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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War)킹맘 재테크]워라밸&재테크밸

  • 2017.08.28(월) 09:35

④중요하지만 어려운 밸런스 잡기


2017년 8월 25일. TV 보는 게 취미일 만큼 드라마, 예능, 시사 프로그램 모두를 섭렵했던 적이 있다. 유년시절에는 TV가 너무 좋아 방송국에서 일해야겠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워킹맘으로 살면서 TV와는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싱글와이프'라는 TV 프로그램을 보게 됐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 어려운 엄마가 여행을 떠나고 일탈을 꿈꾸는 프로그램이다. 많은 엄마가 대리 만족을 느끼면서 이 프로그램을 보고 있지 않을까.

그날 방송에선 이런 장면이 있었다. 개그맨 박명수 씨의 부인이 결혼 후 힘든 점에 대해 "일하는 엄마로서 완벽하게 아이를 케어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일을 하지 않았더라면 아이와 더 많이 대화하고 공부도 챙겨주고 했을 텐데 아쉽다"라고도 토로했다.

공감했다.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너무 부족하고,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너무 적어 항상 미안하다. 워킹맘과 아이 사이에는 퇴근 후 얼마 안 되는 시간만이 허락될 뿐이다. 직장 분위기에 따라 다르지만 야근이나 당직, 회식 등으로 그 시간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최근 사회적으로 '일과 삶의 균형(Work and Life Balance)'을 뜻하는 '워라밸'이 화두다. 그래, 나 스스로 워라밸을 실천하자 결심했다. 그리고 몇 달 전, 일찌감치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어느 날이었다.

아이 잠을 재우는 와중에 핸드폰이 울려대기 시작했다. 직업 특성상 종일 24시간 상황을 지켜봐야 했지만, 그날 아이를 재우고 있는 사이 중요한 일이 터지고 말았다. 팀 당직자가 있었지만 어쨌든 내 일이었다. 내 일을 당직자인 후배 탓으로 돌리기도 싫었다. 결국 시말서를 쓰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그런데 내가 일을 처리하며 내버려 둔 사이 아이가 침대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우는 아이를 부둥켜안고 나도 같이 울었다. 왜 울었을까. 그때 내 눈물은 무슨 의미였을까.

복합적이었다. 먼저 아이에게 너무 미안했다. 내가 충분히 돌봐주지 못해 아이가 힘들어하고 다친 것 같아 미안했다. 두 번째는 나름으로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내 커리어에 스크래치가 난 것 같아 억울하고 창피했다. 그리고 이 실수가 왠지 시작에 불과할 것 같아서 불안했다.  

나는 분명 앞으로도 아이를 돌봐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고, 그 사이 오늘과 같은 실수가 또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일과 가정의 밸런스는 내가 노력한다고 잡히는 것도, 누군가 도와준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동료들은 나에게 운이 나빴을 뿐이라고, 별일 아니라고 위로했지만 내 자존심은 그 위로조차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날 밤 나는 결국 남편과 상의 끝에 퇴사를 결정했다.

근데 그만두기로 한 마당에 왜 내일 중요한 출입처 약속이 걸리는지…그 약속은 지켜야겠다고 생각하며 출근했고 또 그렇게 몇 주가, 몇 달이 지났다. 이렇게 하루하루 버텨가는 건가 보다, 흘러가는 건가 보다.


고정비용의 밸런스 '비용 통제'

밸런스를 잡는 일이란 모든 일에 있어 필요하나 쉽지 않은 일이다. 재테크에서도 마찬가지다. 재테크에서 밸런스는 고정비용과 투자비용 간에도 필요하고, 투자 대상들 간에도 필수적이다.

보험과 세금, 주거비, 생활비, 교육비 등 고정적으로 나가야 하는 비용이 있는데 해당 항목을 얼마나 잘 분배하느냐가 자금 통제의 핵심이 될 수 있다.
월급이 들어오지만 통장을 스쳐 갈 뿐 남는 게 없다는 직장인들은 고정 비용 통제가 잘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누군가는 보험에 너무 많은 돈이 들어가고, 어느 누군가는 월세 비용이 과도하다고 한다. 주변을 살펴보면 아이의 사교육비 지출 비중이 큰 가정이 대부분이다. 이 역시 가치관의 문제라 왈가왈부할 수 없지만 '하면 좋다'는 말만 듣고 매번 돈을 쓰진 말자. 

'여기 살면 좋다더라'는 분위기를 따라가자고 능력 밖의 주거지를 선택한다거나, '이 학원이 좋다더라'는 말만 듣고 아이의 의견과 상관없이 고가의 교육비를 지출하는 경우가 많다. 내 지인은 아이의 교육을 위해 강남 아파트로 이사해 월세 200만원을 내고, 대치동 학원비로만 월 150만~200만원을 쓴단다.

옳고 그름을 논할 수는 없지만 뱁새가 황새 따라가려다 다리 찢어질까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불안하다. 내 허용치 안에서 가치관에 따라 비용의 비중을 결정하는 게 맞지 않을까.

또 많은 가정에서 가장 큰 고정 비용 중 하나가 보험이다. 보험은 만약의 위험에 대비해 목돈이 들어가는 걸 예방하는 차원인데 위험의 경중을 따져보지도 않고 좋다면 다 들어버린다면 주객이 전도되는 꼴이다.

