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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만의 원유 감산 합의…증시도 웃어볼까

  • 2016.09.29(목) 10:34

유가하락 제한기대 불구, 60弗 돌파 난망
감산폭 크지 않고 실행 여부도 따져봐야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금융위기 이후 8년만에 원유 감산에 합의하며 유가 반전포인트로 주목받고 있다. 유가 하락에 매번 마음 졸였던 증시에도 단비가 될 수 있다. 다만 실제 실행 과정에서 어느정도의 호재가 될지는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OPEC 외에 미국이 또다른 수급 열쇠를 쥐고 있는 만큼 이번 조치가 유가 하락을 제한시킬 수 있지만  유가가 배럴 당 60달러를 넘어 크게 오르기는 힘들다는 의견이 아직은 우세하다.

 

 

◇ 유가 급락세 막았다

 

지난 26~28일 알제리에서 열린 국제에너지포럼(IEF)에서 산유국들은 비공식 회담을 열고 산유량 감소를 결정했다. 이들은 11월부터 일평균 3324만배럴에서 3250만 배럴로 산유량을 줄이기로 합의했고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에 유가는 5%이상 급반등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유(WTI)는 47.05달러, 브렌트유는 48.69달러까지 상승했다.

 

이번 감산 합의는 지난 2008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이번 회담에 대한 시장 기대가 크지 않았고, 이란이 지난 27일 산유량 동결 제안을 거절했던 상태였던 만큼 극적인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8년만에 처음으로 감산에 나선데는 그만큼 저유가 압박이 컸음을 보여준다.  이날 합의에는 그간 날을 세운 사우디와 이란 간의 합의가 주효했다.

 

시장에서는 OPEC이 예상을 뒤엎고 실용적인 노선을 택하면서 향후 원유 공급과잉이 완화되며 유가 급락세가 제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OPEC의 감산 열의가 현실화되고 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동결에 따른 달러 약세, 미국내 원유재고 감소 등이 유가 급락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 60달러 이상 추가 상승 여부 봐야


다만 유가가 크게 반등하며 그간 번번히 막혔던 배럴당 60달러 돌파 계기가 마련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감산폭 또한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평가다.

 

동부증권은 "8월 현재 전세계 석유 공급과잉 규모는 일일 100만배럴로 이번 감산으로는 공급과잉이 완전하게 해소되기는 불가능하다"며 "유가가 추가 하락하지 않도록 하는 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OPEC이 감산 합의를 하긴 했지만 누가 얼만큼을 축소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개별 산유국의 향후 합의안 실행력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한 상태"라며 "11월 총회까지 세부안 도출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난항이 향후 유가 변동성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여전히 원유 공급 요인이 더 크다는 점에 대해서도 지적하고 있다. 최근 이란이 산유량 확대를 주장한 것이나 미국의 시추공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부분에는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셰일혁명이라는 패러다임 전환이 원유 시장에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냈기 때문에 이번 회의 결과와 상관없이 국제 유가 트렌드에 의미있는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김용구 연구원은 "OPEC의 감산으로 유가가 상승추세를 그리겠지만 유가가 더 오르면 미국이 생산량을 늘리게 될 것"이라며 "이미 새로운 균형가격이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동부증권은 유가가 브렌트유 가격 기준으로 배럴당 50~55선달러에서 상승 저항에 직면할 것으로 보이며, 중기적으로는 50~60달러 선에서 안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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