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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미래를 달리는 증권맨

  • 2018.03.12(월) 15:47

전형덕 KTB투자증권 스타트업금융팀장
"유망 스타트업 발굴·크라우드펀딩 지원"
"당장 수익 안나도 증권사 등돌려선 안돼"

"힘들고 어렵지만, 재미있고 뿌듯한 일입니다." 전형덕 KTB투자증권 스타트업금융팀장이 크라우드펀딩 업무를 하며 느낀 바다.

크라우드펀딩은 대중의 투자금을 모아 스타트업의 자금을 조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 중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도입된 지 2년 됐고, 5개 증권회사를 포함해 총 14개 중개업자가 업무에 참여하고 있다. KTB투자증권도 벤처투자 전문 증권회사답게 크라우드펀딩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KTB투자증권의 크라우드펀딩 사업을 이끌어 온 전 팀장은 "지금 당장 이익을 내겠다는 생각보다는 미래 가치가 있는 기업을 발굴해 좋은 투자자와 매칭해주고, 기업이 성장함으로써 기업과 투자자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는 크라우드펀딩 하면 생각나는 증권회사를 만들고, 좋은 기업과 투자자가 계속 모이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그는 발굴한 기업과 발굴 과정, 크라우드펀딩 제도와 애로사항 등을 허심탄회하게 얘기했다. 

▲ 전형덕 KTB투자증권 스타트업금융팀장. 사진/KTB투자증권

- 여러 증권사에 근무했는데, 스타트업 관련한 업무를 주로 맡았었나
▲ 아니다. 2016년 7월 KTB투자증권이 크라우드펀딩 관련 업무를 하기 위해 스타트업금융팀을 만들었고, 팀이 만들어지면서 팀장을 맡게 됐다. 처음 와서 스타트업에 의미를 제일 먼저 생각해봤다. 스타트업(Start-up)을 말 그대로 해석해보니 올라가기(up) 시작(Start)한 기업이더라. 그리고 내가 해야 할 일은 시작하는(Start) 기업을 더욱 올리는(up) 일이라고 생각했다.

- 처음 발굴해 펀딩한 기업은
▲ KTB투자증권 1호 크라우드펀딩 기업은 티스틱 제조업체 티레모다. 2016년 10월에 펀딩을 시작했다. 스틱에 티를 담는 방식의 티백을 개발해 남양유업을 비롯한 대형사에 납품하고 있다. 2016년 처음 펀딩을 할 때 기업가치가 16억500만원 정도였는데,  최근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당시 기업가치가 80억원 정도로 평가됐다.

- 기업가치가 계속 올라가고 있는데 상장 가능성은
▲ 실적이 좋아지면 나중에는 상장도 고려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사실 스타트업이 자금 조달하기 막연한데 크라우드펀딩으로 사업을 구체화해서 성장하고, 향후 기업공개(IPO)까지 가는 스토리가 만들어지면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을까. 티레모는 지난해부터 흑자로 돌아섰고, 올해부터는 가능성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으로서는 가장 IPO 가능성이 있는 기업이다.

- 최근 펀딩 성공 기업을 소개해달라
▲ 2월에 리화이트도 펀딩에 성공했다. 동네 소규모 세탁소를 하나로 묶은 플랫폼 업체다. 스마트폰 앱으로 세탁물 수거, 배달, 추적, 모바일 결제, 통합 멤버십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4억9900만원 펀딩에 성공해 직전 기록인 펫닥 4억9000만원을 간발의 차로 앞서 최대규모 기록을 갈아치웠다.

- 펫닥의 펀딩 규모도 컸는데, 어떤 기업인가 
▲ 반려동물 관련 스타트업이다. 펫닥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실시간 수의사 무료상담을 제공한다. 또 반려동물의 입양부터 장례까지 원스톱 서비스도 제공한다. 일반 투자자뿐 아니라 전문투자자와 수의사들까지 참여하면서 펀딩 규모를 끌어올렸다.

- 재미있는 기업이 많다, 하나만 더 소개해달라
▲ 서울 5대 순대국 맛집으로 꼽히는 남순남 순대국도 최근 펀딩에 성공했다. 프랜차이즈를 적극적으로 하지는 않는 대신 냉동 순대국을 활발하게 판매해 주요 온라인 시장에서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 향후 해외 시장으로도 판매처를 넓히려고 하고 있어 펀딩을 받았다.

