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급격해지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움츠러들고 있다. 한 해를 마감한 후 평소보다 더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야 할 연초이지만 증시가 좀처럼 진정되지 못하면서 보수적인 자산배분을 권고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이머징보다 선진국 자산을, 주식보다는 채권을 담으라고 조언한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배당주나 저낙인 주가연계증권(ELS) 투자가 낫다는 분석도 나온다.
◇ 투자 자체가 쉽지 않은 변동성 장세
1월이 절반 가까이 흘렀지만 증시는 올해 첫 거래일 이후 내내 부침을 거듭하고 있다.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에 따른 증시 급락과 국제유가 급등, 미국의 금리인상 스케줄 등 여러 악재들이 중첩된 결과다.
특히 시장 전반의 변동성 자체가 높아지면서 투자하기기 쉽지 않아졌다.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뿐 아니라 채권 같은 안전자산의 변동성까지 커지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주식시장 불안을 나타내는 변동성 지수는 VIX 지수는 지난해 12월 고점을 넘어섰다. 코스피를 포함한 주요국 변동성 지수 역시 위험수준으로 인식되는 20선을 넘어서거나 육박한 상태다.
이렇다보니 시장에서는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권고하는 곳이 늘고 있다. 올해 전체적으로는 주식을 선호하는 곳에서도 적어도 1분기만큼 변동성 장에 대비해 자세를 낮추라는 조언이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채권에 대한 관심이 주춤하고 금리인상기에 대개 주식이 강세를 보인 것을 감안해 주식에 관심을 지속하라거나 지난해 이미 큰 폭의 조정을 받은 이머징 시장의 바닥에 가까워졌다는 식의 연초 기대감도 크게 후퇴하고 있다.

▲ 주요국 변동성 지수 비교(출처:대신증권) |
◇ 커지는 '주식 비중축소 권고'
전문가들은 그간 이머징보다는 선진국 을 선호한다고 밝혀왔지만 선진국 주식도 안심할 수 없다며 전체적인 주식 비중을 낮추고 채권 쪽으로 잠시 눈을 돌려야 할 때라고 말한다. 당장은 수익률을 높이려고 하기보다 있는 있는 자산을 안전하게 지키는 싸움이 필요하다는 것.
하나금융투자는 14일 1분기 자산배분 전략에서 위험자산그룹인 주식과 대체투자, 신흥국 국채, 하이일드에 대한 장기투자선호도를 중립 이하로 낮췄다. 반면 선진국 국채와 국내채권, 투자등급은 중립 이상으로 재조정했다.
신동준 연구원은 "글로벌 주식시장의 경우 단기반등을 활용해 비중 축소를 하는 것이 나으며 엔화와 유로화자산 편입을 통해 선진통화 비중을 확대하고 다변화해야 한다"는 말했다.
같은 날 대우증권도 1분기 자산 투자서열을 채권, 원자재, 주식, 리츠 순으로 제시했다. 안전자산을 전진 배치하고 위험자산인 주식과 리츠를 후순위에 뒀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자산시장 반등 시도가 있을 경우 사야하는 반등이라기보다 위험자산 수익률 확보와 안전자산 비중확대 쪽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변경하는 계기로 삼는 게 바직하다"고 판단했다.
대우증권은 선진국 증시 목표주가 하향 조정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며 신흥국 전반에 대해서도 반등구간에서의 매수 외에는 보수적 관리가 유효하다고 말했다.
◇ 배당·ELS로 상대적 안전 노려라
주식과 채권 외에 그간 상대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꼽혀온 배당주 관련 상품이나 ELS를 대안으로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도 있다.
NH투자증권은 신흥국보다 선진국투자펀드 접근이 유리해 보이며 국내는 방어적 성격과 정부정책 효과과 기대되는 배당주 펀드가 올해도 양호한 성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국내 주식시장 동력을 찾기 쉽지 않지만 배당금과 배당성향 상승이 주식 밸류에이션을 높일 것이란 기대다.
또한 연초부터 중국 증시 급락에 따른 홍콩 지수 활용 ELS에 대한 논란이 많지만 안정성이 보강된 저낙인 구조의 ELS나 파생연계증권(DLS)도 추천했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ELS와 DLS 같은 구조화상품도 1분기에 위험자산에 대한 대응으로 고려해볼 만하다"며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글로벌 주식시장과 원자재 시장 약세로 구조화상품 시장이 위축됐지만 하반기 이후에는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돼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