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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발 코코본드에 ‘화들짝?’…국내는 ‘미풍’

  • 2016.02.15(월) 14:22

투심 악화 불구, 손실 가능성은 낮아…발행 규모도 적어
도이체방크, 리먼때완 달라…유럽은행은 계속 주시해야

지난주 도이체방크의 코코본드 이자 미지급 가능성이 부각된 후 국내 은행들이 발행한 코코본드에 미칠 영향도 주목받고 있다. 투자 심리에 일부 부정적인 영향을 주겠지만 파급은 다행히 제한될 것이란 분석이다. 

 

도이체방크를 둘러싼 이슈를 과거 리먼사태처럼 디폴트 가능성으로 연결하기도 어려워 우려가 다소 과장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유럽의 재정위기처럼 금융시장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로는 확산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최근 다시 언급되고 있는 유럽은행 전반을 둘러싼 부실화 우려는 계속 예의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도이체방크발 우려의 실체

 

지난해 도이체방크는 대규모 매각 손실과 소송 비용으로 68억유로의 손실을 냈고 이들이 발행한 코코본드 이자의 미지급 가능성이 크게 불거졌다.

 

코코본드는 '조건부 후순위 전환사채(Contingent convertible bond)'로 은행 자본비율이 일정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보통주로 전환되거나 상각처리된다.

 

국제결제은행(BIS)은 바젤 III를 통해 자기자본 규정을 대폭 강화했고 금융위기 이후 은행들은 자본확충을 위해 기타자기자본으로 분류되는 코코본드를 활발하게 발행했다. 이중 상각처리가 되는 상각형 코코본드는 전체 발행 규모 1108억유로(151조원)의 6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도이체방크의 코코본드 발행 규모는 62억달러(7조5000억원)로 모두 상각형에 속한다. 도이체방크의 보통주자본비율은 5.125%로 이를 밑돌게 되면 해당 규모만큼 상각이 필요한데, 이런 위험이 있을 경우 이자지급을 정지할 수 있어  이자미지급 가능성이 불거진 것이다.

 

도이체방크의 보통주자본비율이 5.125%를 밑돌기 위해서는 237억유로의 손실이 발생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그러나 유럽 최대은행의 손실 가능성이 튀어나온데다 도이체방크의 영업손실과 소송비용이 계속될 경우 내년에는 이자를 지급하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됐고, 고금리 매력에 코코본드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에게 커다란 실망을 안겼다.

 

▲ 유럽 코코본드 연간 발행 추이(출처:대우증권)

 

◇ 국내 코코본드, 투심악화 불구 파급 제한

 

국내 은행 역시 코코본드를 발행한 만큼 자연스럽게 여파가 주목받고 있다. 국내 코코본드도 은행들의 손실이 발생한다면 이자미지급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과거 시중은행들은 LG카드 등의 부실 등으로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경험이 있다. 현재로서는 경기둔화 우려가 지속되고 있고 대우조선 등의 대규모 손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NH투자증권은 은행업 감독 규정으로 코코본드의 이자미지급 조건이 강화됐고 도이체방크 이슈까지 겹치면서 코코본드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며 일부 지방은행들은 미지급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대형 시중은행들의 경우 손실 발생 가능성은 극히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하나금융투자는 국내 은행들의 경우 코코본드 발행 구조가 다르고 관련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아 부정적 파급효과는 제한될 것으로 판단했다.

 

임정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책은행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손실 발생 가능성이 낮다"며 "은행간 차별화로 코코본드 발행환경 격차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갑 KTB증권 연구원은 "경기부진에 의한 은행주 투자심리 위축을 감안해도 국내 은행은 코코본드 이자지급 등 글로벌 은행과 여건이 다른 부분이 많다"며 "국내 은행주가 크게 하락한 것은 과도한 반응"이라고 평가했다.

 

◇ 리먼 사태 재현까지는 못돼

 

도이체방크에 대한 우려도 아직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주를 이룬다. 코코본드가 리먼 사태를 일으킨 서브프라임 모기지처럼 파생상품이 아닌데다 상품구조상 익스포저의 측정이 어렵거나 여타 채권으로 위험이 크게 전이될 가능성도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코코본드는 선제적인 금융위기 차단 장치인 만큼 이자미지급 이슈와 디폴트는 차원이 다른 이슈라고 선을 그었다. 신한금융투자는 "도이체방크와 과거 리만사태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며 "은행이 지는 리스크는 코코본드 발행 시 이자비용이 급증하거나 발행이 어려워지는 정도로 시스템 리스크를 유발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다행히 코메르츠방크가 지난 주말 호실적을 내놓으면서 다른 은행으로의 확산 가능성을 차단해줬다는 평가다. 독일 2위 은행인 코메르츠방크는 10억 유로의 순이익을 달성해 독일 은행권에 대한 우려를 일정부분 완화시켰다.

 

곽병열 현대증권 연구원은 "독일 은행들의 국내 영업에 지장을 줄만큼 독일 경제펀더멘털이 약화된 것은 아니란 점을 시사한다"며 "도이체방크로 촉발된 신용위험 악화는 과도하게 진행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 유럽은행 부실 여부는 계속 관심권

 

다만 유럽은행들의 부실 우려가 다시 부각된 만큼 향후 추이는 계속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도이체방크 우려에 앞서 지난해 말 유럽중앙은행(ECB)의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포르투갈의 노보 방코가 자본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진단됐고 선순위 채권 일부가 손실을 입으면서 유럽 은행에 대한 우려를 재부각시킨 바 있다.

 

대우증권은 도이체방크의 코코본드의 디폴트 리스크는 낮다면서도 문제는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유럽은행의 보유자산 부실로 글로벌 경기 둔화가 지속되면 유럽발 금융위기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한금융투자도 "최근 중앙은행들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과 바젤 자본규제 강제 시행이 예기치 못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은행 수익성 저하가 경기 침체로 이어지고 저금리 정책이 지속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면 손실 완충 관리가 어려워지면서 곤경에 처하는 은행이 나타날 수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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