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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 청사진]④알쏭달쏭 신(新)제도

  • 2017.10.24(화) 15:17

증권사 균형 발전 방안…신선함 vs 두루뭉술
새로운 제도 제시 외 구체적 방안 마련 필요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년 동안 작업해 내놓은 '증권사 균형 발전 방안'에는 해외 자본시장은 물론 국내 다른 금융업종에서 허용하고 있는 각종 제도를 본뜬 방안들이 자리했다. 협회는 국내외 전문가 인터뷰와 해외기관 미팅 등 업계 공동 태스크포스를 운영하면서 아이디어를 짜냈다.

국내 자본시장에선 친숙하지 않은 제도와 용어가 대거 등장하면서 자본시장의 획을 다시 그을 수 있는 신선한 방안이라는 평가와 함께 국내 자본시장엔 어울리지 않는 두루뭉술한 제안이라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 모험자본 확충안은 모험적으로

이번 방안엔 신성장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자금조달 수단을 확대하는 내용이 많았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많이 활용하고 있는 컨버터블노트와 세이프제도 도입안이 대표적이다.

컨버터블노트는 정한 시점에 주식으로 바꾸거나 원금을 상환하는 방식의 증권이다. 계약 시점에 전환 가격이 정해져 있지 않고, 벤처캐피털의 공식적인 투자를 받는 단계까지 가치 평가를 늦춘다는 점에서 전환사채(CB)와 다르다. 세이프는 채무 성격이 없는 전환증권으로 향후 지분을 넘겨주기 위한 간편화된 계약이다.

신성장 기업이 기업공개(IPO)를 할 때 수요 예측 이전에 기관투자자에 물량을 우선 배정하는 코너스톤 인베스터 제도도 제안했다. 기관투자자들에게 미리 공모 주식을 팔기 때문에 적정 공모 가격을 정하기 쉽다. 이 제도는 홍콩에서 먼저 발전해 유럽까지 확산했다.

공모로 모집한 자금을 가지고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미국 공모기업지원전문회사(BDC)와 같은 투자 전문회사 설립도 제시했다. 전문회사 자체를 거래소에 상장해 투자자의 환금성을 확보하는 방안도 더해졌다.

◇ 테크뱅커 등 IB 역할도 확대 필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는 테크놀로지 분야 전문가인 테크뱅커 육성안도 나왔다. 테크뱅커는 해외IB에서 산업과 기업 분석은 물론 기업의 자금조달 등을 지원하는 컨설턴트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도 테크뱅커를 육성해 기업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외에 중장기적으로 근로자의 자산관리를 지원해주는 퇴직연금 디폴트옵션과 담보재활용, 차액결제거래(CFD) 등 다양한 금융제도 도입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제도는 자산관리가 어려운 다수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연금사업자의 기본 원칙에 따라 투자할 수 있는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툴이다. 연금자산 운용의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담보재활용은 유럽과 미국, 일본 등에서 활용되고 있다. 담보증권의 제3자 대여와 환매조건부채권(RP) 매도 등을 통해 신규 자금조달과 차익거래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지난 3월 국내에도 도입됐지만 조건이 제한적이어서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CFD는 주식과 지수, 통화, 상품 등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에 따른 차액을 현금으로 정산하는 구조화 상품이다. 전 세계 20여 개 국가에서 활발히 거래되고 있는데 국내에서도 CFD를 파생상품거래로 포함해 파생시장의 다양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다.

◇ 증권업계 목소리 두루 담긴했지만

이번 방안은 모험자본 투자 활성화와 기업금융 강화, 가계 자산관리 전문성 제고, 금융환경의 글로벌화 등의 범주에서 업계가 고민해온 모든 방안을 담았다는 평이 나온다.

해외 제도와 규제 조사를 통해 100대 과제를 선정한 후 증권사 사장단 토론회 등을 거쳐 먼저 추진해야 할 30대 핵심과제를 꼽은 만큼 업계의 목소리가 두루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변화와 혁신을 위한 증권업계의 노력은 일단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다만 초대형IB 업무 인가조차 난항을 겪는 국내 금융 환경에서 실제로 추진할 수 있는 제도들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이번에 소개한 제도 대부분은 금융당국의 인허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제안을 현실화하기 위해선 제도별 구체적인 도입 시기와 방안, 국내 도입 시 장단점과 예견되는 부작용, 제도 도입 전후로 업계에서 필요한 노력 등을 구체적으로 마련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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