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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KB가 그리는 '자산배분' 그림은?

  • 2018.02.23(금) 10:02

신동준 KB증권 자산배분 전략 담당 상무
"전에 없던 전사적 협업 성과물 이뤄낼 것"
이머징 유망…계열사간 콜라보 상품 준비중

지난해 통합 출범한 KB증권은 리서치 인재를 공격적으로 영입하며 리서치 인재 블랙홀로 관심을 모았다. 올해 들어서도 이런 흐름은 쉼 없이 진행 중이다. 가장 최근에는 자산배분전략을 도맡을 수석 자산배분 전략가를 모셔왔다. 과거 채권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이름을 날린 신동준 상무다.

 

신 상무는 채권 분석을 시작으로 셀 사이드(Sell Side)와 바이 사이드(Buy Side)를 오가면서 리서치 실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자산배분 전략 쪽을 특화해 입지를 다졌고, 잠시 트레이딩 쪽에 발을 담갔다 이달 초 KB증권의 자산배분 전략을 총괄하는 총대를 메게 됐다. 그가 KB를 택한 이유는 무엇이고 어떤 야심작을 그리고 있는지 들어봤다.

 

▲ 신동준 KB증권 수석 자산배분전략가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자산배분 전략 강화 나선 KB증권 리서치 


과거 종목과 시황으로 단순하게 이분됐던 리서치 센터는 자산관리(WM) 부문의 중요성이 부쩍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한 단계 진화했다. 고객은 물론 내부적으로 다양한 자산을 배분할 수 있는 최적의 포트폴리오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다. 심지어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해 상품 개발도 조언한다. 단순히 보고서만 쓰고 투자의견을 제시하는 옛날의 리서치 센터가 아니다.

 

KB증권의 경우 통합 전까진 상대적으로 이 부분을 챙길 겨를이 없었다. KB투자증권 시절엔 중소형 증권사로서 기업금융(IB) 쪽에 더 집중했고 대기업 계열이었던 현대증권도 당연히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KB금융지주 계열의 대형 증권사로 거듭나면서 계열사 전반을 아우르는 자산배분 전략의 중요성이 급부상했다. 기존에 자산배분 보고서를 내놨지만 각 분야별 실질적인 협업은 활발하진 않았다. 이를 보강하고 나선 것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었다.

 

KB증권은 신 상무 영입에 앞서 조직개편을 통해 전병조 사장 산하의 홀세일 중심으로 이뤄졌던 자산배분전략 업무를 리테일 쪽을 총괄하는 윤경은 사장 밑의 리서치 센터 안으로 끌어왔다. 신동준 상무는 리서치 센터 내에서 소속 부서 없이, 지난해 합류한 장재철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함께 큰 그림을 그리는 중차대한 임무를 맡았다.

 

신 상무는 옛 현대증권 시절이었던 2008년에 KB증권에서 채권 애널리스트로 잠시 활동한 적이 있다. 이후 동부증권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자산전략 배분 쪽을 개척했다. 다양한 자산전략을 구성하기 위해 해외 채권, 해외 주식, 원자재 등 세부적인 분야를 담당하는 후배 애널들도 양성했다. 제대로 빛을 발한 것은 하나금융투자 때였다. 자산관리 중요성이 차츰 부각되고 금융지주 계열사인 은행 고객들까지 아우르게 되면서 은행지주 계열 증권사를 중심으로 자산배분 전략이 자리를 잡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2년간 잠시 트레이딩 경험을 택했던 그는 그간 자산배분 전략가를 물색해왔던 KB증권으로 올해 초 합류했다. 신동준 상무는 "2년 전까진 전공분야인 채권 쪽 분석도 병행했지만 KB증권에서부터는 오롯이 자산배분 전략 쪽에만 올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자산배분 전략 기반의 협업 상품 본격화 기대

 

신 상무는 활발한 협업과 함께 자산에 대한 우선순위를 둬 은행, 증권, ,보험 계열사가 전사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B금융그룹은 지난해 초부터 은행과 증권의  IPS(Investment Product & Service, 투자상품서비스)본부 산하에 투자솔루션부를 신설하고 WM스타 자문단을 구성한 바 있다. 자산배분전략은 전사적으로 WM 조직에 제시하는 것과 함께 각 계열사들의 고유자산 운용 간의 협업에서도 활용이 가능하다. 

