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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화두 꺼낸 박현주…해묵은 숙제 어떻게 풀까

  • 2017.07.03(월) 15:54

"개인 소유 넘어 경쟁력 있는 지배구조" 강조
지주회사 전환 등 지배구조 전반 개편 가능성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논란이 되는 그룹 지배구조 이슈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지주회사 전환을 비롯한 지배구조 전반의 개편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 1일 열린 '미래에셋 창립 20주년 행사'에서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특히 지배구조 이슈가 가장 눈에 띄었다.

박 회장은 "오너의 가족이나 소수에게만 기회가 있는 폐쇄적인 조직이 아니라 능력을 펼칠 기회를 주는 기업을 만들겠다"며 "개인 소유를 넘어 경쟁력 있는 지배구조를 만들고, 전문가가 꿈을 구현하는 투자의 야성을 가진 조직을 만드는 것도 중요한 책무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이 그동안 언급을 꺼리던 지배구조 이슈를 직접 거론하고 나선 이유는 새 정부 출범과 함께 투명한 지배구조가 화두로 떠오르자 선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미래에셋그룹 측은 여전히 현행법 규정을 맞추기 위한 증자 외에 지주회사 전환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이 지난 1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호텔에서 열린 '미래에셋 창립 20주년 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있다. 사진=미래에셋대우

◇ 미래에셋, 숙제 많은 지배구조

실제로 미래에셋그룹 지배구조 측면에서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미래에셋은 지난 20년간 초고속으로 성장하면서 국내 굴지의 금융그룹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지배구조는 여전히 후진적이다. 각종 편법을 통해 지주회사 전환을 피하면서 개인 오너 체제로 남아있어 논란이 이어져 왔다.

박 회장과 일가는 미래에셋캐피탈(34.76%)과 미래에셋컨설팅(9.98%), 미래에셋자산운용(60.19%) 등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각 계열사에서 누나인 박현민 씨와 조카들의 지분이 채 1%도 채 되지 않아 사실상 박 회장 개인이 전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복잡하게 얽혀져 있는 지배구조의 정점은 미래에셋캐피탈이다.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생명보험을 지배하는 핵심 계열사다. 사실상 지주회사에 해당하지만 단기 차입을 통해 자회사의 자산을 늘리거나 계열사 출자 구조를 이용해 지주회사 규정을 빠져나가고 있다.

여신전문금융사인 미래에셋캐피탈은 여신전문금융법에 따라 자기자본의 150%를 넘는 계열사 주식을 소유할 수도 없다. 하지만 이 역시 유상증자 등을 통해 계열사 지분 비율을 139%로 낮춰 법망을 피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말 미래에셋대우를 비롯한 계열사 주식의 가치를 미래에셋캐피탈 자기자본의 150% 이내로 겨우 맞춰 놨지만 최근 또다시 기준치를 웃돌면서 지배구조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 새 정부 출범 의식했나

미래에셋그룹은 그동안 지주회사 전환을 비롯한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선 부정적인 견해를 유지해왔다. 그런데 박 회장이 갑작스럽게 지배구조 개편을 화두로 던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회장의 언급은 새 정부 출범 후 투명한 지배구조를 강조하고 있는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당국이 최근 금융그룹 통합감독시스템 도입을 예고하면서 미래에셋그룹으로 시선이 쏠리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경제개혁연대 소장으로 활동하던 지난해 "미래에셋그룹의 소유구조와 지배구조는 각종 편법을 총망라한 것"이라며 "미래에셋그룹의 현 소유구조는 비정상적이며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와중에 박 회장이 지배구조 문제를 공론화하면서 미래에셋캐피탈의 지주회사 전환을 비롯한 미래에셋그룹 전반의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박 회장이 직접 "개인 소유를 넘어 경쟁력 있는 지배구조"를 강조한 만큼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미래에셋그룹은 지주회사 전환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미래에셋 측은 "상호출자나 순환출자 구조가 전혀 없는 금융회사를 일반 대기업과 같은 잣대로 바라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지주회사로의 전환은 전혀 검토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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