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연휴 끝에 놓인 한국은 물론 전 세계 시선이 오는 20~21일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쏠려 있다. 월초만해도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상당히 낮은 상태였지만 다시 인상 쪽으로 무게가 실리는 등 연휴 직전까지 시소게임이 지속됐다. 그만큼 시장은 9월 FOMC 회의를 중요한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단순히 금리인상이나 지연에 따른 유동성 장세 지속 여부보다 좀 더 큰 그림이 달라질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시나리오별 전략도 확연히 갈린다.

◇ 금리 인상=본격 경기회복 신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올리게 되면 표면적으로는 미국이 본격적인 긴축에 나서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유동성 감소 우려에 따른 단기적인 시장 충격이 불가피하다. 이미 주초 글로벌 증시는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증폭되며 큰 폭의 조정을 겪었다.
그러나 실제 금리인상이 단행될 경우 그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나 금리를 올릴 만큼 미국 경제 회복세가 본격화됐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여질 수 있다. 부정적인 파급이 일정부분 제한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시장 전문가들도 이 부분에 주목한다. 삼성증권은 "9월에 금리를 올린다면 본격적인 금리인상 구간에 진입하는 선언적 의미"라며 "시장 참여자들이 오랫동안 금리 하락 구간에 맞춰 구축했던 포르폴리오 변화를 가속화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증권도 "9월에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공격적인 인상 우려가 없는 한 연내 금리인상 불확실성이 사라졌다는 낙관론이 확산될 수 있다"며 "공격적인 금리인상 시그널이 가시화되야 금리 인상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금리 인상시에는 단기 조정 후 위험자산이 다시 주목받을 것을 전망되고 있다. 경기민감주 등이 주목받을 수 있는 이유다.
박성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금리인상 확률이 상승할수록 오히려 경기민감주가 방어주대비 강세를 보이는 현상이 이를 증명한다"며 "설비투자 사이클에 접어든 IT나 글로벌 차원에서 감산 움직임이 진행되는 철강, 산업재 대표 업종인 자동차와 운송, 기계, 금리인상 국면이 유리한 은행섹터가 선호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증권은 미국의 금리인상과 함께 일본이 통화부양에 나설 경우에는 기존 주도주인 IT와 산업재의 주도력이 더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 금리 동결=연내 인상 불투명
금리 동결 시 시장은 12월 중 인상에 무게를 실을 수 있지만 미국이 연내 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동시에 확산할 수 있다.
연내 2번 인상까지 가능하다고 봤던 연준이 9월에도 금리를 인상하지 않는다면 12월에도 인상에 나서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연준에 대한 신뢰마저 크게 떨어뜨릴 것으로 우려된다. 금리를 동결했다고 안심만 하고 있기도 힘들다.
하나금융투자는 "9월 FOMC가 금리동결로 귀결될 경우 시장은 12월 인상확률마저 반신반의하며 연준 정책 신뢰도에 강한 의구심을 피력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차라리 연준 입장에선 9월 금리인상과 함께 완만한 인상 속도를 재천명하고 후폭풍을 완충하는 것이 연준 신뢰도 제고에 일조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삼성증권도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한 만큼 9월에도 금리를 동결한다면 연준의 신뢰도와 경기회복에 대한 믿음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금리 동결에 따른 금리 인상 지연 기대가 유동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지만 경기 회복이 불확실하다는 인식이 동시에 강해진다면 경기민감주에 대한 관심을 떨어뜨리고 안전자산을 부각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주가가 크게 내리진 않겠지만 IT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략이 계속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민감주에 제동이 걸리면서 수급이 약화됐던 중소형주와 코스닥 지수가 강세 전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신증권은 특히 미국의 금리가 동결되고 일본도 통화정책을 동결한다면 일본 정책 실망에 급격한 엔화 강세가 나타나고 원화도 동반 강세를 보일 수 있다며 원화 강세 수혜주가 주목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