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검색엔진 네이버가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 외부 인맥구축서비스(SNS)에 대한 검색 품질을 개선하고 있으나 유독 경쟁사 카카오만 검색 대상에서 제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네이버는 '바깥 정보도 잘 찾겠다'는 정책에 따라 검색 영역을 외부 SNS로 확대하고 있으나 공교롭게도 국내 1위 SNS '카카오스토리'가 빠져 있다는 얘기다. 카카오가 네이버 같은 외부 검색엔진의 사이트 정보 수집을 막아놨기 때문인데 두 업체간 미묘한 신경전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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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인터넷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13일부터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 외부 SNS 이용자가 따로 등록하지 않아도 검색결과에 자동으로 반영하도록 웹검색 서비스를 개선했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에 가입한 일반인이나 법인이 자신의 계정 페이지 정보를 네이버에 직접 등록하지 않아도 검색 결과에 자동으로 반영된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이용자가 네이버에 별도의 등록 절차를 거쳐야만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물이 검색될 수 있었으나 그럴 필요가 없게 된 것.
이 같은 자동검색 등록 대상 SNS은 페이스북과 유튜브를 비롯해 다음블로그·블로그 스팟·이글루스·티스토리 등이며 내달까지 싸이월드와 트위터·구글플러스·인스타그램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 가운데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카카오스토리가 없다는 것이다.
카카오스토리는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과 함께 카카오의 대표 서비스로 꼽힌다. 카카오그룹(폐쇄형 SNS), 카카오뮤직(음악), 카카오스타일(패션), 카카오페이(결제) 등 다양한 서비스 가운데 몇 안되는 1위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카카오스토리는 지난 2012년부터 현재까지 국내 SNS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네이버가 페이스북과 구글, 싸이월드, 트위터 등 경쟁사의 SNS를 가리지 않고 검색 대상에 넣었으나 유독 카카오의 대표 서비스를 제외한 것이다. 이에 대해 네이버측은 카카오가 외부 검색엔진의 접근을 막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네이버 검색엔진이 카카오스토리 웹페이지의 정보를 수집하지 못하도록 정책적으로 차단하고 있다는 얘기다.
보통 구글이나 네이버, 다음 같은 검색엔진은 인터넷 상에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웹 수집도구 프로그램을 활용한다. 로봇(robot) 또는 봇(bot)이라고 불리는 이 프로그램은 인터넷을 따라 지금도 꾸준히 돌아다니며 웹페이지 정보를 수집해 놓다가 사용자가 해당 키워드를 검색하면 결과를 보여준다. 하지만 카카오스토리처럼 외부 검색엔진의 정보 수집을 허용하지 않으면 관례상 긁어가지 않는다.
카카오스토리가 SNS검색 대상에서 빠진 이유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특정 사이트의 로봇 정책을 존중하는 입장"이라며 "해당 사이트가 검색엔진의 접근을 막거나 허용하지 않으면 검색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것은 카카오가 자사 모든 서비스의 문을 닫아 놓은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카카오가 운영하는 블로그 서비스 '다음블로그'에는 자물쇠를 걸지 않아 네이버 검색에 잡힌다.
이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다음블로그에는 주로 정보성 콘텐츠가 담기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자신의 페이지가 널리 검색되길 바라지만 카카오스토리 같이 개인 사생활 위주의 SNS는 정보 노출을 꺼리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즉 블로그와 SNS 각각의 서비스 특성에 따라 검색 정책을 달리 적용한다는 설명이다. 카카오스토리 같은 SNS에는 사생활에 관련된 정보가 담겨 있어 이를 보호해 주자는 차원에서 막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카카오가 카카오스토리에 대해 모든 검색엔진의 진입을 차단한 것은 아니다. 카카오가 운영하는 다음검색에선 카카오스토리 웹문서를 쉽게 검색할 수 있다. 카카오가 자사 검색의 서비스 품질을 향상하기 위해 외부 진입은 막은 대신 다음검색은 허용한 것이다. 경쟁사인 네이버를 의식했다는 점이 엿보인다.
이에 대해 한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도 자사 지식인(iN) 콘텐츠에 대해 외부 검색엔진 진입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라며 "검색업체마다 각자 자산으로 여기는 인기 서비스에 대해선 콘텐츠의 유출을 막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