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악재가 산넘어 산이다. 중국 증시 패닉을 더 키운 '서킷 브레이커'는 잠정 중단됐지만 위안화 절하 우려가 계속 증폭되면서 글로벌 증시 전반이 연일 요동치고 있다.
중국 위안화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 가운데 일각에서 15%이상 절하 가능성이 제기됐고 이날도 공포감이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이 금리인상 지연 가능성은 물론 안전자산 부각과 함께 위기 재발 우려까지 나오면서 시장은 큰 흐름이 변할지 여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위안화 절하, 악재의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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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중국 증시 급락을 시작으로 한주 내내 중국이 전 세계 증시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중국 증시 급락 요인 중 하나였던 수급 악재(대주주 지분 매각 해제)나 서킷 브레이커에 대한 우려는 어느정도 해소됐지만 위안화 평가 절하 우려는 점점 더 세를 불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위안화 약세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봤지만 중국 정부가 과도한 위안화 약세를 용인하지도 않을 것으로 전망해왔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중국이 15%까지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밤사이 글로벌 증시가 또 한차례 요동쳤다. 위안화 가치를 빠르고 급격하게 내릴 경우 기업들의 부채 경감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이를 유도할 것이란 전망이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8거래일 연속 위안화 고시환율을 높이고 있고 전날(7일)에는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위안화 가치를 절하했다.
한요섭 대우증권 연구원은 "당초 예상보다 중국 경제 둔하 위험이 상당기간 해소되기 어렵고 정책적으로 위안화 약세에 따른 비용보다 득이 더 크기 때문에 약세 정책을 끌고 갈 유인이 높다"고 말했다.
◇ 아직까지는 점진적 약세 무게
시장에서는 중국 위안화가 절하되더라도 점진적으로 진행되고, 위안화 환율이 안정될 것이란데 여전히 무게를 싣고 있다. 전날(7일) 중국 당국의 시장 개입으로 빠르게 절하됐던 역외 위안화 환율이 강세로 전환하는 등 중국 당국의 의지는 확인됐다는 평가다.
이현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로화 약세 진정과 위안화 상승으로 유럽 수출 가격 경쟁력이 일부 회복됐고 중국 기업의 외채 부담이 1조 달러에 덜해 점진적인 위안화 약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중국이 위안화 절하에 대한 투기적 움직에 우려를 표시했고, 금리인하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중국 10년물 금리가 반등 채비를 갖추고 있다"며 "추가 약세보다는 안정된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다.

▲ 위안화와 코스피 추이(출처:NH투자증권) |
◇ 코스피, 위안화 예의주시
국내 증시로서는 위안화 환율 추이를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에도 중국 인민은행의 위안화 평가 절하로 상하이 지수가 급락하면서 코스피 역시 1800선까지 밀린 바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이후 역외 위안화 환율과 코스피 간에는 뚜렷한 역의 상관관계(-0.555)가 나타나고 있고 상하이종합지수와의 상관계수 역시 0.747로 상당히 높다.
여전히 시장의 관심은 위안화 약세 구간에서 상대적 강세를 보인 업종에 관심이 모아진다. 과거에는 생활용품, 미디어, 제약·바이오, 유틸리티, 음식료 등 방어적 업종의 상대수익률이 높게 나왔다.
◇ 엔고 부활·美금리인상 지연 가능성은 일부 '긍정적'
달러-원 환율 상승과 함께 안전자산 선호가 다시 부활하면서 엔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수출주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안전자산 선호 부활로 엔화가 다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일본은행(BOJ)의 추가 부양 조치가 여부가 변수지만 엔-원 환율이 세자리 대 안착 시도를 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연스럽게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올해 들어 4거래일간 금값은 4% 가까이 상승하며 9주만에 처음으로 온스당 1100달러까지 올랐다.
중국의 경기 둔화와 증시 변동성 급증으로 미국의 금리인상 일정이 복잡해질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이 지난해 12월 금리인상을 재개했지만 중국의 경제 성장세 둔화가 미국 경제 회복에세 영향을 미칠 수 있고 특히 위안화 절하에 따른 달러 강세가 미국에도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미국 경제 펀더멘털이 여전히 견조하지만 글로벌 시장 전만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