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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發 통화전쟁]①또다른 전쟁의 서막

  • 2017.02.14(화) 17:42

트럼프 보호무역주의 강화 → 환율전쟁 포문
약달러 급선회…4월 환율보고서 분수령 주목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부터 우려됐던 환율전쟁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전면을 내세운 트럼프 무역전쟁에 이어 환율전쟁의 포문을 열었고 한국도 그 포화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정부의 정책 운신의 폭은 크지 않은 상태이고 산업계도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트럼프발 통화전쟁의 실체와 향후 구도를 3편에 걸쳐 짚어본다.[편집자]

 

"미국은 중국과 일본이 통화 시장을 조작하는 것을 그냥 바보처럼 바라보고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독일이 유로화 가치를 큰 폭으로 낮춰 미국을 착취하고 있다" 피터 나바로 백악
관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
"일본이 엔화를 조작하고 있다는 비판은 불명확하다" 아베 신초 일본 총리
"독일은 유로화 가치에 영향을 주려고 하지 않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또다시 환율전쟁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번에는 강도가 제법 쎄다. 한동안 전장주변을 배회하던 미국과 중국이 전면에 나섰다. 공격대상도 전방위적이다. 포문은 미국이 열었지만 어느 누구도 쉬 물러나지 않을 기세다.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을 계기로 전 세계에는 전례없는 보호무역주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긴가민가했던 시장도 트럼프의 잇딴 맹공에 달러 약세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전세를 섣불리 예측할 수 없는 가운데 올 4월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가 최대 분수령으로 꼽힌다.

 

 

◇ 미국의 돌변에 세계 무역질서 격변

 

지난해 11월 트럼프가 당선된 직후부터 연초까지 달러는 초강세를 보였다. 트럼프의 재정정책 확대 기대가 상대적으로 더 부각된 탓이다. 그러나 이미 시장에서는 강달러가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임을 직감했다. 당선 전부터 트럼프가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겠다고 줄곧 외쳐왔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올 1월 취임을 전후로 본격적으로 본색을 드러냈다. 취임 직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을 탈퇴했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천명했다. 세계무역기구(WTO)에서도 아예 빠져나오는 것도 검토 중이다.

 

미국은 이전에도 강달러에 대해 항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지만 이번에는 차원이 다르다. 기존의 원칙을 거부하면서 글로벌 무역질서에서 대격변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자유무역주의 선봉에 섰던 미국의 돌변으로 전 세계는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
 
미국의 칼날은 모든 대미 통상국들을 겨냥하지만 가장 주된 타깃으로는 중국이 꼽
힌다. 미국은 막대한 대중국 무역적자를 의식해 중국에 대한 비판을 날을 세워왔고 45%에 달하는 관세까지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지난해 기준 미국의 무역적자는 7390억달러로 대중국 무역적자(3480억달러)가 절반에 가까운 47.2%를 차지했다. 이미 지난 1월 미국 상무부는 중국산 타이어에 대해 40~60%선의 상계관세율을 적용하고 나섰다.

 

중국뿐 아니라 일본과 독일 역시 집중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했고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들 또한 예외가 될 수 없다. 율리히 레흐트만 코메르츠방크 애널리스트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서 "환율 전쟁에 대비해 안전벨트를 단단히 메라"며 "미국이 전세계를 향해 기습공격을 감행했다"고 말했다.

 

 

◇ 주된 타깃된 환율…포화 속으로

 

무역전쟁은 자연스럽게 환율전쟁으로 확산되며 파급력을 더욱 키우고 있다. 시장에서도 직접적인 무역마찰은 양국에 실리가 크지 않은 만큼 결국 환율을 통해 해결을 보게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트럼프 당선 직후 재정확대 기대로 초강세를 보였던 달러화는 취임 후 보호무역주의 강화 기조에 이어 공식석상에서 중국과 일본, 독일 등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시사하자 곧바로 급격한 약세로 돌아섰다.

 

이는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들의 통화강세를 이어지고 있다. 통화가치 상승은 그 나라 경제의 호조를 대변하지만 펀더멘탈이 결여된 통화절상은 부담이 된다. 당장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들로서는 환율 하락에 따른 타격이 훨씬 더 크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이후 자국 통화가치의 경쟁적 절하 경계가 주로 유럽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다 그 축이 미국과 동아시아 주요국 간의 줄다리기로 옮겨왔다"며 "주요국과의 교역관계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와 국제금융시장 흐름에 상당한 변화를 유발할 것"으로 전망했다.

 

◇ 4월 환율보고서 분수령 지목

 

당장 환율전쟁의 분수령으로 지목되는 것은 4월 예정된 환율보고서다. 2015년 제정한 미국 무역촉진법(BHC법안)에 따르면 무역흑자 200억달러 이상, 국내총생산(GDP)대비 경상수지 비중 3%이상, 외환시장 개입 2% 이상의 기준 가운데 2가지를 충족하면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하고 3가지를 모두 초과하면 심층분석대상국 즉, 환율조작국으로 분류돼 직접적인 제재가 가해진다. 중국은 이미 지난해 한국 등과 함께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된 상태다. 

 

 

현재로서는 중국이 모든 조건에 부합하지 않지만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을 아예 배제하기도 힘든 상태며 환율 압박 수위를 계속 높여갈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실제 중국 등을 환율조작국 지정에 나서고 당사국들이 반발할 경우 환율전쟁이 격화될 수 있다.

 

앞서 지난 10~11일 미·일 정상회담에서도 트럼프는 중국의 환율조작 문제를 재차 언급했고 제2의 플라자 합의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지난 1985년 9월 미국은 일본과 독일을 상대로 플라자 합의를 유도했고 1980년대 후반 환율보고서를 발간하기 시작해 환율조작국 지정에 나섰을 당시에도 달러 약세가 뚜렷하게 전개됐었다.

 

플라자 합의 이후 2년간 일본과 독일의 달러 대비 통화가치는 각각 69%, 56% 가량 상승했고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30% 이상 하락했다.

 

다만 한편에서는 중국의 경우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 어느정도의 위안화 절상이 불가피한 만큼 일부 용인이 가능하고, 서로의 실리를 위해 환율보고서 이전에 합의점을 찾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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