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人워치]부동산펀드 흥행 이끈 14년 펀드지기의 '노하우'

  • 2017.04.24(월) 09:43

신민규 한국투자증권 펀드분석부 차장
"부동산펀드, 투자자산 제격…아직 쏠림현상 없어"

"요즘 부동산펀드 열풍으로 일부에서 쏠림현상 우려가 나오지만 그렇지 않아요. 제대로 분석해서 내놓은 부동산펀드라면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아주 좋은 투자자산 중 하나라고 봅니다."

 

올해로 14년째 펀드 분석 업무를 하는 신민규 한국투자증권 차장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단호했다. 신 차장은 한국투자증권 통합 이전인 옛 동원증권 시절부터 펀드 마케팅 업무를 맡아왔다. 이름부터 생소한 펀드분석부는 말 그대로 펀드를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개발하는 부서다. 지난 2014년 한국투자증권 상품전략부에서 펀드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을 따로 분리해 만들어졌다.

 

통상 모든 증권사에 비슷한 부서가 있지만 대부분 펀드 개발 위주의 업무를 한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개발과 함께 분석에도 방점을 뒀다. 단순히 펀드 수익률이나 위험대비 성과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운용역을 직접 인터뷰하는 등 정성적인 평가를 하는 곳은 한국투자증권이 유일하다. 펀드 하나를 분석하는데 한 달 반 정도가 소요된다고 하니 어느 정도 정성이 들어가는지 느껴진다.

 

▲ 신민규 한국투자증권 펀드분석부 차장/사진= 이명근 기자 qwe123@

 

◇ 공모 부동산펀드 완판 행진 주역


신민규 차장이 2000년 증권사 입사 후 처음 맡았던 업무는 파생상품영업부 내 선물옵션 트레이딩이었다. 그러나 그는 뜬금없이 마케팅부로 자원했다. 언제고 회사를 나와 치킨집을 해도 마케팅을 잘 배워놓으면 좋을 것 같아 선택한 부서였다.  

 

"처음 맡았던 펀드가 '충성! 신고합니다' 펀드였어요. 군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펀드 상품이었는데 가입 금액에 따라 보험도 가입해주고 간식 선물을 주는 등 프로모션용 상품 기획을 맡았었죠." 이후 상품기획부로 넘어와 펀드 상품을 개발하면서 펀드와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었다.

 

그렇게 펀드 분석 실력을 갈고닦은 신 차장은 현재 해외와 대체투자 펀드 분석과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붐이 불고 있는 부동산 공모펀드 열풍의 주역이다. 지난해 1시간 만에 완판을 기록한 하나그랜드티마크부동산펀드 1호와 지난 3월 완판된 하나나사부동산펀드 모두 한투증권 펀드분석부 작품이었다.

 

특히 더 눈길을 끈 것은 다른 증권사들의 경우 대부분 계열 운용사의 펀드를 판매한 것과 달리 한국투자증권은 다른 운용사들의 상품 판매에 나섰다는 점이다. 계열운용사 쪽에서 부동산펀드가 따로 출시되지 않은 것도 있지만 좋은 부동산 공모펀드 상품을 만들기 위해 긴 시간 공을 들인 결과다.

 

사실 펀드 하면 자산운용사가 만들고 증권사들은 판매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언뜻 들지만 이미 옛날얘기다. 투자자들의 니즈와 투자 성향 변화에 맞춰 펀드 공급자들에게 요구하고, 직접 개발에 나서기도 한다. 오히려 운용사들은 기업금융(IB) 기능이 없고 자금이 많지 않기 때문에 IB 증권사들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투자자들을 끌어모으는 것 역시 판매사에 상당 부분 의존할 수밖에 없다.

 

◇ 쏠림현상? 색안경 끼지 마세요 

 

지난해부터 부동산 펀드 열풍이 불기 무섭게 최근까지 빠른 속도의 완판 행진이 잇따르자 벌써 시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 부동산을 인수한 후 재매각(셀다운)하는 과정에서 미매각 물량이 발생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신 차장은 모든 금융상품에 내재해 있는 위험 자체를 주의 깊게 보는 것은 맞지만 일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동산 공모펀드는 이제 갓 1조원을 넘은 상태라고도 덧붙였다.

