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산업4.0]④몰아치는 변화…어떻게 받아들일까

  • 2017.04.19(수) 15:08

투자자 보호와 시장 안정 가장 큰 숙제

요즘 증권업계에도 AI라는 단어가 자주 오르내린다. 예전엔 AI하면 대체투자(Alternative Investment)를 떠올렸지만 요샌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을 지칭한다. 기술 발전과 함께 주식시장도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증권업계에 불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바람을 4편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오픈 플랫폼 등 기술 혁신과 함께 금융소비자 누구나 저렴한 비용으로 편하게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주식 거래와 결제, 시장감시 등 자본시장 인프라도 고도화되고 있다.

하지만 양날의 칼이라고 했던가. 긍정적인 기대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투자자 보호와 시장 안정에 예기치 못한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 은행권에서 시작된 감원 바람이 증권가를 덮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AI, 과연 사람보다 뛰어날까

금융위원회와 코스콤이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간 진행한 로보어드바이저 1차 테스트베드 결과를 보면 유형별 평균 수익률은 국내 안정형이 0.63%, 국내 위험중립형이 1.48%, 국내 적극투자형이 2.88%, 해외 안정추구형이 0.15%, 위험중립형이 2.03%, 해외 적극투자형이 2.86% 등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 심지어 마이너스 수익을 낸 투자 알고리즘도 여럿이다.

그러면서 자체 투자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증권사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내부 테스트를 거쳐 코스콤 테스트베드를 신청하거나 투자 상품화할 계획이었지만 수익률이 지지부진하다 보니 보완 작업을 거듭하고 있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투자 알고리즘을 짜면 수익률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 기대가 빗나가면서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신뢰 문제가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 투자자 보호, 시장 안정은 어떻게

과도한 금융혁신으로 투자자 보호가 소홀해질 수도 있다. 온라인을 통한 거래와 투자가 일반화되면 개인이나 투자 정보가 노출될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다. 로보어드바이저와 비대면 일임계약을 맺을 경우 불완전판매로 이어질 수도 있다. 

시장의 안정성도 문제다. 예기치 못한 시스템 오류나 해킹에 따른 투자자 피해는 시장 변동성을 키우면서 혼란을 키울 수 있다. 한국거래소와 코스콤, 예탁원 등 유관기관에서 시장 안정을 위해 AI 기술을 적용한 또 다른 시스템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기술혁신을 어디까지 수용할지, 투자자 보호엔 어느 선까지 개입할지, 지나친 규제로 금융혁신을 가로막는 것은 아닌지 등이 모두 고민의 대상이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 보안 인프라에 투자를 늘리고 투자자 보호와 금융 안정 문제에 대해서도 계속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영국의 사례를 참고해 규제와 기술의 상호 보완을 뜻하는 레그테크(RegTech)를 활성화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 AI가 메꾼 자리 사람은 어디로 

기술이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하면서 금융 산업 전반의 일자리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은행권은 이미 지점 통폐합과 함께 직원 수를 줄이기 시작했다. 증권업계 역시 자문과 트레이딩까지 로보어드바이저에 맡기는 시대가 열리면서 일자리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AI가 할 수 있는 일은 과감하게 넘기고 기존 인력은 새로운 아이디어 개발과 투자처 발굴, 마케팅, 영업 등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업무에 집중하는 등 기술혁신에 따른 일자리 변화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석원 지능정보기술연구원 박사는 "인공지능이 전 산업에 걸쳐 일자리에 위협을 준다고 하지만 향후 5~10년 정도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다만 업무 전문화와 함께 경쟁이 더 심해질 가능성은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4차 산업혁명의 성공을 위해 금융은 본연의 기능인 실물지원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다른 산업과의 융합을 통한 금융혁신을 추진해야 한다"며 "금융혁신이 투자자 보호나 금융안정을 훼손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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