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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부양 안했나 못했나…BOJ도 '불안 불안'

  • 2016.09.09(금) 11:16

유럽 추가부양 불발에 이머징 실망매물 불가피
중앙銀 매입국채 부족 우려…부양여력 '도마위'

기대했던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부양이 불발됐다. 한국을 포함한 이머징 증시로서는 실망 매물이 불가피해 보인다. 일부에서는 ECB의 부양 여력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ECB가 매입할 수 있는 국채 물량 부족에 대한 우려에 더해 추가 부양 기대가 상당히 컸던 상황에서 별다른 카드를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향후 부양도 쉽지 않다면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더 부각시킬 수 있는 부분이다. 오는 20~21일 통화정책회의가 예정된 일본은행(BOJ)에 대한 불안감도 고개를 들고 있다.

 

 

◇ ECB 기대에서 실망으로

 

8일(현지시간) ECB는 기준금리를 0.00%에서 동결하고 월간 800억유로 규모의 자산매입 규모를 유지했다.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 각각 마이너스(-) 0.40%와 0.25%로 동결시켰다.

 

ECB는 추가 부양책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고 필요할 경우 추가 완화에 나설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기준금리 인하와 자산매입 규모 확대 및 기간 연장 등을 내심 기대했던 시장으로서는 실망스러운 결과다.

 

실제로 미국 뉴욕과 유럽 증시는 하락세로 화답했고 이머징 시장 전반의 실망매물도 불가피해졌다. 유로스톡스50 지수는 2% 가까이 하락했고 이날 코스피 역시 하락 중이다. 오전 11시10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27%(26.27포인트) 빠진 2037.46을 기록하고 있다.

 

◇ ECB 부양 안했나, 못했나

 

ECB가 부양에 나서지 않았다는 것은 경제에 대한 비관적인 시각이 크지 않아서일 수 있다. 일면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는 부분이다. ECB는 현 통화정책이 효과를 내고 있다면서 올해 경제성상률 전망을 소폭 상향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ECB의 추가 부양에 나서지 않은데는 부양 여력이 크지 않아서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안 했다기보다 못 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들은 ECB의 국채 매입 규모가 이미 1조유로를 넘어서면서 시장에서 살 수 있는 채권이 부족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고 전했다. ECB는 국채만으로는 자산매입이 어려워지면서 지난 6월부터 회사채를 사들이고 있고 이제는 주식을 매입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특히 ECB가 추가부양 카드를 아끼면서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나중혁 현대증권 연구원은 "9월 FOMC 회의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ECB의 추가 부양책 여부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는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파급효과를 확인한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 고민 비슷한 BOJ도 같은 수순?

 

ECB 부양이 불발되면서 BOJ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오는 20~21일 통화정책  회의가 예정된 일본 역시 추가 부양 기대가 높지만 ECB처럼 추가 부양에 소극적일 가능성 또한 배제되지 않고 있다.

 

일본 역시 ECB와 마찬가지로 매년 대규모 국채 매입에 나섰지만 올해는 한계에 부딪힐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WSJ는 현 추세대로라면 18개월내 일본이 매입할 수 있는 시중 국채가 고갈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프레드릭 뉴먼 HSBC 아시아 경제 리서치 헤드는 "BOJ가 매입할 수 있는 자산이 부족하다는 것은 현재의 완화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선택지를 고려해야 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뉴먼 헤드는 BOJ가 매입할 수 있는 국채 물량이 시장 예상보다 더 빠른 올 연말께 바닥날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마이너스 금리 확대나 헬리콥터 머니 등의 다른 부양책을 써야 하지만 부작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BOJ로서는 쉬운 결정은 아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9월 BOJ 회의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결정 발표 직전이기 때문에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될 가능성은 낮다"며 연준의 금리 결정 결과를 고려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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