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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과 거꾸로 가는 외국인…증시, 유인 효과 어디까지?

  • 2016.02.22(월) 10:17

환율 급등에도 주식 순매수…수출·가격매력 더 부각
외국인 환차손 배제 못해…추가 원화약세 우려 여전

연초 이후 환율이 널뛰기를 하면서 높은 변동성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다행히 환율 급등이 증시에서는 외국인 매수 유인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환차손 우려보다 가격 매력이 부각된 덕분이다. 수출주에도 분명 득이다.

 

그러나 원화 약세가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외국인 입장에서는 언제든 매도로 돌변할 수 있는 핑계거리가 될 수 있다. 부진한 대외수요를 감안하면 수출이 크게 늘어날 수 있는 여건이 아닌데다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 부진을 반영하기도 한다.

 

◇ 환율 상승에도 외국인 주식 산 이유

 

 

지난 19일 달러-원 환율은 장중 1240원까지 오르는 등 급등세가 지속되고 있다. 종가로도 1234원대를 기록, 2010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2일에도 5거래일째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환율이 오르면서 일단 증시는 우군을 얻은 모양새다. 지난주 원화 약세가 심화된 가운데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가 나타나며 코스피는 지난주 1900선으로 반등했다. 대외 불확실성이 완화된데다 최근 증시 급락에 더해 환율까지 오르면서 가격 메리트도 일부 부각됐기 때문이다.

 

대개 환율이 오르면 외국인은 원화가치 하락으로 환차손이 발생하지만 현재로서는 이보다 자본차익이 더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국내 증시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를 밑돌며 주요 증시 가운데 러시아를 제외하고는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여기에 환율 상승은 표면적으로 국내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을 높여주면서 수출주에 도움이 된다. 그간 달러 대비 상대적인 강세를 보이며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터였다. 하이투자증권은 "달러-원 환율이 현 수준을 유지할 경우 2분기중 원화 환산 수출 증가율은 플러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며 "수출 기업에 우호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현대증권도 원화 약세가 수출주의 가격 경쟁력 회복에 기여하며 기관과 외국인의 저  PBR주 중심의 업종 대표주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IBK증권도 외국인 순매수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들이 순매수 중인 업종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외국인의 프로그램 비차익 순매수가 시작된 지난 1월22일 이후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은 LG화학,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LG전자, 한국전력 순이다.

 

 

 

▲ 달러-원 환율 추이(출처:IBK투자증권)

 

◇ 펀더멘털 약화 반영 우려도 여전

 

원화 약세가 수출 증가 기대감에 힘입어 외국인 매수를 이끌 수 있는 측면은 긍정적이지만 우려스러운 부분도 존재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환율의 급격한 상승은 결국 환자손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입장에서도 반갑지 않다. 외환당국도 환율 급등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하며 구두개입에 들어갔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공동개입한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원화 가치 하락은 유가 급락 등의 여파로 안전자산 선호가 크게 부각된 상황에서 원화가 위험자산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원화 약세 뒤에는 안전자산인 달러와 엔, 금의 상승이 있다. 최근 외국인의 국내 채권 매도 역시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 중인데 반복되는 북한 리스크도 일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원화만의 특별한 약세 요인 중의 하나로 중국 리스크를 주목했다. 중국 경제와의 상관성이 높아지면서 원화 매도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

 

당장은 원화 약세가 외국인 매수를 이끌었지만 결국 매도세 전환을 우려하는 쪽도 많다. 대신증권은 "원화 약세와 외국인 순매수의 불편한 동거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며 "과거에도 달러-원 환율 상승과 외국인 순매수는 2~5주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SK증권도 "과거 달러-원이 1300원이 뚫린 후 (외국인 자금 유출로 인해) 한국 증시가 버틴 적이 없다"며 "현재로서는 달러-원이 아닌 엔-원과 유로-원 환율을 봐야하고 유로-원 환율이 안정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길게 보면 추가 약세 무게

 

당장은 당국의 개입으로 환율 급등이 진정세를 보일 수 있겠지만 좀 더 긴 시각에서는 원화 추가 약세에 무게가 실린다. 원화 약세를 이끌고 있는 요인들이 쉽게 해소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경우 외국인의 주식 매수 추이를 추가로 더 확인해 봐야 한다.

 

한국투자증권은 당국의 구두개입 효과가 이번주부터 본격화되는 수출 결제와 맞물리면서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우증권은 "환율 급등을 초래한 요인들이 연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와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가 지속되고 정부도 일정부분은 원화 약세를 용인할 것"으로 판단했다.

 

현대증권도 "원화가 적정수준 대비 8% 정도 고평가된 상황"이라며 "펀더멘털과 기술적 부분을 동시에 고려해보면 1270원 부근까지 원화 약세가 진행될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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