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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넥슨, 어린이 재활 불모지에 쏘아올린 희망

  • 2017.02.16(목) 16:56

국내 유일의 어린이재활병원 탐방기
마음까지 치료·지역주민 포용…세심

교통사고나 뇌출혈 등으로 인한 후유증을 치료하는 재활병원은 전국에 많다. 그렇다면 선천적으로 장애를 가진 어린이를 전문으로 치료하는 재활병원은 몇개나 있을까. 국내에 딱 한 곳. 지난해 4월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문을 연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이 유일하다.

 

이 병원은 국내 최대 게임사 넥슨을 비롯해 현대와 효성, 대림 등 주요 기업들이 십시일반 모은 기금으로 세워졌다. 아울러 마포구가 1000평 규모의 병원 부지를 100억원에 구입해 제공했고 서울시와 보건복지부가 의료기구 및 기자재를 지원했다. 시민들도 힘을 보탰다. 총 건립 비용 500억원 가운데 넥슨이 가장 많은 200억원을 쾌척했는데 이로 인해 병원 공식 명칭에 넥슨 사명이 들어갔다.

 

 

지난 9일 방문한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은 병원이라기 보다 잘 정비된 문화체육센터 혹은 주민회관 같았다. 우선 유리로 단장한 7층 높이의 현대적인 디자인이 시선을 잡아 끌었다. 그렇다고 건물 외관이 너무 튀지 않았다. 주변 아파트 단지 및 바로 뒤편에 있는 초등학교와 조화를 이루며 적당히 세련된 느낌을 줬다.

 

건물 내부로 들어서면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널찍한 대기실이 나온다. 다른 한쪽에는 카페가 들어서 있다. 로비에서 동네 주민들로 보이는 노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TV를 본다거나 보호자들이 카페에서 편안하게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파스텔톤의 화사한 벽면과 소박하게 걸린 그림 액자들, 놀이터처럼 꾸며놓은 시설 등 어린이의 눈높이를 맞춘 배려가 여기저기에 묻어났다. 어수선하고 왠지 모를 긴장감이 도는 일반 병원의 분위기와 확연히 달랐다. 쾌적하고 조용해 평온한 기분이 들었다. 아이들이 심리적인 안정을 취하고 치료를 받을 수 있게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고 한다.

 

병원을 지역 주민에게 개방한 것도 신선하다. 이 병원은 지역 주민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수영장과 도서관, 직업재활센터 등의 사회복지 시설을 갖췄다. 근처 초등학교의 학생들이 평소 수영 수업을 받으로 온다고 한다. 재활병원 같은 시설은 자칫 지역 주민의 반발을 불러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주민과 융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 2016년 4월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에서 문을 연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지상 7층 지하 3층, 입원병상 91개, 연면적 약 5560평 규모의 병원에는 국내 재활의학과 1세대 이일영 전(前) 아주대의대 교수를 비롯해 임윤명 전 경인의료재활센터병원장 등 총 100여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재활의학과와 정신건강의학과, 소아청소년과 진료를 하고 있다. 이 외 물리치료와 언어 및 음악 미술 치료실도 갖췄다.

 

치과 진료도 한다. 치과 진료는 일반 병원에서도 가능한 것 아니냐 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다.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는 지체장애나 정신지체, 발달장애 아이는 전문 장비를 갖춘 곳이 아니면 진료가 불가능하다고 한다.


어린이 재활병원이 문을 연 것은 처음이다. 선진국인 북미·유럽이나 일본에서는 오래 전부터 기반 시설이 발달되어 왔으나 국내는 사실상 불모지 상태다. 이 때문에 지난해 4월 병원이 개관한 이후 전국 각지에서 환자들이 몰려 오고 있다. 집이 먼 경우 아예 병원 근처로 이사 오는 환자 가정이 많다고 한다. 수용 환자수가 30명 수준으로 넉넉하지 않다보니 현재 대기자 수가 무려 300명에 달한다.

 

▲ 재활치료 시설 내부 모습. 국내에선 어린이재활치료 기구를 구할 수 없어 대부분 북미·유럽에서 고가의 치료 기구를 수입했다.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재활병원은 사고로 인한 후유증 치료가 대부분이다. 반면 어린이 재활병원은 선천적 뇌손상에 의한 장애를 가진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때문에 물리치료 같은 신체 영역의 치료 외에도 감각, 인지 등 정신적인 치료까지 복합적으로 다뤄야 한다.

 

단순히 물리치료 한 가지만 받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실제로 이곳에서 환자 한명이 하루에 받는 치료 과목은 4~5개에 달한다. 보통 반나절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이 병원에선 어린이 장애를 조기에 발견하고 전문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전문가 팀을 꾸려 포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체장애와 뇌병변장애, 청각장애, 지적장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등 다양한 신체 정신장애 유형에 특화한 치료를 하고 있다.

 

이 같은 통합형 어린이재활병원은 우리나라에선 개념조차 생소하다. 그러다보니 병원을 건립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고 한다. 병원이 문을 연 것은 넥슨의 힘이 컸다. 넥슨이 5년 전 병원 운영 주체인 푸르메재단과 인연을 맺은 것을 계기로 병원 건립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이 과정에서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 NXC 대표와 그의 부인 유정현 감사가 각별한 관심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 재활치료 시설.

 

넥슨이 지난 2014년 병원 건설에 필요한 전체 비용 가운데 거의 절반에 달하는 총 200억원을 기부하기로 약정한 것도 김정주 창업자의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작년 말에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이벤트를 벌이는가 하면 병원이 기획 중인 '미숙아 조기집중 치료 프로그램' 조성에 3억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넥슨은 앞으로도 병원 운영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며 어린이 건강과 교육에 필요한 사업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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