 

상품 개발도 병행할 계획이다. 리서치 센터에서 아이디어를 내 자문 계약을 하고 관련 펀드를 출시해 계열 운용사가 운용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이달 말께 첫 작품이 대기 중으로 한국, 베트남, 인도, 중국 등 핵심적인 아시아 신흥국 주식을 묶어서 투자하는 '코빅(KoVIC) 펀드' 출시를 준비 중에 있다. 앞서 지난해 말 KB증권은 올해 '자산관리 하우스 뷰'를 발표하며 투자 키워드로 '코빅'을 제시한 바 있다.

 

신동준 상무는 "KB증권 리서치 센터에서 상품 자문을 하고 KB자산운용에서 펀드를 출시해 은행과 증권에서 판매하는 구조로 이뤄진다"며 "코빅을 시작으로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한 다양한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시장 한차례 더 부침 겪을 수도…버블 가능성도 열려

 

시장 전문가에게 시장 얘기를 묻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최근 미국 고용지표 호전으로 인플레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금리가 급등했고 국내 증시도 한차례 부침을 겪은 터다. 때마침 이 시기에 KB증권으로 합류한 신 상무도 이를 유심히 지켜봤다.

 

일단 작년보다 시장 등락이 잦아지면서 진입과 후퇴가 쉽지 않아졌다. 전문가들의 말에 귀를 더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그는 "변동성이 큰 시기인 만큼 계속 들고 가기보다는 잡을 때 잘 잡고 팔 때 잘 팔아야 할 때"라며 "그만큼 작년과 다르게 좀 더 '디테일'한 부분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주가가 크게 빠지면서 저가매수 유혹이 일기 마련이지만 신 상무는 시장이  빠질 가능성도 아직 감안하라고 말했다. 한 차례 정도 더 조정을 겪은 후 3~4월쯤 매수 기회가 올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경기와 실적이 좋다고 하지만 그림이 예전과는 조금 달라졌다"며 "그동안 자산 가격이 전반적으로 너무 많이 오른 데다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부각된 만큼 저점이 한번 더 만들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하나의 변수로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신임 의장 시대 도래를 들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주가 부양을 원할 텐데 신임 연준 의장이 경제학자가 아닌 월가 출신인데다 규제를 푸는 스타일이라 트럼프에 반하는 정책을 결코 쓰지 않을 것"이라며 "또 다른 버블이 한차례 형성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이머징 아시아 주목…추후 자산 배분 비율 제시할 것

 

그렇다면 올해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짜야 할까. 신 상무는 대규모 감세와 인프라 투자 등 미국의 공격적인 재정지출에도 불구, 달러가 생각보다 강하지 않은 점에 주목했다. 그는 "주가가 하락하고 금리가 급등했지만 달러는 좀처럼 강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시장이 아직은 더 갈 수 있다는 시그널"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미국이 작년만큼 매력적이지 않을 것으로 봤다. 대신 여전히 풀려있는 돈들이 들어갈 수 있는 이머징 아시아 등 다른 국가들의 주식과 채권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통상적인 자산배분 비율을 묻자 "추후 비율을 제시하긴 하겠지만 비중을 크게 두지는 않는다"는 답을 먼저 줬다. 투자자들마다 성향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같은 비율을 제시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얘기다. 따라서 표준적인 파이 차트를 제시하겠지만 지난 분기나 달에 비해 선호도를 어떻게 늘리고 줄일지를 제시하라는 조언이 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신 상무는 이와 관련해 KB만의 자산배분 전략 모델을 준비 중이라고 귀띔했다. 기존의 툴이 있긴 하지만 원화 자산 베이스로 한국 주식 비중이 높은 투자자들을 감안한 KB만의 한국식 모델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 가상화폐, 애널 분석의 영역 못돼
 
지난해 워낙 거세게 불었던 가상화폐 열풍과 증권가 분석에 대한 애널리스트로서의 시각도 물어봤다. 이에 대해 신 상무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가 될 것으로 보지만 아직까지 증권사 리서치 영역에서 다루기는 모호하다"고 말했다.

 

제도권 애널리스트로서 고객에게 투자 권유할 때 중요한 것은 유동성과 밸류에이션 적정성인데 현재로서는 이 둘 모두를 충족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그는 "가격이 오를 땐 상관없지만 빠졌을 때 적정 가격이 산출이 되어야 하는데 가상화폐는 아직 그런 개념이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리서치 차원에서 분석의 대상으로 다룰 수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고객들에게 살지, 팔지를 조언해주는 것이 애널리스트의 역할임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B로서는 오히려 비트코인과 같은 새로운 영역보다는  자산배분 전략 설정을 위해 기본적으로 다뤄야 할 자산 군에 대한 세부적인 분석을 늘릴 필요가 있어 이 부분에 당분간 주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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