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해외 주식투자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지난해부터 글로벌 주식시장 전반이 호황을 누리며 높은 수익을 낸 데다 분산투자 차원에서 해외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지고 있어서다.
주요 증권사들이 미국과 유럽, 홍콩, 중국, 일본 등은 물론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해외 주식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대상국을 늘리면서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사고팔듯 손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된 것도 한몫했다.
◇ 해외 투자 쑥쑥…그래도 아직은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현재 외화증권 보관 잔액은 77억2099만달러다. 올해 상반기엔 83억달러를 돌파하면서 사상 최대치 행진을 이어가기도 했다. 지난해 말 잔액 59억9643만달러와 비교하면 30% 안팎으로 급증했음을 알 수 있다.
예탁결제원을 통한 외화주식 예탁 결제액(매수·매도)도 급증했다. 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 외화주식 예탁 결제액은 130억3350만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전체 결제액인 40억75만달러와 비교해도 세 배 넘게 늘었다.
다만 전체적으로 보면 해외 투자 비중은 여전히 낮다. 국내 투자 문화는 아직 국내 주식시장에 국한돼 있다는 얘기다. 전 세계 주식시장에서 국내 증시가 차지하는 비중이 1.8%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물 안의 개구리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다.
백찬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투자자들이 작은 시장 안에 머물면서 많은 투자 기회를 놓치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산업의 변화가 급격하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글로벌 주식시장과 해외 선도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선진국 증시 투자는 필수
선진국 증시는 안정적인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주식시장 성과로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 증시는 고평가 논란으로 잠시 조정을 받기도 했지만 지난달 반등에 성공하면서 다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사실 미국 주식시장의 추가 상승 여부에 대해선 논란이 여전하다. 그런데도 전문가들은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그에 따른 안정성을 고려할 때 미국 주식을 투자 포트폴리오로 편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제로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글로벌 GDP의 약 30%, 주식시장의 시가총액 비중은 55%에 달한다. 미국 주식시장이 전 세계 증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그만큼 기회가 많다는 얘기다. 반면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비중은 1.8%에 불과하다.
허문욱 KB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절반 이상이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투자는 생각하기 어렵다"면서 "거대 자본력을 앞세운 미국의 산업 경쟁력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 일부는 고위험·고수익 신흥시장에
고위험·고수익 신흥시장에도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올해 글로벌 증시에선 'T.I.V.I'가 가장 매력적인 시장의 하나로 꼽힌다. T(Taiwan)는 대만, I(Indonesia)는 인도네시아, V(Vietnam)는 베트남, 또 다른 I(India)는 인도다.
대만 증시는 글로벌 경기회복 추세에 따라 상승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IT와 더불어 철강과 화학 등 소재업종이 특히 긍정적이다. 지수 상승률이 높으면서도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낮고, 배당수익률도 높아 주목할 만하다.
인도네시아 증시는 7월 이후 높은 변동성을 보였지만 지난달 반등에 성공했다. 대외 여건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은 여전하지만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고, 정부 정책에 따른 수혜도 기대되고 있다.
베트남 증시도 지난 8월 소폭 조정을 받았지만 재차 오르면서 전고점을 넘어섰다. 정부의 내수부양 의지가 강해 경기회복 관련 업종 수혜가 예상된다. 인도 증시도 유망하다. 인도 경제는 정부 주도의 인프라 투자를 바탕으로 연평균 7%가 넘는 고성장이 기대된다.
증권가에선 "신흥시장의 특성상 대외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아 변동성이 높지만 그만큼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해외 투자는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선진국 증시에 주로 투자하면서도 일부는 신흥국에 투자해야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