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정지 한국항공우주, 대우조선 전철 밟나

  • 2017.10.12(목) 16:40

분식회계 혐의로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대우조선과 닮은꼴…"접근법 달라" 반론도

한국거래소가 분식회계 혐의를 받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대해 거래 정지와 함께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여부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한국항공우주는 과거 대우조선해양 사례와 닮은꼴이어서 장기간 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분식회계 혐의 후 매매정지 등의 과정은 비슷하지만 업황이나 재무상황 등은 차이가 있어 대우조선 사례와 단순 비교하긴 어렵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 거래소 매매 정지 및 상장 실질 심사

 

한국거래소는 지난 11일 한국항공우주에 대해 전 대표이사의 5000억원대 분식회계 및 횡령·배임 등의 혐의에 따른 기소설에 대한 조회공시와 함께 매매를 정지시켰다. 앞서 하성용 전 한국항공우주 대표는 분식회계를 주도하고 채용 비리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한국항공우주는 지난 2013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선급금 매출 인식, 자재 출고 조작, 손실 충당금 및 사업비용 미반영, 원가 전용 등을 통해 매출 5358억원, 순이익 465억원을 과대계상했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전현직 임원에 대한 업무상 횡령 및 배임 혐의 공소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에 포함되는지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제49조에 따라 15영업일 이내에 해당하는 11월 1일까지 심의 대상에 해당하는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필요 시 기간 연장도 가능하다. 심의 대상으로 결정되면 매매 정지가 계속될 수 있고, 심의 대상에서 제외되면 매매가 재개된다.  

 

◇ 분식회계 정황 결국 사실로

 

한국항공우주는 지난 8월 초 금융감독원이 정밀 감리에 들어가면서 수천억원대 분식회계 정황이 포착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후 수정 재무제표가 적정의견을 받고 매출 인식 방법 등을 변경해 2013~2016년 사이 매출과 영업이익 등을 수정하면서 분식회계 우려가 완화되는 듯했다.

 

하지만 하성용 전 대표에 대해 경영비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되면서 분식회계 및 횡령·배임 기소설에 대한 조회공시와 함께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 최근 석 달 동안 공석이던 대표이사 자리에는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내정됐다.

 

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외감법 제13조 3항(분식회계)의 중대한 위반이 확인될 경우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를 받고, 분식회계 의혹이 혐의에서 중대한 위반으로 확인되면서 심사를 거쳐 상장폐지할 수 있다. 분식회계의 경우 상장 실질 심사의 금액 기준은 자기자본 대비 2.5%다. 한국항공우주의 자기자본은 올 6월 말 기준 1조3362억원으로 분식회계 규모로 명시한 5000억원은 이를 훌쩍 넘어선다.


◇ 장기간 거래 정지된 대우조선 꼴 날라 

 

한국항공우주의 상황은 과거 대우조선해양과 닮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지난 2016년 7월 횡령·배임 혐의가 발생하면서 매매가 정지된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프로젝트 예정원가를 축소해 매출을 과대계상하고, 공사손실 충당부채 전입액을 줄여 매출원가를 과소계상하는 등 2012~2014년 사이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했다. 특히 매매 정지 중 전직 임원의 횡령 배임 혐의가 추가되면서 상장 적격성 심사가 지연됐고, 결국 심의 대상에 해당하면서 지금도 매매 정지 상태에 있다. 

 

대우조선은 다행히 올해 상반기 재무제표 감사에서 적정 의견을 받아 상장폐지는 피했다. 또 상장 적격성 심사를 거쳐 오는 27일까지 거래재개 적격 심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대우조선은 채권 자금 투입으로 유동성에 숨통이 트였고, 올해 1분기 4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해 거래 재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 업황 등 상황 달라…상폐 우려도 낮아

 

일부에서는 경쟁 심화와 함께 업황 부진으로 재무 상황이 나빠진 대우조선과 달리 한국항공우주는 국내 유일의 항공기 제조 방산업체란 점에서 차이점이 있다는 분석을 제기한다. 대우조선처럼 거래정지가 장기화하거나 상장폐지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항공우주의 경우 지난 8월 반기 보고서와 함께 최근 4개년 사업보고서를 정정해 회계법인으로부터 적정 의견을 받았다. 한국항공우주 측도 회계 투명성 제고 및 내부 감시장치를 강화해 앞으로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업 심사위원회 심의 대상 결정에서 이 같은 조치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받고 있다. 대규모 분식회계와 전직 임원들의 횡령 혐의가 발생한 대우조선도 상장폐지가 아니라 1년간 개선 기간을 부여한 바 있다.

 

한편 최근 한국신용평가는 한국항공우주에 대해 자본시장 접근성이 제한된 상황에서 올해 6월 말 별도 기준 단기성 차입금은 3150억원에 달하는 반면 현금성 자산 및 단기금융상품은 267억원에 불과해 유동성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신평과 나이스신용평가는 한국항공우주산업 장단기 신용등급에 대해 하향 검토 대상에 등록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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