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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당근 속에 감춰진 채찍

  • 2016.12.09(금) 10:40

자산매입 연장…규모는 내년4월부터 축소
테이퍼링 일축 불구, 완전히 지우진 못해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QE)를 연장하며 일찌감치 시장에 크리스마스 선물을 안겼다.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하며 테이퍼링(tapering : 양적완화 규모를 점진적으로 축소해나가는 것) 우려가 일부 제기됐지만 큰 그림은 완화정책 지속에 무게를 실었다는 평가다. 다만, 시장에서는 ECB의 부인에도 불구, 테이퍼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힘들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ECB 정책도 장기적으로는 결국 방향을 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자산매입 연장…규모는 축소

 

8일(현지시간) ECB는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내년 3월 종료 예정인 자산매입 계획을 9개월간 연장했다. 최근 시장이 고대해 왔던 결과다.

 

하지만 자산매입 기간을 연장하는 대신 내년 4월부터는 월간 매입규모를 기존의 800억유로에서 600억유로로 축소하기로 했다. 자산매입 규모 축소 결정은 곧바로 시장에서 논란을 낳았다. ECB 역시 결국 테이퍼링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 것이다.

 

다행히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전혀 의논된 바 없다며 테이퍼링 개시에 대해 일축했다. ECB는 자산매입 규모를 줄이는 대신 매입대상채권의 잔존만기를 기존 2년에서 1년으로 줄이고, 예금금리인 -0.40% 이하에서의 채권 매입 허용과 담보물에 현금을 추가할 수 있도록 하면서 시장의 염려를 누그러뜨렸다.

 

적어도 통화정책 완화 기조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란 점이 확인되면서 시장은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유럽과 미국 증시도 상승세로 화답했고, 유로화는 약세를 보였다.

 

◇ 테이퍼링 시그널 100% 지우진 못해

 

다만 자산매입 축소 결정으로 인해 테이퍼링 가능성 자체가 완전히 불식되진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ECB가 시장에 선물만 안기진 않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주식과 외환시장과 달리 채권시장 반응 또한 시큰둥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ECB가 하나를 주고 하나를 취하는 절충안을 택했다"며 "정책 방향상 테이퍼링을 장기 목표로 두고 점진적으로 양적완화를 축소해 가는 방향으로 전환했다"고 평가했다. 내년 유럽의 경제지표가 호전되면 양적완화 규모를 보다 빠르게 축소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는 설명이다.

 

현대증권도 "증시와 달리 채권시장은 테이퍼링 시그널로 해석하는 경향을 보인 만큼 적극적인 부양 의지 보다는 절충안에 가까운 뉘앙스가 풍긴다"고 말했다.

 

결국 장기적으로 ECB 역시 양적완화를 종료하게 될 것이란 점을 확인했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메리츠종금증권은 "드라기 총재가 비둘기파적인 메시지로 일관했지만 확실한 것은 ECB도 정책 정상화 수순에 돌입했다는 것"이라며 "내년에는 ECB도 중립적 스탠스로 선회할 것"으로 봤다.

 

동부증권은 "ECB회의에 대한 시장 해석은 명백한 '리플레이션' 강화"라며 "상승속도는 완만하게 진행되겠지만 시차를 두고 장기금리에 상당한 상승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했다.

 

◇ BOJ 행보와 유사 평가도

 

일부에서는 ECB이 결정이 BOJ가 지난 9월 도입한 장기금리 타게팅과 목적이 유사한 것으로 평가했다. BOJ는 장기금리인 10년물 국채금리를 0%선으로 유지하는 장기 금리 타케팅을 도입하면서 과도한 금리 하락을 막는 동시에 완화정책 기조를 지속하고 있다.

 

당시에도 BOJ의 결정을 두고 장기금리 상승과 함께 과도한 하락 또한 막는다는 측면에서 양적완화 정책 규모를 점진적으로 축소해 나가는 테이퍼링 우려가 제기됐었다.

 

하이투자증권인 ECB가 단기채권 매입을 확대하면서 유동성을 지속하는 한편, 인플레 기대에 따른 장기금리 상승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이는 채권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지는 일드커브 스티프닝(Yield Curve Steepening)을 간접적으로 유도하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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