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우! AI]②토종 인터넷의 진화

  • 2016.05.26(목) 17:16

검색·게임에 인공지능 활발히 적용
"네이버·엔씨, 특히 적극적…주목해야"

인공지능(AI) 기술은 굳이 해외로 눈을 돌릴 필요없이 국내 인터넷 서비스만 살펴봐도 의외로 많은 분야에서 활발하게 구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검색포털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을 비롯해 엔씨소프트의 온라인게임에도 인공지능 기술이 속속 스며들어 서비스 품질을 한차원 끌어올리는 작업이 한창이다. 토종 인터넷 기업들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이용자 만족도와 몰입도를 향상시키고 궁극적으로는 매출 확대를 노리고 있다.

 

 

◇ 똑똑해진 네이버, 알고보니 인공지능


국내 인터넷 기업 가운데 인공지능 연구에 가장 적극적인 곳이 네이버다. 네이버는 지난 2013년부터 인공지능 연구조직인 '네이버랩스'를 비롯해 검색시스템센터와 검색연구센터 등 6개 연구 조직을 두고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네이버가 매출의 상당 부분을 연구개발비로 투입하는 등 기술 혁신에 제법 규모가 큰 투자를 집행해 왔다는 점이다. 네이버가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투입한 금액은 총 1조3397억원. 작년 연결 매출(3조2512억원)의 무려 41%에 달하는 비율이다. 매출의 거의 절반을 연구개발비로 쓰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011년부터 매년 1조원 이상을 꾸준히 쏟아붓고 있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네이버는 올 들어 인공지능 분야에서 첫 성과물을 내놨다. 그동안 네이버랩스는 '머신러닝' 기술을 이용한 자연어의 이해, 음성인식 기술 등을 연구를 진행해 왔는데 이를 기반으로 한 대화형 검색서비스 '라온(LAON)'을 올해초 쇼핑 등 일부 서비스에 적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라온은 구글 '나우'나 애플 '시리'와 같이 이용자와 대화하듯 검색 결과를 제공하는 인공지능 서비스다. 현재 네이버의 쇼핑관련 1:1 문의 서비스인 '쇼핑톡톡'에 일부 적용, 이용자들의 다양한 문의를 실시간으로 답변하고 있다.

 

네이버는 라온의 적용 범위를 확대해 이르면 내달부터 날씨와 인물, 방송, 영화, 스포츠 등 다양한 영역의 검색결과를 대화형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아울러 프로젝트 'BLUE'를 통해 로봇과 자율주행차, 스마트홈 등 사물인터넷 시대에 대비한 인공지능의 연구에 1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 읽을거리 많아진 다음, 맞춤형으로 진화

 

검색포털 다음을 운영하는 카카오 역시 인공지능을 활용한 맞춤형 콘텐츠 서비스를 구현하고 있다. 카카오는 작년 6월부터 모바일 다음의 첫화면 뉴스 영역에 '루빅스'란 시스템을 적용했다. 루빅스는 이용자의 반응을 시스템이 지속적으로 기계 학습(Machine Learning)해 가장 최적화된 콘텐츠를 자동 추천하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정치 뉴스를 즐겨 보는 이용자에게 관련 뉴스 콘텐츠를 많이 내보낸다거나 이용자가 한 번 본 뉴스는 시스템이 자동으로 목록에서 제외시키고 계속해서 새로운 뉴스를 추천하는 식이다.


카카오는 루빅스를 작년 12월부터 이미지 뉴스를 포함한 모든 뉴스에 확대 적용했다. 뉴스 외에도 웹툰 등 즐길거리에 접목하면서 다음 모바일 첫화면을 개인화된 서비스로 진화시키고 있다.

 

이에 힘입어 다음의 뉴스 콘텐츠 소비량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카카오에 따르면 루빅스가 적용된 이후 다음 첫화면 맞춤형 기사수는 전보다 일평균 226% 증가했으며, 기사 클릭 역시 109% 늘었다.

 

과거엔 연예나 스포츠, 정치 뉴스 같이 파급력이 강한 이슈에 밀렸던 정보기술(IT) 등의 비인기 뉴스들도 차츰 주목받고 있다. 루빅스 적용 전에 비해 IT 및 과학 뉴스는 3.3배, 국제뉴스는 5.1배, 문화생활뉴스는 5.5배 이상 노출이 늘기도 했다.

 

◇ 게임과 의외로 '찰떡궁합'

 

인공지능은 검색포털 뿐만 아니라 게임과도 예상 외의 '찰떡궁합'을 자랑한다. 특히 플레이어가 자신의 캐릭터를 이용해 몬스터를 사냥하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에서는 인공지능이 어떻게 적용되느냐에 따라 게임의 재미 및 몰입도가 달라질 수 있다.

 

대표 온라인게임사 엔씨소프트는 인공지능의 중요성을 깨닫고 지난 2012년부터 본격적인 연구개발에 돌입했다. 엔씨소프트는 처음에 소규모로 인공지능 연구를 시작했다가 현재는 50여명 규모의 센터로 확대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단순 연구를 넘어 인공지능 콘텐츠를 게임에 적용하는 실험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월에는 온라인게임 '블레이드앤소울'에 인공지능을 지닌 몬스터와 일대일 대결을 벌일 수 있는 콘텐츠를 새로 추가하기도 했다.

 

인공지능이 적용된 '무한의 탑'이란 콘텐츠에서 몬스터들은 사전에 정해진 패턴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일반 이용자와 마찬가지로 각각의 상황에 맞게끔 최적의 선택을 통해 이용자와 대전하도록 설계됐다. 좀더 똑똑해진 몬스터와 대전을 통해 게임에 대한 몰입감이 더욱 높아질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처럼 엔씨소프트를 비롯한 인터넷 기업들이 인공지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주력인 게임과 검색포털 서비스의 이용자 만족도를 향상시켜 더 오래 머물면서 콘텐츠 소비를 많이하게끔 유도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시장 지배력 강화는 물론 매출 확대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아직 인터넷 서비스에서 인공지능 기술이 우리의 생활 패턴을 변화시킬 정도의 수준은 아니지만 변화 속도가 차츰 빨라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기술의 발전 속도는 인간이 생각하는 것보다 언제나 한발 앞서왔으며, 특히 인공지능 분야에선 '머신러닝(딥러닝)'이란 기술을 통해 진화 속도에 탄력이 붙고 있기 때문이다. 머신러닝이란 기계가 인간의 도움없이 스스로 학습을 하게 만드는 매커니즘을 말한다.

 

유진투자증권은 최근 인공지능 산업과 관련한 보고서를 통해 "현 시점은 다소 이르게 보일지라도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적극적인 연구개발을 진행 중인 국내 기업들에 관심을 보여야 한다"라며 "특히 딥러닝과 자연어처리, 음성인식 등 인공지능의 기반이 되는 기술들에 대한 적극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네이버와 인공지능 기술 게임에 적용해 시장 지배력 강화가 기대되는 엔씨소프트를 주목하라"고 설명했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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