는 면이 없지 않다.

티포인베스트는 2011년 6월 본사를 옮겨 현재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현 케이큐브타워(옛 C&K타워)에 자리잡고 있다. 지상 8층, 지하 3층 짜리 건물로 김 의장 소유다. 원래는 김 의장과 ‘절친’이자 NHN재팬 대표를 지낸 천양현 코코네 대표가 2011년 4월 50대 50으로 총 290억원에 사들였던 빌딩으로, 티포인베스트는 2개월 뒤 이곳으로 옮겨왔다.

김 의장은 이어 2013년 5월 천 대표 지분 50%를 170억원에 매입, 지금의 케이큐브타워는 김 의장 1인 소유다. 다음 합병 전(前)의 옛 카카오 역시 2012년 9월 경기 성남 판교사옥으로 본사(다음과의 합병으로 현재 본사는 제주 영평동 소재)를 옮기기 전까지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김 의장의 개인 투자회사 케이큐브홀딩스 또한 이 곳에 본사를 두고 있다.

김 의장은 케이큐브타워를 인수하기에 앞서 2010년 11월에는 바른손으로부터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현 BK빌딩을 114억원에 매입하기도 했다. 지상 7층, 지하 1층 건물이다.
▲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현 BK빌딩. 김범수 의장이 2010년 11월 매입했다.

또 한가지. 티포인베스트의 향후 부동산 분야의 사업 전개 방향과 관련해 김 의장의 남동생 김화영(45)씨의 역할에도 시선이 꽂힌다. 김 의장의 개인 소유 회사들을 보면 회사 관리를 동생에게 맡겨왔던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김화영씨는 2013년 3월 김 의장의 처남인 형인우(43) 스마트앤그로스 대표의 뒤를 이어 케이큐브홀딩스 대표 자리에 앉아있다. 또 김범수 의장이 마인드프리즘에서 손을 떼기 전까지 대표를 맡기도 했다.

아울러 오닉스케이의 1인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는데, 오닉스케이는 김 의장 이나 카카오 등과 지분 관계는 없지만, 사업적으로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갖는 곳이다. 우선 김 의장 소유의 케이큐브타워의 빌딩위탁관리를 맡고 있다. 또 커피숍 ‘카페톡’, 레스토랑 ‘라운지톡’, 세미나 공간 ‘센트레톡’을 브랜드로 한 프랜차이즈사업을 벌이고 있고, 케이큐브타워에는 직접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카페톡에서는 카카오 캐릭터 상품을 팔고 있다.

티포인베스트 역시 김화영씨가 대표직을 가지고 있다. 2010년 11월부터 선임 이래 1인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티포인베스트와 관련 “김 의장의 개인 회사라서 (사업 내용 등에 대해) 카카오에서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김 의장 개인 소유의 티포인베스트는 이래저래 흥미로운 요소들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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