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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 범람]②떨치기 힘든 '검색어' 의혹

  • 2016.12.29(목) 10:31

국내선 포털 중심…'실검' 영향력 뉴스급
네이버 정책 항상 '도마위'…"투명해져야"

가짜뉴스의 범람은 우리나라만 예외일 수 없다. 검색포털을 중심으로 온라인 뉴스 유통이 자리잡은 국내에서도 비슷한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포털에서 활동하는 사이비 언론의 확인하지 않은 기사와 대형 매체의 과도한 어뷰징(검색조작) 행위 등이 이에 속한다.

 

특히 검색포털에선 뉴스 외에도 실시간급상승검색어(이하 '실검') 등의 정보 서비스가 여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포털 업체의 운영 정책에 대한 관심이 높을 수 밖에 없다. 마침 대표 포털 네이버의 '실검 임의 처리' 의혹이 불거지고 있어 이를 계기로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이미지=아이클릭아트.


◇ 네이버, 잊을만 하면 의혹…"억울"  


네이버와 다음의 주요 서비스 가운데 하나가 실검(다음은 '실시간이슈')이다. 이용자의 검색 활동을 바탕으로 현재 왕성하게 생성되는 검색어에 순위를 매겨 실시간으로 노출하는 것이다. 다만 생성된 검색어가 불법적인 정보와 관련이 있거나 제3자 권리를 침해한다면 일정한 기준에 따라 노출에서 제외하는 정책을 두 업체가 각각 시행하고 있다.

 

이 기준이 뭔지에 대해, 어떤 검색어가 삭제되는 지에 대해 말이 많다. 정부와 기업 등이 불리하다고 판단되는 검색어를 막기 위해 포털 업체에 부적절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많았기 때문이다. 

 

급기야 지난 주말 '네이버가 정부 당국이 요청하면 실검 순위에 손을 댈 수 있는 내부 지침을 갖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의혹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이는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국내 최대 포털이 권력자의 '언론 길들이기'에서 자유롭지 못했을 것이라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네이버측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인위적으로 손을 대지 않는다'가 원칙이고 ▲그동안 외부에 기준을 공개해왔으며 ▲기술적으로 막기 어려운 부적절한 검색어는 공개된 기준에 따라서만 제외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논란이 된 '정부 요청시 제외 처리 조항이 있다'는 보도에 대해선 해당 규정의 표현상 오해를 산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우선 네이버가 공개한 노출 제외 기준에 따르면 '법령에 의거하여 행정·사법기관의 요청이 있는 경우' 검색어를 삭제할 수 있다.

이 문구는 원래 '법령이나 행정·사법기관의 요청이 있는 경우'라고 쓰여 있었는데 자칫 정부와 사법기관의 요청만 있으면 된다는 뉘앙스로 읽힌다. 네이버측은 이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자 오해 소지를 없애기 위해 지난 23일 문구를 수정했는데 오히려 독이 됐다. 네이버가 뭔가를 숨기기 위해 표현을 슬쩍 바꿨다는 인상이 짙어졌기 때문이다.

▲ 네이버가 고객센터 사이트를 통해 공개하고 있는 실검 노출 제외 기준(위쪽 이미지)과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의 '검색어 전반에 대한 정책 규정' 내용을 인용해 올린 기준. 네이버가 따르고 있는 KISO 규정은 자동완성·연관검색어를 비롯해 실검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를 감안할 때 실검에 대한 정부 요청 역시 법령에 따라야 한다는 기존 원칙은 변함이 없다는 것이 네이버 주장이다.   

 

네이버측은 억울하다고 말하고 있다. 네이버는 인터넷 기업들의 모임인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이하 KISO)'의 정책 규정에 따라 실검 등을 제한하고 있는데, 여기에 나와있는 관련 규정만 읽어봐도 의도하고자 하는 바가 뭔지 명확히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정부와 사법기관 역시 법령에 의거해 요청해야만 검색어를 삭제할 수 있다'는 것이 원칙이고, 최근 문구를 수정한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하기 위한 의도였다는 것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표현을 바로잡기 위해 문구를 수정했는데 결과적으로 오해를 불러 일으키게 됐다"라고 말했다. 


◇ "투명성 근본적으로 강화해야"

실검을 둘러싼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터진 이른바 '안철수 룸살롱' 실검 논란을 계기로 포털 실검에 대한 의문이 확산됐다. 이러자 네이버는 신뢰를 얻기 위해 외부로부터 검증을 받기로 했다.

당시 네이버는 KISO에 검증을 의뢰했다. 이에 KISO는 외부 전문가들로 짜여진 검증위원회를 구성, 실검을 비롯해 연관 검색어와 자동완성 검색어의 공공성과 공정성 검증 작업에 나섰다. 아울러 검증위원회는 2012년부터 최근까지 총 5차례의 보고서를 내놓았다.

▲ KISO 산하 검증위원회 소개 화면.


비록 KISO가 네이버와 카카오 등 인터넷 업체들로 구성된 모임이고 이 곳의 수장을 포털 업체 대표(현 이사회의장은 임지훈 카카오 대표)가 돌아가며 맡고 있으나, 포털 업체가 신뢰를 얻기 위해 외부로부터 끊임없는 검증을 받는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검증위원회 보고서를 살펴보면 현재까지 네이버가 의도적으로 검색어를 노출에서 제외하거나 노출 여부를 조작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지난 19일 발간한 2016년 상반기 보고서에선 "제외 사유를 좀 더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는 총평이 있긴 하나, 이는 '라오스'와 '오키나와' 등 여행 상품에 대한 광고성 검색어에 대한 의견이라는 점에서 정부 요청과 거리가 멀다.

 

전문가들은 이번 실검 의혹과 관련해 근본적으로 네이버의 정책이 투명해지지 않고선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보라미 법무법인 나눔 변호사는 지난 27일 KISO저널에 실린 '기업 연관검색어 삭제 요청 심의결정 리뷰'에서 "네이버 실검 의혹 보도는 단순히 회사 차원의 지침의 문제로 한정 짓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알고리즘의 로직에 대하여는 기업 기밀이라는 이유로 쉽게 접근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검색업체 신뢰가 여러 차례 문제 제기되어 온 것과 같은 맥락"이라며 "투명하지 못한 절차, 과정에 대한 이용자 신뢰의 문제로 충분히 정리되지 않는다면 향후 계속해서 문제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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