보험설계사가 추천하는 대로 보험에 들기보단 나에게 정말 필요한 보장만 골라서 계약하는 것이 좋다. 잘 모르겠다면 '이런 사고가 난다면 혹은 이런 질병이 생긴다면 경제적으로 감당하기 힘들까'라고 한번쯤 생각해보고 경제적 타격이 클 부분에 대해서만 보장 장치를 마련하는 게 현명하다.


비용 통제의 적 '귀차니즘'

줄일 수 있는 부분은 줄이자. '아껴봐야 얼마 된다고 신경 쓰냐'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티끌 모아 태산이 괜히 있는 말인가.

관리비와 같은 고정비용도 줄일 수 있다. 일례로 여름 전기세에 따라 몇만원에서 몇십만원까지 비용의 차이가 발생한다. 전기계량기를 확인해 누진세 구간만 넘기지 않으면 한여름 에어컨을 편안하게 틀고도 3만원 정도의 전기세만 내면 된다. 


생활비도 꼭 필요한 물건에 대해 가장 저렴한 가격을 검색해 인터넷과 마트 쇼핑을 적절히 병행하면 상당 부분 일 수 있다. 우리 부부는 마트에 가도 인터넷으로 검색해 온라인이 더 싸다면 온라인 앱 장바구니에 담고, 더 싸거나 크게 가격 차이가 없는 제품만 카트에 담는다. 책을 살 때도 서점에 가서 보고 싶은 책을 고르고 온라인으로 산다.

온라인 구매도 다음 날이면 택배로 배송된다. 심지어 온라인 마트는 오늘 구매하면 몇 시간 뒤에 집으로 배달된다. 얼마나 좋은 세상인가. 오프라인 매장이 온라인몰에 묻혀 경영난이 심해지고 있단다. 그러나 어쩌겠나, 합리적인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을.

카드 할인부터 구매금액에 따른 할인, 미끼 할인상품 방출까지 다양한 온라인몰 마케팅 행사도 이용하자.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경쟁 심화로 마케팅 비용이 늘면서 존립마저 어려울 지경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들의 사정까지 고려해서 마케팅 행사를 패스할 만큼 배려심이 깊지는 않은가보다. 이벤트 기간을 이용해 꼭 필요하고 사용 기간이 긴 제품을 중심으로 쟁여놓기에 들어간다. 한때 분유와 기저귀가 집안 창고를 모두 채웠을 정도다.

나와 가장 친한 친구는 백화점에 가도 마음에 드는 옷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사고 만다. 반면 나는 마음에 드는 옷이 있더라도 다른 브랜드에 가서 비슷하면서도 더 저렴한 옷이 있는지 다 돌아보고 결정한다.

성향의 차이일 수는 있지만 귀찮아서 그냥 사겠다면 말릴 수는 없다. 재테크의 가장 큰 적은 '귀차니즘'이다.


투자의 밸런스 '리스크 관리'

어느 한쪽으로 너무 치우쳐 있으면 위험 분산이 되지 않는다. 이익이 날 때는 더 큰 이익을 볼 수 있지만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면 손해를 감당하기 어렵다.


투자 자금 중 부동산과 주식, 펀드, 예금, 실물상품 등에 분배 전략도 필요하다.
예적금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한다면 감당해야 할 리스크는 더 커진다. 내 입사 동기는 일한 지 만 8년이 지났지만 모은 돈이 하나도 없다고 했다. 대체 같이 벌었는데 그 돈이 다 어디로 갔다는 걸까. 알고 보니 월급을 받는 대로 주식에 올인하고 있었다.

하나의 투자 대상에 올인하면 리스크 요인이 발생했을 때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는 경우가 많다. 1981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제임스 토빈이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지 않았던가.

그의 포트폴리오 이론은 주식투자에 있어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함으로써 한 종목에서 입은 손해를 다른 종목이 보완해 리스크를 줄이고 수익률을 유지하는 원리다. 이를 재테크 전체에 적용하면 투자 자산별 리스크 관리가 가능해진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좋아질 때는 주식과 펀드, 실물 투자 등이 주목받는다. 반대로 경기가 좋지 않을 땐 채권과 금, 달러 등 안전 자산이 뜬다. 경기 흐름에 따라 비중을 조절하되 분산 투자를 통해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간혹 "부동산은 절대 떨어질 리 없어"라며 부동산에 전 자산을 투자하거나 "내가 산 주식은 지금 바닥이야. 오를 일만 남았어"라고 확신하며 과감히 주식에 몰방하는 사람이 있다. 미래에 대해 최대한 객관적으로 가치 평가를 할 순 있지만 신이 아닌 이상 알 수 없는 불확실한 요인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 무엇에 관해서도 미래에 대한 확신은 금물이다.

분산투자를 했다가 하나가 잘되면 억울할 때도 있다. 100만원을 넣은 주식 가격이 2배가 되었을 때 '1000만원을 넣었더라면 또 1억을 넣었더라면…' 후회가 막심하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잘 됐을 경우다.

잘되면 좋지만 아니면? 밸런스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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