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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뺨친 하림의 경영승계…김상조 첫 타깃?

  • 2017.06.15(목) 10:32

제일홀딩스, 기업공개로 글로벌 종합식품기업 도약
편법 경영승계 논란으로 새정부 집중 감시대상 될듯

하림그룹의 최상위 지주회사인 제일홀딩스가 이달 말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

고속성장을 거듭하면서 지난달 대기업집단에 포함된 하림그룹은 기업공개(IPO)의 목표로 글로벌 종합 식품기업 도약을 내걸었다. 실제로 제일홀딩스의 상장과 함께 하림그룹의 지배구조 개편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반면 편법 경영승계 논란도 뜨겁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아들 준영 씨에게 10조원짜리 그룹을 승계하면서 낸 세금이 불과 100억원에 불과했던 탓이다. 이마저도 대학생인 준영 씨의 주머니에서 나온 돈은 한 푼도 없었다.

기존 재벌 뺨치는 하림그룹의 경영승계 솜씨는 김상조 위원장이 새롭게 취임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첫 타깃이 될 전망이다.


◇ 글로벌 종합식품기업 도약

제일홀딩스는 이번 주 공모가를 확정하고, 오는 19일부터 이틀간 공모주 청약을 거쳐 이달 안에 상장할 계획이다. 공모 희망가 밴드는 2만700~2만2700원으로 최대 4600억원의 신규 자금 조달과 함께 상장 후 시가총액은 1조6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사업 전망도 긍정적이다. 농장과 공장, 시장을 아우르는 통합경영을 통해 원료부터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수직 계열화한 제일홀딩스는 상장과 함께 해외 진출과 신사업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특히 해외시장 개척과 함께 반려동물 식품을 포함한 고부가가치 식품사업, 도시 첨단물류단지 개발 등의 신성장 사업도 추진할 방침이다. 제일홀딩스의 지난해 매출은 6조1964억원, 영업이익은 4507억원에 달했다. 민동기 제일홀딩스 대표는 "국내에서 성공한 식품산업의 계열화 모델로 동남아를 비롯해 세계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거세지는 편법 경영승계 논란

문제는 편법 경영승계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김홍국 회장이 아들 준영 씨에게 10조원짜리 하림그룹을 물려주는 과정에서 낸 증여세가 터무니없이 적었기 때문이다. 

제일홀딩스는 하림(47.9%)과 팬오션(50.9%), 팜스코(56.3%), 선진(50%), 하림홀딩스(68.1%) 등 하림그룹의 핵심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단일 최대주주는 41.78%의 지분을 가진 김 회장이다. 하지만 준영 씨가 지분을 100% 가지고 있는 올품과 한국인베스트먼트의 지분율이 각각 7.46%, 37.14%에 달해 이 둘을 합치면 실제론 준영 씨가 최대주주다. 사실상 하림그룹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끝났다는 얘기다.

김 회장은 2012년 비상장 계열사인 올품 지분을 준영 씨에게 물려줬고, 이때 100억원대 증여세가 부과됐다. 이후 올품과 한국인베스트먼트는 초고속 성장을 거듭해 2011년 말 간신히 700억원을 웃돌던 매출은 불과 5년만에 4000억원대로 올라섰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그룹차원의 일감몰아주기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100억원의 증여세를 마련한 방식도 논란이다. 준영 씨가 100% 지분을 가지고 있던 올품이 유상감자를 통해 증여세를 사실상 대납해줬기 때문이다. 공교롭게 올품이 준영 씨에게 100억원을 지급한 날 100억원을 차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돈을 빌려서 증여세를 대신 내줬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 이래저래 공정위 첫 타깃 가능성

제일홀딩스의 상장과 함께 김 회장과 준영 씨는 수천억원대의 차익을 얻을 전망이다. 이들은 최근 1년간 주식 소각과 분할 등을 통해 제일홀딩스의 지분율을 크게 늘리면서 상장 차익을 극대화했다.

하림그룹은 제일홀딩스의 상장과 함께 또 다른 지주회사인 하림홀딩스와의 합병을 통해 두 개의 지주회사 체제인 복잡한 지배구조도 정리할 예정이다. 제일홀딩스의 상장과 함께 사실상의 경영승계가 마무리되는 셈이다.

다만 정부는 물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하림그룹에 대한 편법 경영승계 의혹을 제기하면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최근 "편법 증여에 의한 몸집 불리기 방식으로 25살의 아들에게 그룹을 물려줬다"면서 하림그룹을 정조준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하림의 편법 경영승계 지원과 사익편취 여부 등에 대한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하림은 치킨 프랜차이즈인 '맥시칸 치킨' 브랜드도 가지고 있다. 편법 경영승계와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행위 근절을 내세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첫 타깃이 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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