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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테슬라 상장이 지지부진한 이유

  • 2017.07.03(월) 10:51

흑자 전환 가능한 혁신기업 찾다보니 하세월
한국거래소와 금융당국, 증권사도 혁신 필요


미국의 전기차 회사인 테슬라는 적자 상태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아 나스닥에 상장했고, 그 투자금을 기반으로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국내에서도 한국형 테슬라 상장 요건을 야심 차게 도입했습니다. 테슬라가 상장할 당시 요건을 그대로 가져와 아직 돈을 벌지 못하지만 잠재력이 큰 기업엔 상장을 허용하기로 한 건데요. 도입 초기 많은 기업의 관심과 문의가 쏟아지면서 되레 부실기업의 상장 통로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불거졌습니다.

하지만 한국형 테슬라 상장 요건을 도입한 지 반년이 지났지만 정작 상장 1호 기업은 아직 감감무소식인데요. 상장심사 기간까지 고려하면 연내 상장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형 테슬라 상장 기업의 출현이 늦어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요?

상장 심사를 담당하는 한국거래소의 입장은 이렇습니다. 테슬라 상장 요건은 독창적인 사업 모델을 보유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기업을 발굴해 기업과 투자자 모두에게 기회를 제공하려는 취지였는데 그런 기업이 눈에 띄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사업모델과 기술이 아무리 독창적이어도 앞으로 흑자 전환이 가능한 경영 구조를 가지고 있어야 테슬라 상장이 제대로 빛을 발할 수 있는데요. 현재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는 대부분 기업은 경영 구조상의 문제점이 너무 많다는 겁니다. 

특히나 1호 상장 기업은 상징성이 커 이래저래 혹독한 평가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요. 섣불리 결정했다가는 1호 기업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면 다른 혁신기업의 진입까지 차단할 수 있다고 걱정합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는 자본시장을 감시하고 제대로 유지해야 하는 공공의 성격을 지난 만큼 1호 상장기업 선정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기업들의 태도도 문제점으로 꼽힙니다. 현재 전자상거래 업종이 테슬라 상장 후보군으로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는데요. 테슬라 요건 도입 초기부터 쿠팡과 티몬, 배달의민족, 직방, 카페24 등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대거 관심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매출은 수천억원에 달하지만 적자 탈출이 쉽지 않은 경영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창업 초기 혁신성을 잃어버리고 단순 전자상거래 업체로 전락한 기업도 많은데요. 거래소 관계자는 "상장 후 투자금을 활용해 언제까지 어떤 식으로 적자에서 벗어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 고심이 많다"고 토로했습니다.

거래소가 수동적인 자세로 일관하자 기업들도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강합니다. 한 벤처기업 관계자는 "거래소와 증권사에 상장 가능성과 요건 등 기본적인 문의는 끝내놨지만 당장 상장을 추진할 계획은 없다"면서 "자본 확충을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생각만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렇다면 거래소와 기업들 사이에서 상장을 주선해야 할 증권사들의 입장은 어떨까요. 증권사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해당 기업을 발굴하고, 구체적인 상장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 도움을 주면 되지 않을까요. 하지만 증권사들도 조용합니다. 족쇄가 있기 때문인데요. 무리한 상장 추진과 공모가 뻥튀기를 막기 위해 금융당국이 풋백옵션이라는 안전장치를 마련했는데 이게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풋백옵션은 테슬라 상장 후 3개월간 주가가 공모가보다 10% 이상 하락하면 상장 주선인이 그 가격에 투자자들의 주식을 사주도록 의무화한 건데요. 업계 관계자는 "적자기업 상장을 주선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결정인데 풋백옵션 부담도 커서 적극적으로 나서긴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테슬라 상장은 자칫 유망기업의 탈을 쓴 부실기업이 주식시장에 들어올 수도 있는 파격적인 제도인 만큼 신중함은 필수 요건이긴 한데요. 지금의 분위기는 신중함보다는 눈치보기에 기까워 보입니다. 부작용을 의식해 상장 주체들이 모두 복지부동하고 있는 건데요. 

그렇다면 테슬라 상장은 언제쯤 빛을 볼까요? 또 혁신기업에 목마른 투자자들의 갈증은 언제쯤 해소될 수 있을까요? 테슬라 상장은 해당 기업은 물론 한국거래소와 금융당국, 증권사에도 구태에서 벗어난 새로운 혁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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