- 최근 성과가 좋다, 지난해는 어땠나 
▲ 사실 크라우드펀딩을 하는 증권사 다섯 군데 중에 가장 늦게 참여했다. 늦게 시작했지만 중간 이상은 했다고 평가한다. 2016년 말에 1호 펀딩을 하고, 지난해 초까지는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 좋은 기업을 어디서 발굴해야 할지, 어떻게 투자자에게 소개해야 할지에 대해 막연히 생각했던 것 같다. 좋은 기업을 소개하면 투자가 들어올 것으로 생각했지만, 투자 유치도 쉽지 않았다.

-실제 기업 발굴 과정은
▲ 처음에는 소개도 받고 자발적으로 찾아오는 일부 기업을 대상으로 가능성을 찾았다. 하지만 한계가 있더라. 그래서 좋은 기업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곳을 접촉해 발굴하는 방법을 택했다. 스타트업 구인광고 플랫폼인 로켓펀치, 정부 정책자금 컨설팅 전문기업 코어C&C, 스타트업 엑설러레이터 등과 제휴해서 기업들을 소개받고 있다.

- 펀딩에 성공할 기업은 어떻게 판단하나
▲ 사업성은 기본이다. 하지만 사업성이 좋다고 해서 모두 펀딩에 성공하지는 않았다. 크라우드펀딩에 성공하려면 일반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관점이 있어야 한다. 레드오션 관련 업체는 인기를 끌 수 없고, 기존에 존재하더라도 다른 관점에서 비즈니스 하는 업체들이 투자자의 관심을 끌 수 있다. 기존의 아이디어에 그쳤던 것을 구체화한 것이 성공 확률이 높다고 본다.

- 추가 펀딩도 가능한가 
▲ 티레모는 추가 펀딩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다른 기업은 시간이 필요하다. 내년 정도면 기존에 성공했던 기업들 위주로 벤처캐피털(VC) 투자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증권사에서 크라우드펀딩 추진하면서 어려운 점은
▲ 시장 활성화가 아직 덜 돼서 기업을 발굴해 펀딩하는 것, 투자자를 유치해 펀딩을 성공시키는 것 둘 다 어렵다. 유관기관이 활성화 노력하고 있지만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

- 정부가 크라우드 펀딩 활성화 대책을 내놨는데
▲ 기대와 아쉬움이 교차한다. 업종 제한을 풀고 일반 투자자의 투자 한도를 늘리기로 했다. 소득공제 등 세제 혜택도 부각되며 투자자의 관심을 끌 수는 있다. 하지만 문제는 환금성이다. 비상장주식이기 때문에 투자자가 원할 때 투자금을 찾기가 어렵다. 지금으로선 5~7년 정도 장기적으로 여유자금을 가진 투자자가 적합하다. 지분투자기 때문에 시장이 활성화돼 매매가 이뤄져야 하는데 유동성 공급자(LP)가 호가를 형성하거나, 코넥스나 코스닥 등 시장에 상장해야 자금회수가 가능하다.

-기관 투자가 참여는 어떤가
▲ 기업이나 기관 투자가도 크라우드펀딩에 관심 있는 투자자가 많다. 다만 기관 투자가 입장에서는 크라우드펀딩이 공모형태라 별도 계약 조건을 정할 수가 없어 안전장치를 만들지 못하니 다른 방법을 찾게 된다. 이런 부분에 대한 이해관계를 해결해주면 투자가 늘어날 수 있다.

- 크라우드펀딩 관련 수익은
▲ 이 사업으로는 수익 창출이 어려운 상황이다. 수수료가 통상적으로 펀딩 성공 시에만 5% 후취식이다. 과정이 복잡하고 오래 걸리지만 펀딩에 실패하면 아예 수수료가 없다. 펀딩에 성공하더라도 평균 모집 금액이 1억~1억5000만원 수준이라 수수료는 수백만원에 불과하다. 인건비는커녕 전산개발 보수유지비만 매달 수백만원이라 손실이다. 게다가 증권사 입장에서는 수수료가 적은 수준이지만,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수수료도 부담이라 이해관계 문제가 발생한다.

- 수익이 나지 않으면 사업을 계속할 수 있나
▲ 증권사는 크라우드펀딩 시장 활성화에 대한 책임과 의무가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중대형 증권사는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시장에 등을 돌렸고, 중개업이 아니더라도 자기자본 투자(PI)를 할 수 있지만 하지 않는다. 전문투자집단이 등을 돌리면 일반 투자자가 어떻게 참여하겠나. 좋은 투자처를 발굴하고 소개하는 것이 증권사가 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본다. 그리고 이런 힘이 모여 시장이 활성화되면 결국 수익도 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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