 

그는 "2011년부터 이미 사모 형태로 다양한 부동산펀드들이 활발하게 나오고 있었고 당시에도 공모로 발행을 시도하다 기관투자가들이 가져가며 여러 사연으로 상품화가 되지 않았을 뿐"이라며 "갑자기 판매사들이 관심을 두기 시작하고 쏠림이 커지고 있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정 상품의 미매각 물량을 공모로 돌리려 한다는 지적이 있지만 기관들의 경우 정해진 포트폴리오 안에서 부동산 물건을 담다 보니 투자를 보류하는 것이지 기관이 담지 않은 부동산이라고 해서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그는 집합투자 성격으로 공공성이 강한 펀드인 데다 공모펀드로 풀릴 때는 더 꼼꼼한 분석과 함께 더 좋은 조건으로 내놓게 된다고 귀띔했다. 신용이 높은 임차인이 장기 임차해 임대료가 안정적으로 나오는지 판단한 뒤 판매에 나선다는 얘기다.

 

▲ 신민규 한국투자증권 펀드분석부 차장/사진= 이명근 기자 qwe123@

 

◇ 부동산펀드, 한 종류로 봐선 안 돼

 

신 차장은 최근 부동산펀드 열풍과 함께 부동산펀드 상품을 하나로 엮는 분위기도 오해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부동산펀드마다 형태와 구조가 모두 다르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설정을 취소한 퍼시픽타워 펀드의 경우 국정농단 사태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과 함께 임차인이 여럿으로 분산되면서 임대 기간이 평균 3.2년에 그친 점도 우려를 샀다고 소개했다. 그는 "단일 임차인이 임대 기간 종료 후 건물을 나가면 공실률이 100%가 되지만 복수 임차인은 안정적인 관리가 가능하다"면서 단일 임차인 구조가 반드시 좋다고 보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펀드인 만큼 위험하다는 인식이 들 수 있지만 부동산펀드만큼 개인 투자자들에게 좋은 자산은 없다고 강조했다. 법률적 리스크를 비롯해 수많은 전문가가 제반 사항을 꼼꼼하게 따져보는 데다 부동산에 투자하는 리츠와는 달리 시황과도 큰 상관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 위성펀드로 담기 제격

 

부동산 펀드 외에 앞으로 주목할만한 펀드가 없는지 물었다. 그는 아직 공모 형태로 발행할 계획은 없지만 보험연계증권 펀드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보험연계증권은 자연재해를 비롯해 대형 보험사건이 발생할 때 보험사에 보험금을 주는 재보험사 역할을 하는 펀드를 말한다. 시장 흐름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전통적인 자산과의 상관계수가 낮은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실제로 보험연계증권 인덱스는 연평균 8%의 수익률을 꾸준히 올렸고 사모펀드의 경우 연 4~5%의 수익률은 기대할 수 있다.  [포스트]고액 자산가들만 투자한다던 그 상품 'ILS'

 

14년 펀드지기 기간 동안 가장 인상에 남는 펀드로는 베트남펀드를 꼽았다. 베트남펀드는 한동안 주목받지 못하다 지난해부터 서서히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증시 활황과 금융위기를 모두 겪은 그의 속을 가장 많이 썩였지만 그만큼 애착도 크고 빛을 보고 있어 뿌듯하다.

 

펀드 투자자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모든 투자는 시간이 지나면 결국 이기게 돼 있다"며 "펀드 투자 역시 단기 성과에 얽매이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코어와 위성전략을 병행할 것을 추천했다. 한두개 펀드에 몰빵하기보다 주식 등 핵심 자산의 비중 조절과 함께 위성전략으로 부동산펀드 등을 세팅해 포트폴리오를 장기적으로 짜라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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