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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 ELS 시대 잠시 접어도 되는 이유

  • 2017.07.18(화) 11:37

얼마 전 2017년 2분기 실적 시즌이 개막했습니다. 1분기 호실적을 누린 증권가도 2분기 성적표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데요.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터라 분위기가 나쁘지 않습니다.

 

증권사들의 실적을 좌우하는 항목은 다양한데요. 가장 전통적인 업무인 브로커리지부터 자산관리, 기업금융(IB)부터 자회사들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소홀할 수 없습니다. 특히 최근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라면 바로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이익인데요. 1분기만 해도 ELS 조기 상환이 급증하면서 실적 호전에 톡톡한 역할을 했습니다.

 

 

 

한때 이름조차 생소했던 ELS는 이제 국민 재테크 상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개별 주식이나 주가지수와 연계된 ELS는 주가나 지수가 오를 때 일정한 이익을 얻거나 등락 구간별로 수익률에 차이를 두는 등 다양한 유형으로 발행되는 데다 저금리 시대에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안기면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당연히 증권사들에도 쏠쏠한 수익을 안겼죠.

 

물론 지난 2015~2016년 중국 증시의 급락과 함께 ELS의 기초자산으로 활용되는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H지수) 역시 급락하면서 가슴을 쓸어내린 경험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최근엔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은 ELS로 진화한 데다 지난 1분기에는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으로 호조를 보이면서 ELS 조기 상환이 가히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ELS가 조기 상환되면 그동안 이연된 판매 수익이 한꺼번에 잡히면서 증권사들의 이익이 크게 늘게 됩니다. 조기 상환된 만큼 재발행으로 이어지면서 ELS 수익이 선순환을 이루는 셈이죠. 1분기에만 17조원이 넘는 ELS가 조기 상환됐고 그만큼 증권사들의 실적도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1분기에 ELS 조기 상환 규모가 워낙 컸던 탓에 2분기에는 ELS 발행과 조기 상환 규모 모두 감소했습니다. 증시가 크게 오르다 보니 고점 부담으로 ELS 가입을 일부 꺼린 이유도 작용했습니다.

 

여기에 또 하나의 이유가 있는데요. 증시가 좋아지면 ELS 투자 매력은 상대적으로 낮아집니다. 금리나 증시가 오르는 상황에서는 직접 투자나 주식형 상품으로 자금이 이동하기 때문이데요. 오히려 저금리나 박스권 증시가 오랫동안 이어지는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서 ELS가 가장 좋은 선택지가 됐던 것이죠.

 

메리츠종금증권 분석에 따르면 실제로 올해 1월을 기점으로 ELS 미상환 잔고 금액이 줄고 있습니다. 2015년 상반기 대량으로 발행된 물량이 조기 상환되고 있는 가운데 상환금액보다 다시 발행되는 금액이 적다는 반증이라고 합니다.

 

시장에서는 2분기엔 ELS 발행이 주춤했지만 하반기 이후에는 다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조기 상환 선순환 효과와 함께 증시가 더 오르든 조정을 받는 발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논리입니다. 기초자산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것도 ELS 시장이 계속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반면 증시가 전대미문의 2400선마저 넘어서면서 ELS의 매력이 반감되고 있는 건 분명합니다. 적극적인 위험자산 투자가 늘면서 ELS 발행이 주춤해질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한동안 지수형 위주의 ELS가 주목받았지만 다시 종목형 ELS의 르네상스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이렇다 보니 ELS와 함께 증권사들의 실적도 주춤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는데요. 당장 2분기 실적 시즌엔 1분기 조기 상환 폭증에 따른 기저효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큰 그림을 본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ELS가 증권사들의 수익성을 크게 높여준 건 맞지만 2015년처럼 큰 리스크에 노출되면서 변동성을 키운 측면도 있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2011년을 기점으로 증권사의 주가수익비율(PBR)이 1배를 넘지 못한 주된 원인이 바로 ELS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오히려 지금과 같은 증시 분위기라면 ELS에서 떠나는 돈이 증시 밖으로 가기보다 좀 더 고위험 자산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점쳐집니다. 게다가 하반기에는 초대형 투자은행(IB) 비즈니스도 본격화될 전망인데요. 이미 증권사들의 수수료 수익이 브로커리지 중심에서 IB 등으로 확대되고 있고, 자체적인 운용수익도 커지는 추세입니다.

 

ELS가 주춤하는 사이 오히려 증시가 계속 새 역사를 써 가고, 그 역사를 따라 직접 주식 투자 시대가 다시 꽃 핀다면 ELS 전성시대는 잠시 접어둬도 괜찮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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