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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 범람]①거짓 정보에 세계가 '휘청'

  • 2016.12.28(수) 09:34

'아랍의봄' 주역 SNS, 민주주의 위협 골치덩이로
검증안된 정보, 온라인 활보…국내서도 대책필요

세계 각국이 인맥구축서비스(SNS)를 타고 퍼지는 '가짜뉴스'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기존 언론의 대안으로 부상한 소셜 언론이 검증 안된 정보의 통로로 전락, 사회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페이스북을 비롯한 미디어 플랫폼 업체들이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기에 어려워 보인다. 포털 중심의 온라인 뉴스 유통 환경이 자리잡은 우리나라 역시 예외일 수 없다. [편집자]

 

 

◇ 日, 주요 사이트 가짜뉴스로 '발칵'

 

최근 일본 사회가 '가짜 뉴스'로 발칵 뒤집어진 일이 발생했다. DeNA라는 유명 게임사 산하에 의료정보 등 10개 사이트가 있는데 이곳에서 제공하는 뉴스가 명확한 근거 없이 생산된 가짜라는 사실이 적발됐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5~6년 전부터 특정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설명해주는 이른바 큐레이션 방식의 뉴스가 인기다.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기사의 링크 주소를 붙이고 내용을 간단히 요약해 주는 방식이다.

 

문제는 이들 사이트에 소속된 에디터가 확인하지 않은 기사를 끌어온다거나 흥미 위주의 짜집기 편집을 한다는 것. 이렇게 정보를 생산하다 보니 저작권 침해는 부지기수였다. 심지어 '어깨 결림 증상이 유령 탓'이라는 황당한 내용의 의료 정보가 버젓이 유통되기도 했다.


DeNA의 의료정보 사이트(웰크·WELQ)에서 가짜뉴스가 생산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결국 해당 사이트를 비롯해 관련 10개 사이트가 이달초 서비스를 중단했다. DeNA 경영진은 지난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를 했으나 한번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엔 늦어 버렸다.

 

DeNA에서 시작된 일본 네티즌의 불신은 현재까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최근 주요 기업인 리크루트홀딩스와 KDDI 등은 같은 이유로 자체적으로 운영하던 큐레이터 서비스를 중단했다.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주식회사 또한 '네이버 마토메'라는 큐레이터 서비스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작성자 신뢰 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 가짜뉴스에 낚여 파키스탄 전쟁날 뻔

 

검증 안된 정보가 온라인 상에서 무책임하게 생산·유통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일본 언론에선 뉴스 생산자보다 유통을 맡고 있는 플랫폼이 우선하는 뉴스 소비 풍토가 이 같은 사단을 불렀다고 지적하고 있다.


가짜뉴스는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 각국이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4일 미국 워싱턴D.C.에서는 한 남성이 유명 피자가게에 들어가 총을 난사한 사건이 발생했다. 정작 미국 사회를 충격에 빠트린 것은 에드가 웰치(28)라는 용의자의 범행 동기였다.


이 남성은 미국 대선 과정에서 퍼진 이른바 '피자 게이트'라는 가짜뉴스에 낚여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 즉 힐러리 클린턴과 민주당 고위 인사들이 이 피자가게에서 아동 성매매 사업을 운영한다는 SNS 상의 의혹을 그대로 밑고 아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총을 들고 찾아갔다는 것이다.

 

미국에선 이 외에도 이번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가짜뉴스 덕에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이길 수 있었다는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이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가짜뉴스가 SNS 상에서 주류 언론보다 더 많은 반응을 일으킨 사건도 있는데, 이에 경악한 교황이 "가짜 뉴스를 읽는 독자들은 배설물을 먹는 것과 같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 24일에는 파키스탄 국방장관이 가짜뉴스를 진짜로 착각, 자신의 트위터로 이스라엘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카와자 아시프 파키스탄 국방장관은 지난 20일 'AWD뉴스'라는 온라인 사이트 뉴스를 보고 이 같은 메시지를 보냈는데, 파키스탄이 시리아에 지상 병력을 파견하면 이스라엘이 핵 공격으로 파키스탄을 파괴할 것이라는 발언이 담겨 있다. 하지만 이 기사는 곧바로 가짜로 판명됐다.

 

◇ 트래픽 유발 수익화·흑색선전 수단

 

가짜뉴스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주요 SNS를 비롯해 세계최대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 등을 중심으로 생산되고 있다. 텍스트를 비롯해 이미지와 동영상 등 형식을 가리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렇게 만들어진 거짓 정보는 국경이 없는 인터넷 세상에서 검증 없이 확산하고 있다.

 

가짜뉴스가 만들어지는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트래픽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광고 수익을 얻기 위한 목적이 있다. 실제로 일본 DeNA는 흥미 위주의 정보를 노출, 막대한 트래픽을 유도해 최근 광고 수익을 큰 폭으로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주력 게임 사업의 부진을 해결하기 위해 의료정보 서비스에 드라이브를 걸었는데, 초기 유료로 볼 수 있던 콘텐츠를 무료로 전환하는 대신 기사에 광고를 붙여 돈을 벌었다.  

 

또 다른 이유로는 미국 대선 과정에서 드러났듯이 정치적인 목적으로 상대를 공격하기 위해서다. 일부에서는 러시아가 푸틴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인터넷 상에서 정보 공작, 즉 '댓글알바' 등 여론조작단을 운영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이를 통해 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둘러싸고 대립했던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나 메르켈 독일 총리를 비판하는 댓글을 달았다는 것이다.

 

SNS는 지난 2010년 중동과 북아프리카 각국에서 일어난 이른바 '아랍의 봄'에서 민주화 운동을 가속하는 도구로 사용됐으나 최근에는 사회 혼란을 야기하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짜뉴스의 주요 통로가 되어버린 SNS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다. 최근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가짜뉴스와 전쟁을 선포했다. '신고하기'를 신설하거나 외부 전문 기관과 협업해 필터링 기능을 만드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

 

네이버와 다음 등 검색포털을 중심으로 온라인 뉴스가 유통되는 우리나라에서도 신뢰성 면에서 허점이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형 언론사의 과도한 '어뷰징(검색 조작)' 행위와 사이비 언론의 음해성 기사 등을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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