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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어드바이저의 또다른 고민 ‘규모의 경제’

  • 2016.01.29(금) 11:28

비대면 계약 불허로 IT전문업체들 ‘불리’
대형사 일제히 뛰어들며 고객확보 관건

금융권이 핀테크 열풍에 빠진 후 첫 타깃이 로보어드바이저로 맞춰진 모양새다. 지난해부터 증권업계는 물론 은행권에서 로보어드바이저 진출을 선언하거나 준비 중인 곳은 열 곳이 훌쩍 넘는다. 여기에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업체들까지 감안하면 시작 전부터 혈투에 가까운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초기 로보어드바이저의 성패는 짧은 시간에 얼마나 많은 고객을 모으느냐에 따라 갈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산관리 성과도 중요하지만 일단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야 승산이 있다는 얘기다.

 

◇ 손익분기점 위해 운용자선 확보 관건

 

로보어드바이저는 낮은 수수료 체계와 소액 투자로도 자산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일반 투자자들 사이의 관심이 크다. 금융사 입장에서도 새로운 고객저변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수수료도 낮고 들어오는 투자금액도 적다보니 로보어드바이저 업체 입장에서는 당장 큰 이익을 내는 것이 쉽지 않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로보어드바이저의 이익 체계 특성상 손익분기점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에서도 지난해부터 대형 금융회사들의 진입이 확대되면서 고객확보 경쟁이 심화됐고 전문 로보어드바이저업체들의 자산성장세가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찰스스왑 등은 주식매매 무료 수수료처럼 자문수수료를 아예 받지 않거나 인하하며 공격적으로 나섰고 지난 2012년 이후 연간 200~300% 성장세를 보였던 베터먼트와 웰스프론트 등의 자산성장률도 지난해부터 둔화되고 있다.

 

권우영 연구원은 "회사 설립 이후 손익분기점 달성까지 장기간이 소요되거나 시장에서 퇴출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로보어드바이저 회사 운용에는 연간 3000만~4000만달러의 비용이 들고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려면 160억달러 규모의 운용자산 확보가 필요한데 이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 미국 로보어드바이저 업체 베터먼트와 웰스프론트의 운용자산 증가율(출처:우리금융경영연구소)

 

 비대면 계약 불허로 '규모의 경제' 제약

 

이는 로보어드바이저가 과거 시장 급등락을 경험하지 못했고 트랙 레코드가 짧은 점 등 그동안 제기된 거래 유효성에 대한 우려와는 또다른 부담으로 지목된다.

 

투자층이 얇은 상황에서 로보어드바이저 고객을 여러 업체들이 얼만큼 확보할 수 있을지가 승패의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점에서 업계에서는 비대면 계약 허용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이에 대해서는 투자자 보호 등을 우려해 상당히 신중하게 대응하고 있다.

 

지난 28일 두나무는 500만원으로도 투자자문사의 일임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모바일 자산관리 서비스를 공개했지만 비대면 계약 허용을 향후 고객 확보의 걸림돌로 지목했다. 

 

향후 로보어드바이저까지 아우를 계획인 두나무의 경우 카카오톡 기반의 증권거래앱을 통해 상대적으로 넓은 고객접점을 보유해 유리한 고지를 점한 반면 금융당국의 비대면 일임계약 체결 허용 전까지만 월활한 서비스 제공이 어렵다는 점을 인정했다.

 

◇ 기존 금융사에 유리하지만 초반 경쟁심화 불가피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초기 구도는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만을 제공하는 신생 전문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보다는 이미 대규모 고객기반을 확보하고 있으면서 오프라인 상으로 접촉이 가능한 넓은 고객 접점을 지닌 금융사들에게 훨씬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의 경우 대부분 우수한 수익률 성과 여부를 떠나 고객기반 확보에서부터 뒤처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기존 금융회사의 제휴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을 따를 가능성이 높고 실제로 이런 형태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선보이는 업체들이 대부분이다.

 

다만 신생기업이 혜성처럼 나타나 먼저 로보어드바이저 업계를 선도하고 대형사가 후발로 진입한 미국과 달리 시작점부터 대형 증권사는 물론 은행들이 앞다퉈 동일한 고객군을 공략하는 구조에서는 고객 확보 경쟁이 결코 만만치 않을 수 있어 또다른 고민을 안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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