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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베스트 애널' 출신의 100세 설계사

  • 2018.04.12(목) 16:22

박진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
"노후준비, 비합리적 행동을 걷어내는 것"

"영화 '신과함께-죄와벌'을 보셨나요?" 박진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을 만났는데 뜬금없이 영화로 대화를 시작한다.

"영화는 죽은 영혼이 환생해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사후 49일 동안 7번의 지옥 재판을 거치는 과정을 그립니다. 그런데 우리가 맞이하게 될 노후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행복한 노후를 맞이하려면 여러 관문을 통과해야 하거든요."


박 소장은 1994년 대우경제연구소로 입사해 여러 회사를 거쳐 2002년 NH투자증권의 전신인 LG증권에 자리를 잡았다. 20년 넘게 유통업종 애널리스트로 일했고, 2015년부터 글로벌주식부장을 맡아 오다 지난해 말 100세시대연구소장직에 올랐다.

사실 그는 20년 중 10년이나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선정될 정도로 시장에선 이름을 날렸다. 그런 그와 100세시대연구소가 맞을까 하는 의심도 잠시, 본인이 그동안 경험하고 느낀 바를 노후 준비와 연결해 풀어내고 있었다.


◇ '웰에이징'을 위한 노력


100세시대연구소는 2001년 우리투자증권 시절부터 운영해 온 조직이다. 장수시대 경제 트렌드 연구부터 각종 노후 설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라 할 수 있다.

증권회사에서 100세 시대를 내세워 연구소를 운영하는 이유는 뭘까. 박 소장은 웰에이징(well-aging)의 일환으로 설명했다. "사람, 즉 고객이 늙어가는데 회사가 가만히 있으면 서로가 바라보는 시각과 목표가 달라진다"며 "회사도 고객이 늙어가는 것에 맞춰 잘 늙어가면서 공감하고 금융시장을 볼 수 있어야 더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구구조의 변화에 맞춰 회사가 고객의 변화를 놓치지 않고, 고객에게 재무적인 것과 비재무적인 것들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경각심을 주면서 회사도 고객 요구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기 위해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 소장이 애널리스트로 일한 20년 동안은 콘텐츠에 대해 연구했다면, 연구소는 전체 자산을 어떻게 담고 재무 설계를 어떻게 해야 할지를 크게 봐야 한다. 그는 "노후 준비를 해야 한다는 당위성은 있지만, 구체적으로 노후 자금을 어떻게 운용하느냐는 결국 콘텐츠의 문제기 때문에 그동안의 시장 경험이 현재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 "나의 경제수명 체크해 철저한 준비"


그렇다면 노후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할까. 박 소장은 "영화 이야기를 다시 하면 행복한 노후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건강, 재산, 가족, 일, 여가, 친구, 마음 등을 모두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연구소에서 반기마다 진행하는 인생 대학에서도 재산 외의 다른 부분에 대한 교육을 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 중에서도 현실적으로 먹고살기 위해서는 재산이 중요하다. 기대 수명이 계속 늘면서 일하는 시간보다 은퇴 후 시간이 더 길어졌고, 국민연금이나 퇴직연금만으로는 기대수명까지 생활하기 어렵게 됐다.

100세시대연구소는 서울대학교와 공동 개발한 100세 시대 준비지수를 내놨다. 목표 노후자산 설정을 위해 현재 준비 수준을 알아보는 것으로, 단순히 점수뿐 아니라 희망하는 노후 생활 수준과 노후 준비 기간을 고려하는 종합적 판단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나의 경제수명이 얼마인지도 나온다. 경제수명은 준비된 노후 자산으로 원하는 수준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지표다. 그는 "내 경제 수명이 80세라면 80세 이후에는 먹고살 자금이 전혀 없다는 것"이라며 "연구소는 준비된 노후 자산, 필요한 노후 자산, 이를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등의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 도서 '100세 쇼크-100세 시대의 시작, 준비됐는가?' 표지

◇ "100세 시대는 누군가에게 재앙이 될 수도"

연구소에서는 최근 도서 '100세 쇼크-100세 시대의 시작, 준비됐는가?'를 발간했다. 2014년부터 매월 발간하고 있는 100세 시대 행복리포트를 근간으로 해 연령대, 직업별로 세분화해 노후 준비 솔루션을 제시한다.

박 소장은 "100세 쇼크라는 제목인데 노후 준비를 우물쭈물하다 놓쳐버리면 장수가 재앙이 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며 "책에서는 살아가며 누구나 한번쯤 고민하게 되는 생애 자산관리와 노후 준비에 대한 힌트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고령화가 전 세계적인 문제지만, 사회 안전망이 낮은 한국사회에서는 고령 인구의 빈곤율이 50%에 육박해 더 심각하다. 은퇴 전 빈곤율은 13%에 불과하지만, 은퇴 후 50%까지 급속히 늘어난다.

특히 젊은층에 빨리 노후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대부분의 젊은이가 중요하지 않은 다소 급한 일을 하느라 중요하지만 당장 급하지는 않은 일을 미뤄둔다"며 "노후 역시 매우 중요한데 먼 이야기로 치부하고 미뤄두다간 더 힘들게 된다"고 조언했다. "특히 노후 자산 설계를 위해서는 경제 활동에서 우리가 쉽게 저지르는 비합리적 행동을 걷어내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빠를수록 좋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자산관리 방법에 대해서는 "50%를 주택 가격이나 전세자금 등을 포함하는 부동산에, 30%를 연금자산에, 재테크 자산은 20%로 잡는 것이 가장 보편적"이라며 "연령별로는 100에서 본인 나이를 뺀 숫자 비중만큼 위험자산으로 가져가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 다만 "개인이 비중을 조절하고 투자하기 힘들다면 투자자 생애주기와 예상 은퇴 시점에 따라 자산별 투자 비중을 자동 조절하는 타깃데이트펀드(TDF)가 적합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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