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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지주사 전환 '첩첩산중'

  • 2017.02.24(금) 16:07

정무위, 여야 의견 좁히지 못해 무산
거래소 경쟁력 확보 vs 공공성 유지

한국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이 또 한번 좌절됐다. 거래소는 지주회사 전환으로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거래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포부지만, 금융시장의 공공성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남아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24일 오전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한국거래소 지주화를 골자로 하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대해 심의했다. 하지만 여야를 포함해 이해관계자들의 입장 차이를 조율하지 못해 오후까지 심의를 계속했으나 결국 처리가 무산됐다. 

이날 오전 법소위를 거쳐 오후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안건이 통과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법소위가 오후까지 이어지면서 전체회이 개회가 늦춰지는 등 막판까지 진통을 겪었다. 결국 민주당이 다음 소위원회까지 시간을 달라고 요청하면서 다음 회의에서 해당 안건이 다시 논의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 지주회사 전환은 지난 19대 국회에서도 상정됐다 자동폐기된 바 있다. 20대 국회에서 재상정됐지만 박근혜 정부의 핵심 경제활성화법안이었던 만큼 탄핵정국에서 동력을 잃고 무산될 위기였다. 하지만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M&A)을 통해 덩치를 키우는 해외 주요 거래소들의 글로벌 트렌드를 등한시하다 도태될 수 있다는 일부 주장이 힘을 받으며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 거래소, 지주회사 전환 후 주식시장 상장

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최종 통과되면 거래소를 지주회사 구조로 전환하고 거래소 내 주요시장을 각각 자회사로 만들게 된다. 지주회사 전환 후에는 IPO를 통해 주식시장에 상장한다는 방침이다.

지주회사 구조는 간단하다. 거래소 내 코스피, 코스닥, 파생상품시장 등이 물적 분할을 통해 거래소의 완전 자회사 형태로 분리된다. 이렇게 되면 각 시장들이 거래량을 늘리기 위해 서로 경쟁하게 되고, 결국은 좋은 기업의 상장 유치가 적극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 외부감사대상기업 중 600여개가 코스피 상장 요건을 충족하고, 9000여개가 코스닥 상장 요건을 충족하는 상태다. 따라서 거래소가 경쟁적으로 기업 상장 유치에 나선다면 시장 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 상장 확대와 다양한 투자상품 개발을 통해 증시로의 자금 유입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지주회사 전환 후 상장까지 추진하려는 궁극적 이유는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과 자사주를 재원으로 각국 거래소와의 지분교환 등을 통해 글로벌 거래소 네트워크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또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적극적으로 신상품과 신서비스 발굴하려는 시도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 자본시장 공공성 훼손 우려 남아

지주회사 전환과 상장에 따른 성장성이 기대되는 반면, 그동안 거래소가 공직유관기관으로서 지켜왔던 자본시장의 공공성을 훼손할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불공정거래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데, 공시나 규정위반에 대한 처벌 등을 강화하고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들을 모색하는 것이 선결 과제라는 주장이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과 한국거래소노동조합은 이날 오전 국회 정무위 소회의실 앞에서 법안 통과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두 노조는 "이 법안은 자본시장 활성화와 거래소 경쟁력 강화를 표방하고 있지만, 자본시장 관치와 비효율만 심화시키게 될 것"이라며 "거래소가 자회사로 분할된다면 서로 이윤만 추구하게 돼 금융공공성은 파괴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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