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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죽쑤는 해외IPO]②거래소 탓에 투자자만 피해

  • 2017.10.12(목) 11:07

성과 집착해 무분별하게 외국기업 상장 유치
외국기업만 11곳 퇴출…뒤늦게 심사강화 검토

외국기업의 국내 증시 상장 성적표가 올해는 낙제점이다. 그 이유와 함께 한국거래소의 상반된 역할과 외국기업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증권사들의 사정을 전반적으로 살펴본다. [편집자]

한국거래소는 2016년을 외국기업 상장 재개를 위한 원년으로 선포한 이후 외국기업 유치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결과는 낙제점에 가깝다. 그나마 지난해는 외국기업 상장 숫자가 많아 모양새는 그럴 듯했지만 따지고 보면 국내 기업의 해외 자회사를 빼면 중국 기업 독무대였다. 국내 기업의 해외 자회사를 외국기업 상장 유치로 포장하면서 꼼수 논란도 낳고 있다. 

외국기업 상장 유치가 상대적으로 부실한 중국 기업에 집중되면서 투자자 피해가 커지자 거래소는 최근 상장 문턱을 높이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결국 거래소가 명분에 매달려 무분별하게 상장 유치에 나서면서 스스로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 투자자 피해만 키운 외국기업 상장

한국거래소는 최근 몇 년 동안 주요 국가를 직접 방문해 외국기업 상장 유치 활동을 진행해왔다. 국내 투자자들에 대한 투자 기회 확대와 함께 한국 자본시장에도 활력소가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거래소는 해외 각지에서 상장을 희망하는 기업과 관계기관을 대상으로 한국시장 현황과 장점을 설명하고, 기업별 맞춤형 상장 컨설팅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중국 기업에 편중된 상장기업의 국적을 다변화하기 위해 미국과 영국, 호주, 일본, 싱가포르, 베트남 등에서 상장 기업 발굴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성과는 신통치 않았다. 외국기업 상장 유치에 재차 드라이브를 걸었던 지난해를 빼면 상장 유치 성적표는 낙제점에 가까웠다. 그나마 상장 유치에 성공한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부실한 중국 기업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면서 투자 기회 확대는커녕 오히려 투자자 피해만 커졌다. 거래소가 외국기업 상장 유치라는 명분과 성과에 집착해 결국 투자 리스크만 키웠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상장 외국기업 중 11곳이 각종 문제로 상장폐지에 이르면서 외국기업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투자자가 많아졌다. 

▲ 한국거래소가 지난달 베트남 호찌민에서 기업과 관계기관을 대상으로 로드쇼를 열었다. 사진/한국거래소

◇ 뒤늦게 상장 심사 강화 움직임

대표적으로 중국 섬유업체인 고섬이 회계부정 등으로 2013년 상장폐지됐고, 올해도 중국원양자원이 감사의견 '거절'로 퇴출당하는 등 수년 동안 끊임없이 문제가 생기고 있다.

거래소의 무분별한 상장 유치 활동과 상장 후 관리 부실이 빚은 사고였다. 상장을 주간하는 증권사들 역시 수수료 이익을 위한 외국기업 유치 경쟁에 나서면서 객관적인 검증에 소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자 거래소는 뒤늦게 증권업계에 사전심사를 강화하도록 요청했고, 거래소 내부적으로도 외국기업에 대한 상장 심사를 강화하는 방안을 계속 논의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일부 기업의 경우 상장 심사가 유보되기도 했다. 

상장 심사 강화와 함께 이미 상장한 외국기업도 적극적인 관리에 나서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중국 상해에서 코스닥에 상장한 중국 기업 CEO 간담회를 열어 회계 투명성 강화와 함께 국내 투자자들과 적극적인 소통을 당부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외국기업 상장 숫자도 중요하지만 이 과정에서 문제가 많이 생긴 만큼 내실을 더 다질 필요가 있다"면서 "상장폐지된 11개 기업 중 9개가 중국 기업인 만큼 중국 외 다른 국가에서 성과를 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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