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 미국의 기준금리가 동결됐다. 미국 경제 회복세 또한 기대만 못한 것으로 나타나며 향후 금리인상 속도 역시 둔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렇다보니 보수적으로도 연내 1회 정도의 인상이 대체로 점쳐진다. 일부에서는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물건너 갔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때 금리인상 공포에 떨었던 시장으로서는 이 정도면 해볼만 하다는 인식도 커지고 있다.
◇ 올해 금리 한 번만 올린다 가닥
15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는 0.25~0.50%로 또다시 동결됐다. 연준은 올해와 내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 역시 하향조정했다.
이날 금리 동결에는 월초 고용지표 부진에서도 확인했듯이 미국의 고용시장 회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이 작용했다. 여기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부(브렉시트)에 대한 우려도 영향을 줬음을 인정했다. 자넷 옐런 의장은 7월 금리인상이 불가능하지 않다고 밝히면서도 미국의 고용 및 물가지표가 단기간 내 유의미하게 개선되기 어렵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특히 시장이 주목한 부분은 연준의 점도표 변화다.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를 점으로 찍어 표로 나타낸 점도표에서 연내 1회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한 위원이 지난 3월 1명에서 6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번의 금리인상을 예상한 위원 수도 7명에서 2명으로 줄었다. 금리인상 속도가 더 둔화될 가능성을 높인 것이다.
NH투자증권은 "점도표 변화에 따르면 금리인상 회수는 많아야 1번으로 축소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올해 1번 금리인상을 할 확률조차도 38%로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동부증권도 "연내 최대 2회 금리를 올리기 위해 필요한 전제조건이 너무 많다"며 "1회 가능성을 기본 시나리오로 접근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 '인상 아예 어렵다' 전망도 고개
일부에서는 연내 인상이 물건너 갔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연내 기준금리 인상이 없거나 많아야 1회에 그칠 것"이라며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별개로 하반기 미국 시중금리의 하락 기조는 추세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금융투자도 연준의 정상화 의지에도 불구하고 고용과 자본 수요가 약화되면서 펀더멘털 부담으로 인해 올해 연준이 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이란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소재용 연구원은 "연준이 금리 정상화를 바라고 있다는 사실 역시 시장에 전달했지만 자신감은 예전같지 않아졌다"며 "점도표도 이미 시장의 나침반 역할을 상실했다"고 평가했다.
오히려 연준이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있다. 최근 이스트스프링투자는 연준이 올해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오히려 향후 연준의 행보가 금리 인상이 아닌 인하가 될 것으로 봤다.
니콜라스 페리스 이스트스프링투자 글로벌자산배분 담당 이사는 지난 13일(현지시간) CNBC에 출연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질 수 있으며 연준의 명성에도 상당한 타격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 브렉시트만 잘 넘기면 해볼만
연준의 금리인상 횟수가 연내 1회에 그친다고 본다면 시장으로서는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 내주 23일 예정된 브렉시트 투표를 무난히 넘길 경우 하반기 불확실성이 크게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동락 코리아에셋증권 연구원은 " 7월이나 9월 정도 1차례 인상이 이뤄지더라도 후속 행보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다면 금융시장의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이 최대 1번으로 축소된 이상 금융시장은 적어도 미국 통화정책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라며 "브렉시트가 현실화되지 않는다면 이머징 주식에 우호적인 환경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6월을 넘기면 7월은 실적이라며 코스피 전체 2분기 실적이 1분기보다 높을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고 경기민감주 턴어라운드 확신을 심어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소재, 산업재, 정보기술(IT) 등의 비중확대가 주효할 것이란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