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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청와대 맥주 세븐브로이 우리가 키웠죠"

  • 2017.08.01(화) 10:01

크라우드펀딩 선두주자 와디즈 신승호 이사

세븐브로이 맥주가 청와대 특수를 누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들이 청와대 호프 미팅에서 이 맥주를 마신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세븐브로이는 맥주 펍에서 시작해 수제 맥주 생산업체로 성장했다. 이제는 없어서 못 팔 정도라는 세븐브로이 맥주의 성공 과정을 보면 소액 투자자들의 펀딩이 한몫했다.

세븐브로이는 지난 5월 수제 병맥주를 일반 음식점에서 대형마트와 편의점까지 확대 공급하는데 필요한 자금 조달에 나섰다. 와디즈를 통해 크라우드펀딩을 시도했고, 목표금액인 1억원을 훌쩍 뛰어넘어 2억5000만원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크라우드펀딩은 대중의 작은 힘을 모아 스타트업과 같은 작은 기업의 잠재력을 키워준다. 크라우드펀딩은 대중을 뜻하는 크라우드(Crowd)와 자금 조달을 뜻하는 펀딩(Funding)을 조합한 용어다. 주로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해 다수의 대중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한다.

와디즈는 크라우드펀딩 시장의 대표주자다. 경기도 판교 와디즈 사무실에서 신승호 마케팅실 이사를 만났다. 신 이사는 광고대행사와 CJ E&M, 카카오, 쏘카 등 다양한 업종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다 지난해 와디즈로 합류한 젊은 인재다.

그는 "크라우드펀딩은 중소기업은 물론 맥주와 식당, 영화, 각종 제품 등 자신이 좋아하는 모든 영역에 투자할 수 있어 젊은 층을 중심으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나 역시 흥미롭다"면서 인터뷰를 시작했다.

▲ 신승호 와디즈 마케팅실 이사. 사진/와디즈

◇ 증권형·리워드형 등 기호에 따라 투자

크라우드펀딩은 크게 리워드형과 기부형, 대출형, 증권형 네 가지 형태로 나뉘는데 와디즈는 증권형과 리워드형을 운영하고 있다. 와디즈는 국내 1호 크라우드펀딩 라이선스 기업이자 현재까지 약 2500건, 총 300억원 규모의 펀딩을 성공시켜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증권형은 잠재력이 높은 창업 초기 기업이나 문화, 라이프스타일 등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투자해 수익을 추구하는 일종의 투자상품이다.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지난해 2월 도입된 초기 시장으로 현재 키움증권과 KTB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 중소기업 특화증권사를 포함해 와디즈, 크라우디 등 전문업체까지 총 14개 사업자가 발을 담그고 있다.

지금까지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모두 212개사가 327억원을 조달했고, 이중 와디즈가 절반가량을 담당했다. 올해 상반기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에 투자한 일반 투자자는 6823명에 달해 지난해 상반기 2436명보다 3배가량 급증했다.  

신 이사는 "저금리 시대에 투자처가 마땅치 않다 보니 식당과 영화, 게임 등 쉽게 접할 수 분야에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사업에 투자해 해당 비즈니스를 배우려는 투자자도 있다"고 소개했다. 주식투자와는 달리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템에 직접 투자할 수 있다는 것도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의 장점이다.

리워드형은 생산자가 투자자로부터 선주문을 받아 주문량만큼만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생산자는 재고 부담 없이 제품을 만들어 팔 수 있고, 투자자는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빠르게 제품을 살 수 있다.

지난달 펀딩을 진행한 샤플 '닥터나(Dr.Nah) 캐리어 & 백팩'의 경우 펀딩액이 15억원에 달해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크라우드펀딩 업체인 킥스타터의 최고 펀딩액이 100억원임을 고려하면 가히 성공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신 이사는 "생산자는 재고 부담을 줄이면서도 정확한 제품의 수요층을 파악할 수 있고, 투자자는 자신의 수요를 반영해 싸게 제품을 살 수 있어 리워드형 크라우드펀딩 투자가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 와디즈에서 펀딩에 성공한 영화 '좋아해 너를' 포스터.

◇ 투자 영역 확대…소녀팬 투자자까지 등장

"뉴이스트라는 그룹 아십니까?"

인터뷰 도중 신 이사는 갑자기 아이돌로 대화 주제를 바꿨다. 뉴이스트는 최근 한 케이블방송에서 화제가 된 그룹이다. 와디즈는 뉴이스트 멤버가 몇 년 전 출연한 '좋아해 너를'이란 영화를 상영관에서 보고 싶다는 소녀팬의 요청에 따라 펀딩을 진행했고, 이 펀딩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처럼 크라우드펀딩의 투자 대상과 펀딩 도전자, 투자자 모두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신 이사는 "수천 명의 소녀팬들이 십시일반 해 영화를 상영하게 됐다"며 "'좋아해 너를', '노무현입니다', '판도라' 등 이런저런 이유로 개봉관을 찾기 힘든 영화들이 뜻있는 관객들의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살아난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와디즈가 미리 특정 분야를 계획하거나 정해두는 건 아니다. 신 이사는 "투자자들이 원하는 펀딩을 진행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메가트랜드가 된다"면서 "와디즈는 최신 트랜드를 읽을 수 있는 산업 생태계의 리트머스지 같은 역할을 한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최근엔 사물인터넷(IoT)과 같은  4차 산업혁명 산업과 신재생에너지, 스마트모빌리티 등 다양한 신산업 분야에서 펀딩 신청이 들어온다고 한다. 욜로(YOLO) 라이프가 하나의 트랜드로 자리 잡으면서 여행상품과 패션, 먹거리 관련 펀딩도 인기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 와디즈 사무실 입구 전경. 사진/와디즈

◇ 시장 확대 위해선 규제 완화 필수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의 경우 초기 시장이지만 안정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신 이사는 올해 국내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시장이 6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추가 성장을 위해선 규제 완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의 투자 한도는 기업당 200만원, 연 500만원으로 묶여있다. 그러다 보니 투자자가 단기간에 투자금을 회수해 재투자하려고 해도 연간 한도에 묶여 추가 투자가 어렵다. 

투자 업종 역시 1인 요식업과 미용업 등은 펀딩을 금지하고 있으며, 각종 광고 규제로 신규 투자자 유치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신 이사는 "초기 시장이다 보니 금융위원회가 투자자 보호를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다"면서 "형평성 차원에서 최소한 P2P 시장 수준으로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예탁결제원이 발행증권의 예탁과 보호 예수를 담당하고, 증권금융이 청약증거금을 관리한다. 보호장치가 잘 되어 있긴 하지만 모바일뱅킹을 거쳐야 해 절차가 복잡하다. 신 이사는 "P2P는 송금만 하면 끝인데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절차가 너무 복잡해 꺼리는 경우가 있다"며 "오히려 리스크는 적은 데 규제는 더욱 심하다"고 지적했다.  

와디즈는 크라우드펀딩 규제 완화 기대와 함께 다양한 신산업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리워드형의 경우 해외 투자자도 모집할 예정이다. 유료 사모펀드 투자자 멤버십인 'W나인'을 통해 고액 투자자 네트워크를 만들고, 외부 영업조직인 마스터그룹을 통해 다양한 펀딩 프로젝트도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내부 고객그룹인 배심원단을 운영해 각 프로젝트에 대한 자체 평가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신 이사는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이 자리를 잡은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처럼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프로젝트를 기획해 기업과 투자자 모두 윈윈하는 펀딩을 지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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